2012년 6월 21일 목요일

해외리그 더비 사례보면 '서울-수원전' 명함도 못내민다





20일 서울-수원의 FA컵 16강전에서 후반 양팀의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그라운드 위에서 몸 싸움을 벌이며 일촉즉발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K-리그보다 축구 역사가 100여년 앞선 해외리그에선 '더비(지역 라이벌 경기)'가 활성화된 지 오래다. 정치와 종교간 대립, 빈부 격차 등에서 태동한 더비는 한 국가의 리그를 이끄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리그 경쟁력의 지표가 되는 경제력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두 팀의 충돌이 격해질수록 후원사가 늘고, 중계권료가 높아진다. 대표적인 예로 맨유와 맨시티의 맨체스터 더비(잉글랜드)를 꼽을 수 있다. 1894년부터 이어져온 맨체스터 더비의 경제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49파운드(약 9만원) 짜리 입장권 암표가 경기 당일엔 1300파운드(약 230만원)까지 폭등한다. 10억파운드(약 1조8353억원)가 넘는 수익이 창출된다. 211개국 5억7500만 가구가 경기를 시청한다. 2011년 4월 17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FA컵 준결승에는 8만6549명이 운집하기도 했다. 맨유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구단이 된 이유도 EPL이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리그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엘 클라시코(스페인), 셀틱과 레인저스의 올드펌 더비(스코틀랜드), 리버풀과 에버턴의 머지사이드 더비(잉글랜드) 등 세계적인 더비들의 공통 분모는 '일촉즉발의 전운'에서 출발한다. 그라운드 위에선 선수들이 난투극을 벌이기 일쑤다. 경고가 난무한다. 엘 클라시코가 좋은 예다. 2011년 8월 슈퍼컵에서 옐로카드 9장과 레드카드 1장이 나왔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를 경고없이 막기 힘들었다. 갈라타사라이와 페네르바체의 이스탄불 더비(터키)에선 선수들의 패싸움 때문에 징계가 끊이지 않는다.

장외도 언제 폭발할 지 모르는 위기감이 감돈다. 일전이 벌어지는 날에는 도시 전체가 싸움터다. 경기장 주변에는 수시간 전부터 경찰이 순찰한다. 서포터스의 충돌은 통상적인 모습이다. 심지어 사망자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영국 옵저버지가 선정한 '죽기 전에 봐야 할 스포츠경기' 에 선정된 리버 플레이트와 보카 주니어스의 수페르 클라시코(아르헨티나)에서 벌어진 일이다. 1994년 리버 플레이트가 보카 주니어스를 2대0으로 이기자 흥분한 60여명의 보카 주니어스 팬들이 상대 팬들을 집단 폭행해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경기장 벽에는 '이제 2대2 무승부다' 라는 섬뜩한 낙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아약스와 페예노르트의 더비(네덜란드)에서도 1997년 고속도로에서 양팀 서포터스간 집단 싸움이 벌어져 아약스의 한 팬이 사망했다. 이후 두 팀 팬들의 이동은 기차로 한정돼 있지만 역사에서도 종종 패싸움이 일어난다. 가장 폭력적인 더비 중 하나로 꼽히는 레알 베티스와 세비야의 세비야 더비(스페인)도 그렇다. 세비야는 노동조합을 대표하는 팀인 반면 레알 베티스는 노조를 반대하는 지주가 태동시킨 클럽이다. 후안데 라모스 감독은 2005~2007년 세비야를 이끌던 시절 레알 베티스 팬이 던진 병에 머리를 맞고 기절한 적이 있다.

124년 역사를 자랑하는 올드펌 더비도 위험천만하다. 가톨릭(셀틱)과 개신교(레인저스) 간의 종교 대리전 성격도 포함하는 이 더비는 서포터스의 충돌로 숱한 불상사를 낳았다. 2011년 3월 FA컵 대결에서는 200명이 넘는 양팀 서포터스가 폭력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최근 10년 동안 서포터스 충돌로 10명이 사망했고, 경기 당일 응급실 이송 환자 수가 평소의 9배나 된다. 카타냐와 팔레르모의 시칠리아 더비(이탈리아)에서도 관중 충돌을 진압하던 경찰관이 서포터스가 투척한 폭발물을 얼굴에 맞고 사망해 이탈리아 축구계가 홍역을 앓은 바 있다.

세계 각국의 명품 더비는 이처럼 과열로 인한 부작용이 반드시 있다. 하지만 부작용 보다는 그 엄청난 열기 자체에 주목해야 한다. K-리그가 지난 30년간 부러워해온 것은 바로 그런 열정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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