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좀처럼 시즌 초반 선전했던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그 속에는 잃어버린 '세 가지'가 자리하고 있다.
LG는 최근 6연패 뒤 2연승, 그리고 다시 7연패를 당했다. 4월 8승8패, 5월 14승13패를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6월 9승2무13패로 내리막을 타더니 7월 들어 1승7패의 성적에 그치고 있다. 4위 넥센과는 벌써 6경기 차까지 벌어진 7위이며 8위 한화와는 5경기 차까지 좁혀졌다.
LG가 잘나갈 때인 시즌 초반과 비교해 달라진 점은 크게 세 가지다. 상승 동력이었던 그 세 가지가 사라지자 LG는 개막 전까지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상이었던 최하위권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대로의 상황이 계속된다면 시즌 초반의 성적은 그저 우연한 '반짝' 상승세였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경기 흐름 뒤바꾸는 4번타자의 한 방
잃어버린 것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4번타자'의 한 방이다. 김기태 감독은 "좌타자가 많은 팀 특성상 우타자가 타선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정성훈을 전격적으로 4번타자로 기용했다. 정성훈이 시즌 초반 맹타를 휘두르면서 김 감독의 전략은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졌다.
정성훈은 지난 5월1일까지 총 8개의 홈런을 터뜨렸고 그 중 결승타가 된 홈런만 3개가 됐다. 나머지 홈런들도 경기 흐름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한 달간 홈런포가 잠잠하던 정성훈은 6월 초 3개의 홈런을 추가하며 11호째를 기록하더니 또 다시 홈런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은 아예 허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있는 상태다.
LG는 득점 응집력이 높지 않은 팀이다. 그렇다면 '한 방'으로 점수를 낼 수 있는 홈런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시즌 초반에는 그 역할을 정성훈이 해줬지만 정성훈의 홈런포가 잠잠한 지금 LG는 점수를 뽑기 힘겨워하고 있다. 팀 홈런 수 자체가 많지 않다. 13일 현재 LG는 40개의 팀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LG보다 팀 홈런 수가 적은 팀은 KIA(21개)와 두산(31개)뿐이다.
LG의 팀 득점권 타율은 2할4푼4리다. 이는 8개 구단 중 최하위의 기록. 13일 넥센전에서도 10안타를 쳐내고도 2득점에 그쳤다. 그 중 1점도 이대형의 솔로포에 의한 득점이었다. 12안타로 10득점을 얻어낸 넥센과는 대조적이다. 시즌 초반 펑펑 터지던 '4번타자'의 홈런포가 그리운 LG다.
◆선발 투수들의 호투 릴레이
LG의 초반 상승세를 이끌었던 것 중 선발 투수들의 호투 릴레이도 빼놓을 수 없다. 5선발을 꾸리기도 버거워보였던 LG는 중고신인 이승우와 베테랑 정재복 등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나름대로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했다.
5월부터는 마무리로 나섰던 리즈가 선발로 복귀하면서 더욱 짜임새 있는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했다. 대졸신인 최성훈은 첫 선발 등판에서 류현진(한화)을 상대로 승리투수가 되는 등 LG 선발진은 호투 릴레이를 펼쳤다. LG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4월 3.95, 5월 3.88로 준수한 수치를 보였다.
6월부터 LG 선발진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긴급 선발 등판했던 우규민이 두 차례 호투를 펼치긴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정재복은 6월 한 경기 등판 후 1군에서 자취를 감췄고, 이승우도 상대팀에 파악당한 듯 시즌 초반의 날카로운 피칭을 보여주지 못했다. LG 선발진의 6월 평균자책점은 4.60, 7월에는 5.20까지 치솟았다.
13일 넥센전에서는 믿었던 에이스 주키치마저 무너지고 말았다. 주키치는 2.2이닝 5실점의 부진을 보이며 1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에 마침표를 찍었다. 홀로 마운드를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그만큼 LG 선발진에는 주키치 외 믿을 만한 투수가 없다.
◆한 베이스 더 가고, 덜 보내는 플레이
김기태 감독이 취임 이후 강조했던 것이 한 베이스 더 가고, 한 베이스 덜 보내는 플레이였다. 수비와 주루를 강조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실은 점점 반대가 돼 나타나고 있다. 호수비로 승리를 지켜내는 것보다는 실책으로 점수를 헌납하는 장면이 많아졌고,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으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어 놓던 모습도 시즌 초반에 비해 흐릿해졌다.
LG는 팀 실책 수 1위에 올라 있다. 61개의 팀 실책은 최소 실책 1위 SK(32개)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기록이다. 4월 12개(경기당 0.75)에 그쳤던 팀 실책은 5월 25개(경기 당 0.93), 6월 20개(경기당 0.89)로 늘어났다. 7월 치른 8경기에서는 4개를 기록 중이다.
도루 시도와 성공률도 점차 떨어지는 추세다. 팀 전체가 신바람을 내던 4월에는 경기당 평균 2번의 도루를 시도해 성공률도 81.2%로 높았다. 그러나 5월에는 경기당 평균 시도 횟수가 1.48회로 낮아지더니 성공률도 67.5%로 급락했다. 5월에는 평균 1.58회 시도해 성공률 76.3%를 보였고, 7월에는 평균 1.50회 시도해 성공률 66.6%를 기록 중이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과 주루 미스도 많았다. 한 베이스를 덜 가니 득점 확률은 그만큼 낮아지고, 상대에게 한 베이스를 더 내주니 실점 확률은 높아졌다. 시즌 초반 보여줬던 활력과 투지가 넘치는 플레이가 필요한 때다.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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