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20일 수요일

'격투기야? 축구야?'…서울-수원전, '폭력의 90분'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K리그 최대 '빅매치'가 펼쳐졌다. 최고의 라이벌로 꼽히는 FC서울과 수원 블루윙즈가 FA컵 16강 무대에서 만난 것이다.

빅매치답게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고, 큰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는 기대와는 다르게 진행됐다. K리그 최고의 두 팀이 펼치는 멋진 경기력은 볼 수 없었다. 이날 경기는 가장 폭력적인 두 팀이 벌이는 난타전이 됐다.

경기는 과열됐다. 두 팀 선수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거친 파울을 서슴지 않았다. 경기에서 막무가내 파울이 나올 때마다 지켜보는 이들은 가슴을 졸여야 했다. 두 팀은 도를 넘은 경기장 내 폭력을 사용했다. 선수들도 감독들도 팬들도 모두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과열의 시작은 전반 시작 1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일어났다. 수원의 라돈치치에 서울 김진규가 고의적인 파울을 범했다. 김진규는 옐로카드를 받았고 라돈치치는 더 이상 그라운드에 있을 수 없었다. 부상으로 인해 하태균과 교체됐다.

이른 시간에 라돈치치가 상대 파울로 인해 퇴장하자 경기는 과열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이용래는 머리를 다쳐 머리에 붕대를 감고 나오기도 했다.

심판이 가장 바빴다. 파울, 경고가 난무했다. 두 팀의 선수들은 경기력으로 경쟁을 벌이지 않고 서로 얽히고설키며 상대의 파울에 항의하고 보복성 파울을 하기에 정신이 없었다.

후반, 좀 진정되는가 싶더니 다시 거친 파울이 여기저기서 나왔고 멈추지 않았다. 경기는 여전히 폭력적이었다. 어떤 멋진 골이 나올까 하는 기대감보다는 혹시나 선수들이 다치지 않을까 하는 긴장감을 안고 지켜봐야만 했다. 주심의 휘슬과 옐로카드도 멈추지 않았다.

경기 종료 직전, 두 팀은 또 한 번 격렬하게 충돌했다. 김진규와 박현범이 몸싸움을 벌이자 두 팀 선수들은 뒤엉켰고, 벤치에 있던 선수들까지 모두 그라운드로 뛰어들었다. 일촉즉발 상황까지 갔지만 김진규의 퇴장과 박현범의 옐로카드로 가까스로 추가 불상사는 없었다.

경기는 수원의 2-0 승리로 끝났다. 수원은 전반 40분 서울 김주영의 자책골, 후반 8분 스테보의 프리킥 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승자는 수원이었지만 이 경기에서 진정한 승자는 없었다. 수원과 서울 모두 패자였다. K리그 팬들이 가장 기대했던 빅매치를 폭력으로 얼룩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라이벌 의식을 경기력이 아닌 폭력으로 표출한 두 팀, 이런 경기라면 빅매치라 불릴 자격도 없다.

/상암=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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