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대타 사건 이후 SK 이만수 감독과 LG 김기태 감독이 처음 맞붙은 날 마치 포스트시즌을 방불케한 취재진이 몰렸다. 두 감독도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 김영구 기자 |
프로스포츠는 종목을 막론하고 경기 전이나 후 양팀 감독이 악수를 나누는 관례가 있다. 예의와 선후배 관계가 중시되는 한국 정서 때문이다. 때론 신경전을 벌인 감독간에 불편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김기태 감독과 이만수 감독이 그렇다. 두 감독은 짧은 전화통화로 풀었다고 했지만, 앙금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분위기다. 지난 24일 문학구장에서 두 감독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문제에 대해 언급조차 피하는 모양새다. 두 감독은 “끝난 일이기 때문에 더 이상 앙금은 없다”고 했지만, 여전히 불편한 기운이 맴돈다.
프로농구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선후배와 사제지간을 넘어 형제같은 사이로 알려진 전창진 KT 감독과 강동희 동부 감독의 불화설이다.
2011-12시즌 원주 동부와 부산 KT의 4강 플레이오프 4차전. 동부가 KT에 13점차로 완승을 거두며 싱겁게 끝난 경기였다. 발단은 3쿼터였다. 66-43, 23점차로 크게 앞서던 동부가 작전타임을 부른 것. 기분이 상한 전 감독은 연달아 작전타임을 두 차례 부른 뒤 4쿼터 플레이오프에서 한 번도 출전하지 않았던 후보선수를 대거 기용했다. 이후 전 감독은 벤치에서 일어나지 않으며 경기를 포기한 행동을 취했다.
그리고 경기를 마친 뒤 두 감독은 관례를 깨고 악수를 하지 않았다. 의혹은 증폭됐다. 오해와 기만이 공존하며 두 감독의 사이는 멀어졌다. 두 감독이 다시 웃으며 만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번 김기태 감독과 이만수 감독의 불화설도 마찬가지다. 한 번 틀어진 사이는 쉽게 풀리지 않는다. 갑작스럽게 쏠린 관심과 잇단 보도는 두 감독의 사이를 더 껄끄럽게 만들었다. 이미 사건은 크게 부풀려졌는데, 당장 ‘악수’라는 한 번의 보여주기식 액션 자체가 가식적인 행동이 될 수 있다.
김기태 감독은 “지나간 일이다. 이미 끝난 일이라서 마음에 남아있는 것이 없다.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질타도 많이 받았다”고 매듭지었다. 또 이만수 감독도 “10년이나 차이나는 후배이기 때문에 먼저 풀기 힘들 것이다. 이미 통화 한 번 하고 끝난 일이다. 운동선수들이 그렇다”며 더 이상 확대 해석을 피해달라고 당부했다.
LG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SK는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고 있다. 25일 문학구장에서 다시 맞붙는다. 두 감독의 문제는 결국 당사자들이 시간을 갖고 풀어야 할 일이다. 부추길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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