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스널 시절의 판 페르시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
지난 몇 년 동안 아스널은 몸값이 비싸지 않고 어린 무명의 유망주들을 사들여서 세계 정상급 플레이메이커로 성장시키는 데 엄청난 투자를 한 다음, 가장 높은 이적료를 부르는 팀에 팔아버렸다. 한 마디로 아스널은 셀링 클럽이다.
그래서 아스널은 항상 리빌딩 상태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스쿼드의 핵심을 이루는 선수들을 계속 팔기 때문이다. 그 선수들을 파는 대신 그 선수들 위주로 팀을 만들어야 한다. 아스널의 재정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그건 수지가 맞는 장사일지 몰라도 요즘 축구계에선 통하지 않는 수법이다.
올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판 페르시와 알렉스 송이 팀을 떠났다. 팀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들이 팔려 나간 것이다. 아스널 팬들에겐 절망적인 상황이다. 클럽의 입장에서는 남는 장사였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축구만 놓고 보면 그건 현명한 판단이 아니었다.
최고의 선수들을 파는 게 문제가 되는 건, 그들 대신 영입한 선수들이 그만큼 뛰어나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승에 도전하던 팀이 6위 안에 드는 것으로도 만족하는 팀으로 전락하는 건 더 큰 문제다.
대체 선수들의 자질은 시즌 개막전부터 큰 문제가 됐다.
지난 토요일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지켜본 사람이라면 모두들 이런 의문을 가졌을 거다. 로빈 판 페르시가 선덜랜드전에서 아스널 선수로 뛰었다면 아스널이 이겼을까? 아르센 벵거는 열린 생각을 가진 감독이며 질문을 받으면 솔직하게 대답하는 편이다.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그걸 확인할 방법은 없다. 하지만 작년에 그가 뛰었던 모든 경기에서 뭔가 특별한 게 있었다는 건 사실이다. 우리가 세계 정상급 선수 한 명을 잃었고 그를 대신할 선수를 찾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란 걸 부인하진 않겠다."
그걸 확인할 길이 없다는 건 사실이지만, 판 페르시가 있었다면 아스널이 승점 1점 대신 3점을 거뒀으리라는 것 또한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선덜랜드는 실망스럽게도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고수했지만, 아스널이 점유율 70%에 슈팅 23개를 기록한 걸 감안하면 그럴 만도 했다. 판 페르시였다면 결정타를 날릴 수 있었을까? 적어도 예전의 그는 그랬다.
![]() 맨유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판 페르시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
아스널 팬들은 토요일 경기에서 그걸 예감했고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선수들은 항상 떠나기 마련이고, 그게 축구다. 아스널은 빅 클럽이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더 큰 클럽들이 있다. 지난주에 언급했듯이, 팀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를 가장 큰 라이벌에게 파는 건 최악의 한 수라고 할 수 있다.
벵거와 아스널에겐 바로 지금이 결정적인 순간이다. 그가 새로 영입한 선수들은 반드시 성공을 거둬야 하며, 팬들이 떠난 선수들을 잊어버리게 만들어야 한다. 물론 산티 카소를라는 정말 훌륭한 데뷔전을 치르긴 했다.
하지만 카소를라가 정말 좋은 시즌을 보낸다고 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는 매우 뛰어난 선수다. 하지만 그가 맹활약한 다음 맨체스터 시티와 맨유가 관심을 보인다면, 과연 그가 아스널에 남으려고 할까?
아마도 그러지 않을 거다. 아스널은 항상 매우 좋은 팀이 되기 2년 전의 상황에 머물러 있는데,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 항상 떠나기 때문에 진정한 강팀이 될 일은 절대로 없다. 그러니까, 최고의 선수들이 항상 떠나기 때문에, 최고의 선수들은 우승 트로피를 차지할 기회를 얻기 위해 떠날 수 밖에 없는 거다.
그게 문제다. 판 페르시가 있었다면 아스널은 지금쯤 승점 3점을 챙겼을 거다. 이런 일들이 올 시즌 내내 계속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런 일이 반복될 거다. 아스널은 선수를 파는 구단이고, 그들보다 큰 빅 클럽의 밥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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