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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대구시민구장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에서 7회 삼성 진갑용이 KIA 박지훈의 볼에 맞았다.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뛰쳐 나와 벤치클리어링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흥분한 진갑용을 마운드를 향해 달려 나가고 있다.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7.15 |
그는 알고 있었다. KIA 신인투수 박지훈이 승패 흐름이 갈린 상황에 왜 뜬금없이 빈볼을 던졌는지, 산전수전 다 겪은 삼성 최고의 베테랑 진갑용이 모를 리 없다. 공에 맞아 생긴 통증도, 순간적으로 치밀어오르는 화도.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진갑용은 크게 폭발시키지 않았다. 보기드문 초단시간 벤치클리어링의 뒤에 숨은 삼성과 KIA의 사연이다.
▶5점차의 7회말, 무슨 일이 벌어졌나
1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KIA전에서 경기 후반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무사 1, 2루에서 터진 최형우의 홈런으로 점수차가 9-4까지 벌어진 상황이었다. 타석에 들어선 진갑용에게 던진 박지훈의 초구는 포수 미트가 아니라 진갑용의 왼쪽 어깨에 꽂혔다. 얼굴을 찌푸린 진갑용은 잠시 타석에서 물러난 뒤 곧바로 박지훈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영재 주심이 그런 진갑용을 뒤에서 끌어안아 말렸고, 양팀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뛰어나왔다.
잠시 흥분했던 진갑용은 KIA 이강철 투수코치와 투수 유동훈, 김종국 주루코치 등이 만류하자 곧 분노를 누그러뜨렸다. 빈볼을 던진 박지훈은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이며 그런 진갑용에게 재차 사과를 했다. 진갑용이 1루로 걸어가고, 박지훈이 진해수와 교체되는 것으로 상황은 일단락.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분도 걸리지 않았다. 벤치클리어링 치고는 무척이나 짧고 간단한 상황종료였다.
▶진갑용의 초단시간 쿨다운, 이유가 있었다
이날 경기는 중반까지 매우 긴박하게 전개됐다. 삼성이 2회 선두타자 진갑용의 홈런과 이승엽의 2점포 등에 힘입어 먼저 5점을 뽑았다. 그러자 KIA 역시 곧바로 이어진 3회초 무사 1, 2루에서 김선빈의 좌전 적시타와 2사 2, 3루에서 터진 나지완의 중전 적시타를 앞세워 3-5로 따라붙었다.
추격에 나선 KIA는 4회초에도 득점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진갑용의 강력한 블로킹에 막혀 점수도 못뽑고, 팀의 주전 유격수인 김선빈마저 다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 2사 후 볼넷으로 걸어나간 김선빈은 후속 안치홍의 좌측 펜스를 맞히는 2루타 때 홈까지 내달렸다.
그런데 삼성의 중계플레이와 진갑용의 블로킹은 엄청나게 정교했다. 펜스에 맞고 튄 공을 맨손으로 직접 잡아챈 삼성 좌익수 최형우는 뒤로 돌아서며 유격수 김상수에게 재빨리 송구했고, 이를 받은 김상수 역시 포수 진갑용에게 정확하고 빠르게 공을 뿌렸다. 김선빈 역시 스피드를 줄이지 않은 상황에서 홈 접전이 펼쳐졌다.
하지만 김선빈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결국 진갑용의 블로킹에 막혔다. 그런데 이때 예상치 못한 불상사가 벌어졌다. 김선빈의 얼굴이 진갑용의 무릎에 부딪히며 다친 것이다. 홈플레이트 부근에 쓰러진 김선빈은 덕아웃으로 후송됐고, 곧 홍재호와 교체된 채 X-레이 검진을 위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사실 이 상황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주루코치의 사인에 따라 홈까지 달려온 김선빈도, 그리고 추격점을 막기 위해 블로킹을 한 진갑용도 제 몫을 했을 뿐이다. 그러나 야구는 '팀 동료의식'이 그 어떤 스포츠보다 강조되는 스포츠다. 동료의 입장에서 이렇게 '쿨'하게 넘길 수는 없다. 어쨌든 팀 동료가 상대선수와의 충돌로 다쳤으니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는 의식이 기저에 깔려있다. 이는 국내 8개 구단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혹은 일본프로야구에도 공통적으로 깔려있는 의식이다.
그 역할을 맡은 게 신인 박지훈이다. 박빙의 상황에서는 사실 빈볼을 던질 수 있는 여유가 없다. 그러나 최형우의 홈런으로 점수차가 5점까지 벌어지자 드디어 빈볼의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건 신인 박지훈 개인의 판단은 아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누구든 이런 임무를 맡을 수 있다.
노련한 진갑용도 이런 일련의 흐름을 훤히 꿰고 있었다. 노장의 어깨는 다치기 쉽다. 게다가 얼굴과도 가깝다. 아무리 보복성 빈볼이라도 그런 부위로 공이 날아오면 순간적인 화를 참을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진갑용은 화를 금세 식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왜 이런 상황에 자신에게 빈볼이 날아왔는지, 그리고 자신이 반대 상황이었다면 주장으로서 어떤 지시를 했을 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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