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일 월요일

덕아웃 리더 투톱 홍성흔&서재응





‘응원단장’ 서재응(35·KIA,왼쪽)과 ‘오버맨’ 홍성흔(35·롯데)


한국 프로야구 선수 가운데 ‘쾌남’을 딱 2명만 뽑아보자.

‘오버맨’ 홍성흔(35·롯데)과 ‘응원단장’ 서재응(35·KIA)이 곧바로 떠오르지 않는다면? 당신은 너무 경기만 열심히 본 사람.

경기 전·후 화려한 입담으로 그라운드를 시끌벅적하게 만들고, 경기 중에는 힘찬 파이팅 소리로 덕아웃을 가득 메우는 프로야구 최고의 화끈한 남자들이 만났다.

각 분야 라이벌끼리 같은 주제를 놓고 상대를 의식하며 따로 인터뷰 하는 ‘VS 인터뷰’. 이번 주는 프로야구 덕아웃 리더 투톱, 홍성흔과 서재응이 주인공이다.

주말 잠실에서 만난 홍성흔은 상대가 서재응이라는 소식에 “이야~ 세다”고 눈을 반짝이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대전구장의 서재응 역시 “성흔이 형과 하는 거면 오케이”라고 흔쾌히 자리에 앉았다.

■서로 인상 깊은 점이 있나

성흔=마운드에서 야수들이 실수했을 때 티내지 않고 격려해주는 거, 그거 많은 후배들이 본받아야 돼요. 실책해도 엉덩이 쳐주면서 괜찮다고 하는 거, 그것 때문에 더 힘내서 점수 내주고 싶지. 그거 정말 좋아요. 정말 사랑합니다. (홍성흔은 ‘사랑한다’는 말을 열 번도 넘게 했다)

재응=이강철 코치님도 처음에는 ‘쟤가 억지로 저러나’ 생각했다 하시더라고요. 내가 내려온 뒤 동점 돼서 승리 날아갔는데 다시 점수 내서 다른 투수가 승리투수 돼도 내가 파이팅 내는 걸 보고요. 어쩌겠어요, 이미 내 승은 날아갔고 우리 팀은 이겼으니 좋아해야지. 몇 시즌 뛴 선수들은 그래도 괜찮지만, 이제 대학 졸업하고 온 어린 선수들이나 1~2군 오가는 선수들은 최고참이 던지고 있는데 실책했으니 더 주눅 들고 그러거든요. 난 그냥 우리 팀이 이기면 좋더라구요. 근데 올해는 좀 달라진 듯. 나도 10승 해야지, 이제 좀.

성흔=그런데 다 좋은데, 파이팅 하는 건 재응이가 나를 좀 따라하는게 아닌가 싶은데…. 파이팅은 내가 원조잖아요? 내가 먼저 한 걸 왜 따라하는지, 이런 거 저작권 없나?(웃음)고참인데 덕아웃 밖에 나와 파이팅 내는 모습 자체가 정말 좋아 보이죠. 투수들은 자기 텀 아닌데 그렇게 나와서 하기 정말 쉽지 않거든. 상대 선수지만 팀 위해 그러는 모습 정말 보기 좋고 고맙죠. 그런데 내가 먼저했다는 건 다시 한 번 강조해줘요.

재응=형, 저는 미국에 있을 때부터 이랬거든요(웃음). 성흔이 형은 정말 팀에 희생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같아요. 예를 들어 자기가 싫어도 자기 것을 포기하면서 할 줄 아는 사람. 그리고 개인 성적도 좋지만 선수단, 심판, 기자들 모든 방면에 대인관계를 잘 하잖아요. 나는 못 그러거든요. 그냥 우리 팀 선수들하고만 좋게 지내는데, 성흔이 형은 융통성이 뛰어난 것 같아요.

■상대방의 약점은?

성흔=가끔 분위기 파악 좀 못하는 것 같애. 지고 있으면 좀 조용히 해야 되는 거 아닌가. 너무 떠들어(웃음). 농담이고, 단점은 못 찾겠네요.

