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K-리그에서 팬들의 선수단 버스 가로막기가 유행처럼 번지는 분위기다. 이번엔 강원 선수단 버스가 가로막혔다.
강원 서포터스 '나르샤'는 23일 춘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K-리그 17라운드 경기 직후 경기장을 떠나려는 강원 선수단 앞을 막아섰다. 그리고 감독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성적 부진에 대한 감독의 입장을 직접 들어보겠다는 의도였다. '김감독! 선수들! 팬들 가슴에 피눈물 납니다. 필사즉생 정신으로 축구하세요'라고 적힌 현수막도 들었다.
이번 해프닝은 지난 20일 FC 서울 팬들과 최용수 서울 감독의 대치 장면을 연상시켰다. 당시 서울은 수원에게 0-2로 졌다. 대 수원전 5연패를 기록했다. 정규리그 선두를 질주 중이었지만, 라이벌에게 허무하게 무너진 홈 팬들의 분노는 거셌다. 50여 명의 팬들이 선수단 버스 앞에 드러누워 감독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한 시간 반 동안 대치했다.
강원 선수단과 서포터스의 대치는 조금 달랐다. 실랑이가 오래가지 않았다. 팬들의 호출을 받은 김상호 강원 감독이 즉시 버스에서 내려 서포터스 앞에 섰기 때문이다. 한 서포터가 "이 자리에서 2부리그 강등을 막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달라"고 요구하자 김 감독은 "모든 힘을 다해 팀이 1부리그에 잔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공언했다. 서포터스 사이에서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고, 대치 상태가 마무리됐다.
최근 강원의 성적은 심각하다. 정규리그와 FA컵 16강전을 포함해 후반기에 치른 4경기를 모두 졌다. 상주, 대전, 경남(FA컵), 그리고 수원. 강호 수원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강원이 부진 탈출의 제물로 여겼던 팀들이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외려 상대팀들의 상승세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정규리그 순위도 야금야금 떨어져 15위까지 추락했다. 강등권이다. 올 시즌 정규리그 종료 직후 15위와 16위를 기록하는 팀은 내년에 신설되는 2부리그로 내려가야한다. 나르샤가 뿔을 낸 이유다.
서포터스가 선수단과 감독에게 '특정한 행동'을 요구하는 건 월권행위다. '조력자'로서의 서포터스 본연의 역할을 넘어선다. 그럼에도 나르샤가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은 건, 강원 선수들의 투지를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남선 '나르샤' 회장은 "최근 강원 선수들이 치른 여러 경기에서 이기고자 하는 의지를 읽을 수 없었다. 선수들이 강등을 막기 위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번 이벤트를 통해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자는 의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서포터스가 감독 교체나 선수단 개편 등 구체적인 변화를 요구하기 위해 이번 상황을 만든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면서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선수단을 사랑하고 응원한다. 우리의 뜻을 왜곡해 특정한 이들의 입맛을 채우려는 세력이 있다면 그 또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춘천=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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