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14일 토요일

여전한 박주영, 비장의 무기 힐킥으로 부활포 쐈다







(베스트 일레븐=상암)

박주영이 부활포를 쐈다. 기민한 움직임과 골키퍼의 허를 찌르는 힐킥으로 뉴질랜드의 골망을 흔들었다.

14일 저녁 6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된 하나은행 초청 올림픽대표팀 출정식 경기서 한국은 뉴질랜드에 2-1로 이겼다. 한국은 전반 18분 박주영, 후반 36분 남태희가 연거푸 골을 떠뜨려 후반 27분 셰인 슈멜츠가 1골을 터뜨린 뉴질랜드를 격파하는 데 성공했다.

경기를 앞두고 가장 관심을 모은 이는 박주영이었다. 2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홍명보호 승조원들과 기막힌 호흡을 자랑했던 박주영은 2011년 8월 아스날 이적 후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실전 감각을 쌓지 못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었다. 올해 3월 입대 연기 논란에 휘말리면서 그를 바라보는 국내 여론마저 싸늘하게 식었다. 게다가 병역 연기로 인한 국내 체류 기간 제한으로 일본에서 따로 몸을 만드는 등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해 과연 올림픽을 앞두고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일단 뉴질랜드전만 두고 봤을 때 박주영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4-2-3-1 포메이션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박주영은 한 차원 높은 공격력을 과시하며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전반 18분에는 상대 수문장의 허를 찌르는 슈팅으로 선제골을 안겼다. 지동원에게서 볼을 넘겨 받은 윤석영이 빠르게 좌측면을 파고든 후 땅볼 크로스를 시도하자 문전에서 절묘한 왼발 힐 킥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준결승전 당시 서정진의 땅볼 크로스를 이어받은 결정적 찬스에서 힐킥을 시도하다 찬스를 날린 것과 달리 이번에는 정확히 골문으로 향했고, 뉴질랜드 수문장 제이크 글리슨은 미처 생각지도 못한 박주영의 슈팅에 속절없이 골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그간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이처럼 기민하게 상대 수비를 농락하는 슈팅으로 골을 낚은 골잡이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박주영의 득점은 홍명보호의 업그레이드를 보여 준 상징적 장면이라 할 수 있다.

2선으로 내려와 동료들을 돕는 움직임도 상당히 탁월했다.

골문으로 쇄도해 직접 슈팅을 처리하는 움직임과 2선으로 빠져 동료들의 배후 침투를 살리는 패스로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장기인 제공권 장악을 통해 좌우로 파고드는 날개들의 파괴력을 배가시켰고, 중원에서 볼을 잡으면 동료들의 쇄도에 맞는 패스를 뿌렸다. 후반 1분에는 수비 뒤로 돌아가는 구자철의 움직임을 십분 살린 절묘한 힐 패스로 1대1 찬스를 연출했다. 슈팅은 물론 패스마저도 발의 모든 부위를 활용하며 정확하게 연결하는 박주영의 존재는 홍명보호 공격의 핵과 다름없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김동하, 김덕기 기자(www.bestelev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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