재응=성흔이 형은 약점 같은 것 없는 사람 같은데…. 아, 하나 있네. 얼굴이 좀 길다? 내가 더 잘 생겼다는 건 아니고, 단지 좀 더 작을뿐?(웃음)


롯데 홍성흔


■덕아웃 분위기 이끌기 힘들 때도 있지 않나

성흔=나도 사람입니다. 조용히 있고 싶을 때도 있지. 과묵하게 자기 할 일 하는데, 몇 번 따라해봤는데 성격에 잘 안 맞더라고. 묵언수행까지 해봤는데 이건 아니구나 싶었어. 다 자기 밥그릇이 있나봐요. 기분 안 좋고 힘들다가도 점수나면 바로 파이팅 나오고. 본능인 것 같아요. 어쩌면 과묵한 선수 중에서 나처럼 하고 싶은 선수들도 있을 거야.

재응=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많이 빠져서 2군 선수들이 올라오고 팀 분위기가 우왕좌왕 할 때 좀 힘들죠. 실수를 하고 들어오더라도, 기존 주전이면 훌훌 털 수 있는데 그런 선수들은 바로 고개 숙이고 불안해하거든요. 그럴 때 분위기 맞춰가는 게 어렵지. 연패하고 있을 때는 나도 분위기 맞춰서 적당히 해요. 팀 분위기 처져있는데 억지로 살리려고 하면 역효과 나죠.

■요즘 프로야구에서 고참이란 어떤 의미일까

성흔=야구 잘 하는 것도 중요하죠. 하지만 감독이 아빠, 코치가 엄마라면 고참은 가장 맏형이거든. 동생들을 돌봐야 돼죠. 엄마 아빠 일터 나가셨을 때 큰 형이라고 마냥 널부러져있으면 집안이 안 돌아가잖아요. 예전 선배들이 잘 해왔던 모습 보고 따라하는 거죠. 사실 과거와는 조금 다른 게, 전에는 연봉 자체가 한정돼 있어서 사실 그냥 시간 때우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고참들도 몸관리 하고 잘 하면 그만큼 보상이 따른다는걸 알고 있기 때문에 팀을 위해서 뛰는 거죠. 그게 프로 아닌가.

재응=옛날에는 고참이면 열외 되는 경우가 좀 많았죠. 지금은 고참일수록 솔선수범 해야 되는 것 같아요. 어느 정도 무게는 잡아야겠지만, 후배들도 개성이 강하고 여러 스타일이 있으니 거기 맞춰서 잘 끌어야 하고. 지금은 얼마나 팀에 희생하느냐에서 고참의 의미를 찾는 것 같아요. 응원단장은 뭐, 내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희생은 아니고.(웃음)

■프로선수 되면서 롤 모델이 있었나.

재응=나는 아무래도 미국에서 프로야구를 시작해서…. 미국 가야겠다고 번쩍 생각 들게 해준 선수가 랜디 존슨이었어요. 고등학교 때 대표팀 갔는데, 서울 애들은 이미 메이저리그를 보고 있더라고. 나는 지방이라 몰랐는데. 그때 처음 알게 된 미국 선수가 랜디 존슨이었지. 프로 되고 나서는 그레그 매덕스의 제구력에 정말 강한 인상을 받아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노력했고요.

성흔=근성이나 정신력은 박정태 코치님, 정말 항상 전력으로 질주하는 양준혁 선배 보고 배웠죠. 나도 천천히 뛰고 싶고 뒤로 빠져있고픈 생각 들 때도 있지만 두 선배들 보면서 많이 배우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프로 오기 전에는 송구홍 코치님 허슬플레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죠. 지금도 송 코치님 지나가면 ‘허슬플레이 원조’라고 소리칩니다.

