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20일 수요일

'부상 투혼' 르브론이 쏘아올린 작은 공








[루키] 부상도 르브론의 집념을 막지 못했다.


마이애미 히트가 20일(한국시간) NBA 파이널 4차전에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를 꺾고 104-98로 승리했다. 마이애미는 3승 1패를 기록, 우승컵에 입맞춤하기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되었다.


제임스는 이날 26점 9리바운드 12어시스트의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주도했다. 제임스의 활약은 득점 및 어시스트, 상황 판단까지 모든 면에서 돋보였다. 또,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3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따내기도 했다.


마이애미는 1쿼터 후반 17점차로 끌려가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흐름을 바꾼 선수는 제임스였다. 마이애미는 제임스의 포스트업을 적극 활용해 활로를 찾았다.


제임스는 포스트업으로 썬더의 수비를 끌어모은 뒤, 외곽에 위치한 동료들의 3점슛을 어시스트했다. 또, 상대의 수비가 허술할 경우에는 직접 득점을 올렸으며, 컷-인하는 동료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넣기도 했다. 마이애미는 이 간단한 전술로 17점차를 따라잡는데 성공했다.


제임스는 2쿼터까지 경기 운영에 힘쓰며 10점 6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올렸다. 3쿼터에서는 득점에 집중했다. 계속해서 골밑을 파고 들고 자유투를 얻는 등 페인트존을 공략하며 10점을 보탰다.


4쿼터 중반, 마이애미는 위기를 맞았다. 제임스가 다리에 부상을 입고 쓰러진 것. 히트는 제임스가 벤치로 물러난 사이, 썬더의 케빈 듀란트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하며 역전당했다.


결국 제임스는 벤치로 들어간지 1분여 만에 다시 코트를 밟았다. 히트 선수들은 이에 힘을 냈다. 보쉬가 골밑에서 득점을 올리며 94-94 동점을 이뤘다.


경기 종료 3분여 전, 제임스는 3점 라인 밖에서 공을 잡았다. 제임스가 슬금슬금 다가오자 썬더의 타보 세폴로샤는 돌파를 의식한 수비를 펼쳤다. 하지만 이는 판단 착오였다. 제임스의 다리는 돌파를 할 만큼 회복되지 않았다. 제임스는 그대로 3점슛을 던졌고, 공은 거짓말처럼 림을 갈랐다. 97-94, 히트의 리드였다.


홈 팬들은 제임스의 부상 투혼에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 듀란트는 당황한 나머지 공을 빼앗겼고, 웨이드는 이를 침착하게 레이업으로 연결하며 점수를 5점차로 벌렸다. 마이애미가 제임스 투입 이후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7-0을 기록한 것이었다.


제임스는 다시 벤치로 물러났다. 히트는 마리오 찰머스가 결정적인 더블 클러치를 성공시킨 덕에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벤치에서 이를 지켜보던 제임스는 주먹을 불끈 쥐며 웃어보였다.


제임스의 부상 투혼은 2008 파이널 1차전의 폴 피어스를 떠올리게 했다. 당시 피어스는 무릎 부상을 입고 코트를 떠났다가 복귀, 3점포 두 방을 작렬시키며 팀 승리를 이끈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팀 동료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낳았다. 히트 선수들은 제임스의 투혼에 감명받은 듯, 몸을 사리지 않고 허슬 플레이를 펼쳤다. 유도니스 하슬렘은 막판 점프볼을 얻어내며 소중한 공격권을 따내기도 했다.


제임스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히트 전체를 각성시켰다. 부상 투혼을 보였던 제임스의 3점슛은 NBA 파이널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이승기 기자(holmes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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