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18일 월요일

노히트노런 한국선 왜 사라졌나





사진 왼쪽부터 요한 산타나, 스기우치 도시야, 맷 케인.


ㆍ제구력 부족·불펜 강화 탓… 타자들 ‘기다리기’도 한몫

메이저리그에서는 올 시즌 퍼펙트 게임 2번, 노히트노런 게임 3번이 나왔다. 투고타저 현상이 수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노히트노런 인플레이션’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지난 시즌 통일구 도입 이후 극심한 투고타저 현상을 겪고 있는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올 시즌 노히트노런 게임이 2차례 있었다.

그런데 한국 프로야구는 유독 노히트노런 가뭄이다. 2000년 5월18일 송진우(한화)가 광주에서 해태를 상대로 달성한 이후 12년째 맥이 끊겼다. 한국 프로야구도 최근 3년간 투고타저의 흐름이지만 노히트노런은 멈췄다.

메이저리그의 노히트노런 인플레이션 이유로는 ‘약물 금지’가 꼽힌다. 2000년대 중반 적극적인 약물 검사제도를 도입하면서 타자들의 능력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2008년 탬파베이의 성공 이후 더욱 세밀해진 전력분석과 수비 시프트가 투수력 강화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톰 버두치 기자는 어린 시절부터 유망주들이 ‘전문 투수’로 길러지는 것도 투수력 강화의 이유로 꼽았다.

한국 프로야구 노히트노런 가뭄에 대해 김정준 SBS ESPN 해설위원은 “투수들의 제구력이 미국, 일본 리그에 비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리그 톱 수준의 2~3명을 제외하고는 실투가 잦다. 힘은 예전 투수들보다 좋아졌지만 제구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제구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비 시프트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

이숭용 XTM 해설위원은 “노히트노런을 위해서는 완투가 전제돼야 하는데 완투 능력도 떨어진다”며 “선발 투수들이 100개 이상 던지는 것에 대해 금기시하는 분위기도 이유”라고 말했다. 김정준 위원도 “1990년대 중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미국식 불펜 운영방식이 도입되면서 선발 투수의 태도가 바뀌었다”고 동의했다. 2000년대 중반 삼성 선동열 감독의 ‘지키는 야구’가 위력을 발휘하면서 경기 운영방식에 있어서 리그 전체에 ‘불펜 강화’ 바람이 불었다. 이로 인해 짧고 강하게 던지고 또 많은 투구를 위한 훈련도 이뤄지지 않는다.

국내리그 타자들의 ‘기다리는 성향’도 노히트노런에 걸림돌이다. 버두치 기자는 메이저리그 노히트노런 인플레이션 이유 중 하나로 “메이저리그의 삼진에 대한 관용적 분위기도 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김정준 위원도 “한국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공을 많이 보는 편이다. 필립 험버가 96개로 퍼펙트를 했지만 한국 투수들은 완투를 위해서, 특히 노히트 경기라면 훨씬 많은 공을 던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프로야구는 올 시즌 227경기에서 8번의 완투가 있었다. 지난 시즌 532경기 22차례보다 더 줄었다. 노히트노런에서 조금 더 멀어지는 분위기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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