■자신과 비슷한 선수가 있나

성흔=우리 팀에서는 전준우가 나랑 좀 비슷하지 않나. 걔도 야구 잘 하는 선수는 아니죠.(웃음) 타고난 능력보다 노력해서 올라온 게 비슷하기도 하고. 가끔 우리 아들이 전준우한테 “아빠”라고 해요. 유니폼 입으면 헷갈리나봐. 턱 때문에 그런가. 프로야구 전체로 보면 재응이가 성격상 가장 비슷하네. 영광인 줄 알라고 좀 전해줘요.

재응=딱히 없는데. 각자 성격·생각·마음이 다르니까. 우리 팀 애들이 좀 얌전해서 지금은 모르겠지만 나같은 사람 한 명은 나오겠지. 파이팅 내는 건 (김)상훈이가 나 못지 않고. 사실 나나 성흔이 형 성격이 좀 특별한 것 같아요. 성흔이 형이랑 저도 달라요. 형은 쇼맨십이 좀 있잖아요. 나는 그런 걸 못해요. 그냥 선수들 다독이고 파이팅 내는 게 다죠.

■인터뷰 잘 하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

성흔=어릴 때 명심보감을 많이 읽었어요. 처세술에 대한 책을 많이 읽죠. 인터뷰도 경력이 좀 되는 선수가 하면 괜찮은 거죠. 나도 어릴 때는 여기저기 눈치 보고 말 잘 못했어요. 그리고 인터뷰할 때 식상한 멘트는 삼가야겠더라고. 같은 내용도 좀 특별한 멘트 하면 기사가 잘 나와요(웃음). 나는 기자들을 가족처럼 생각해요. 우리도 실수할까봐 인터뷰 어려워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자들도 가려 쓸 건 다 가려주니까 스스럼 없이 말하는 거지. 그런데 요즘은 나를 좀 지겨워 하는 것 같애.(웃음)


KIA 서재응


재응=이게 성흔이 형과 좀 다르네요. 저는 인터뷰 할 때는 잘 하지만, 웬만해서는 언론과 거리를 좀 두죠. 선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국 와서 처음에는 “지가 뭔데” 하는 소리도 많이 들었고요. 팀이 나 하나로 움직이는 건 아니잖아요. 미국에서 와서 나한테 집중되니까 인터뷰 한다고 설레발 치는 거 보기 싫을까봐 자제한 거였는데 오해를 많이 받았죠. 지금은 한국에 와서 하다보니 나도 많이 달라졌고. 지금 잘 하고 있죠?

■롯데가 KIA에 강한 이유는

재응=사이클인 것 같아요. 우리가 롯데 만났을 때가 정말 최악이었을 때였던 거죠. 연패가 지난 해부터 가장 안 좋을 때부터 시작돼서 이번까지 이어진 거죠. 그런데 올해는 몇 경기 안 했어요. 6경기밖에 안 했잖아요. 올해 끝나고 봤을 때는 우리가 우위에 있을 지 모릅니다.

성흔=나도 KIA에 12연승 한 것 기사 보고 알았어요. KIA가 부상 선수가 많아 전력 상 어려워서 그랬던 것 같은데. 100% 전력 갖고 한 적이 없죠. 정상적으로 붙으면 정말 힘든 상대죠.

■야구장에서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

성흔=올스타전 나가면 특별한 세리머니 해야하지 않나. 평소 야구장에서는 할거 웬만한거 다 해봐서…. 양준혁 선배가 한 문워크? 2000경기 출장할 때 한 번 해보고 싶어요. 내가 양준혁 선배보다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재응=나는 세리머니는 없고. 치킨과 맥주 사서 지정석에 올라가서 편하게 야구보면서 먹고 싶어요.

■홍성흔에게 오버맨이란

성흔=글쎄…. 내 인생의 활력이자 팀의 활력소?

■서재응에게 응원단장이란

재응=은퇴하는 날까지는 꾸준히 그럴 거에요. 내 존재의 증거라고나 할까.

<김은진 김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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