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23일 토요일

블랑의 전술 패착, 프랑스를 탈락으로...









[골닷컴] 김현민 기자 = 프랑스가 스페인과의 EURO 2012 8강전에서 0-2로 완패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번 스페인전에서 로랑 블랑 프랑스 대표팀 감독은 대대적인 전술 변화를 시도했으나 이는 패착으로 이어졌다.


블랑 감독은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마띠유 드뷔시를 끌어올렸고, 대신 오른쪽 풀백 자리에 앙트완 르베이예르를 배치하는 전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이는 어디까지나 오른쪽 측면 수비를 이중으로 강화해 스페인 공격의 핵심축인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를 제어하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이러한 전술적인 변화는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전문 측면 미드필더가 아닌 드뷔시는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드뷔시가 공격력이 좋은 풀백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선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풀백 포지션에 국한했을 때의 평가에 해당한다. 전진배치된 드뷔시는 스페인의 강력한 압박을 견뎌내기 힘들었다.


이로 인해 프랑스의 오른쪽 측면 공격은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했고, 결국 프랑스는 경기 시간의 대부분을 프랑크 리베리의 왼쪽 측면 돌파에 의존해야 했다. 다른 프랑스 선수들도 볼을 잡으면 일단 리베리에게 넘겨주기 바빴다. 당연히 리베리는 스페인 선수들의 집중 견제에 시달려야 했다. 리베리가 평소보다 자주 미드필드 후방까지 내려오면서 폭넓은 움직임을 보여주었던 것도 이에 기인한 것이었다.


도리어 드뷔시가 측면 미드필더에 배치되면서 수비적인 면에서 부담이 줄어든 스페인 왼쪽 풀백 호르디 알바가 그동안 발톱을 감추고 있었던 공격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원래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프로 무대에 데뷔했었던 알바는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잦은 오버래핑을 통해 프랑스의 측면을 유린하며 스페인의 공격폭을 넓혀주었다.


선제골 역시 알바에게서 나왔다. 측면으로 돌아 들어가는 영리한 움직임을 통해 이니에스타의 감각적인 스루 패스를 이어받은 알바는 정확한 왼발 크로스를 연결해 사비 알론소의 선제 헤딩골을 어시스트했다. 반면 드뷔시는 알바를 쫓아가다 넘어지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는 대형 실수를 저질렀다. 둘의 희비가 엇갈리는 장면이었다.


이후에도 드뷔시는 여러 차례 알바와 일대일 맞대결을 펼쳤으나 번번히 뺏기는 모습을 연출했다. 수세시엔 드뷔시가 수비 라인까지 내려와 5백 형태를 취했으나 이 역시 그리 효과적이진 않았다.


이른 시점(19분)에 골을 넣은 스페인은 템포를 늦추면서 자신들의 장기인 패스 플레이를 살린 점유율 축구를 펼친 반면 블랑 감독 부임 후 가장 빠른 시간에 실점을 허용한 프랑스는 이렇다할 돌파구를 찾을 수 없었다.


다급해진 블랑 감독은 64분경 드뷔시 대신 제레미 메네스를 투입해 오른쪽 측면 공격 강화에 나섰으나 이미 흐름을 뒤집기엔 늦은 상태였고, 결국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 킥을 허용하며 0-2 완패와 함께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깜짝 선발 출전한 르베이예르 카드도 그리 효율적이진 못했다. 그동안 다른 수비수들과 발을 맞추지 않은 탓에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고, 경기 종료 직전 페드로에게 페널티 박스 안에서 파울을 범해 페널티 킥을 헌납하는 실수도 저질렀다.


블랑 감독은 스페인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 회견에서 "크로아티아-스페인전과 이탈리아-스페인전을 모두 지켜봤다. 두 팀 모두 스페인을 상대로 선전하며 스페인의 약점을 파고 들었다. 한 팀은 수비에 치중하면서 역습을 노렸고, 다른 한 팀은 자신만의 경기 스타일을 유지하려 했다. 프랑스의 선택은 후자가 될 것이다"며 맞불을 놓을 것이라고 선포한 바 있다.


하지만 블랑의 최종 선택은 선수비 후역습이었고, 결국 이른 시점에 선제골을 두들겨 맞으면서 모든 계획이 어그러지고 말았다. 즉, 블랑의 과감한 전술적인 변화는 안 하니만 못한 선택이 되고 말았다. 이 경기에서 프랑스가 기록한 슈팅 숫자는 단 4개에 불과했고, 그 중 유효 슈팅은 요안 카바예의 직접 프리킥 하나가 전부였다. 프랑스는 필드 플레이 상황에선 유효 슈팅 하나도 때리지 못할 정도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경기에서 교체 투입된 나스리는 공동 취재구역에서 프랑스 기자단을 향해 욕설을 해 물의를 빚었다. 프랑스는 이미 EURO 2008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내분 문제로 인해 조기 탈락의 수모를 겪은 바 있었다. 이에 더해 이번 8강전에서도 내분 문제가 불거지면서 또 다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GOAL.com 인기뉴스]

☞ [웹툰] 해외파들의 이적, 잔류, 그리고
☞ [웹툰] 스타 플레이어: 고공폭격기 - 1
☞ 벵거 "반 페르시, 가장 완벽한 공격수"
☞ 루니 "잉글랜드, 우승 못할 이유 없어"
☞ 바르샤, 독일 DF 훔멜스 영입 노린다?

- ⓒ 세계인의 네트워크 골닷컴 (http://www.goal.com/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