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3일 일요일

'초반 상승세' 손흥민, 이전과는 다르다





독일 분데스리가 함브르크SV의 손흥민(왼쪽)이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2 피스컵 수원' 국제클럽 축구대회 네덜란드 에레비디지 흐로닝언과의 경기에서 상대를 제치고 슛을 시도하고 있다.<피스컵 조직위원회 제공>


손흥민(20·함부르크)의 별명은 '프리날두'였다. 프리시즌의 호날두라는 의미다. 정규 시즌이 시작되기 전인 프리시즌과 시즌 초반 펄펄 날았던 데서 유래됐다.

부정적인 의미가 숨어있다. 시즌 초반 상승세를 쭉 이어가지 못했다. 2010~2011시즌 손흥민은 3골을 넣었다. 시즌 초반인 10월과 11월에 넣었다. 이후 단 한 골도 없었다.

다음 시즌인 2011~2012시즌은 5골을 넣었다. 8월 시즌 시작 후 10월까지 3골을 몰아쳤다. 이후 한동안 골이 없었다. 시즌 종료 한달전인 4월 들어서야 2골을 추가했다. 올 시즌도 페이스는 비슷하다. 리그가 시작하고 4경기 동안 3골을 몰아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전 시즌과는 다른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우선 경기 출전 기회가 많을 것이다. 지난 2시즌 동안 손흥민은 경기 출전 기회가 일정하지 않아 고생했다. 함부르크의 주전 공격수는 믈라덴 페트리치(31)와 파올로 게레로(28)였다. 손흥민은 이들이 다치거나 경고 누적 혹은 징계 때만 경기장에 나설 수 있었다. 그 외에는 주로 교체 출전으로 나섰다.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올 시즌 페트리치와 게레로가 모두 함부르크를 떠났다. 페트리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풀럼에 둥지를 틀었다. 게레로는 브라질의 코린티아스로 이적했다. 둘이 떠나자 손흥민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리그 4경기와 DFB포칼 1경기에서 모두 선발출전했다.

손흥민 본인의 성숙도 큰 힘이다. 손흥민은 그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에서 탈락했다. 홍명보호가 올림픽 동메달을 따던 날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힘을 냈다. 독일 무대에서 자신을 보여주겠다는 다짐을 했다. 11일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엔트리 탈락도 자극제가 됐다. 우즈베키스탄까지 다녀오지 않는 대신 소속팀에서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었다. 체력도 비축할 수 있었다.

영혼의 단짝을 만났 것도 큰 힘이다. 공격형 미드필더 라파얼 판 데르 파르트(29)였다. 지난 시즌까지 EPL의 토트넘에서 뛰던 판 데르 파르트는 올 시즌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판 데르 파르트는 어시스트 능력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판 데르 파르트와의 호흡이 맞아떨어지자 손흥민의 득점력은 상승했다. 도르트문트전에서 전반 2분만에 터진 손흥민의 헤딩골도 판 데르 파르트의 발에서 시작됐다.

손흥민은 경기 출전 기회 증가와 본인의 성숙, 영혼의 단짝과의 만남 등 3박자를 고루 갖추게 됐다. 더 이상 손흥민에게 '프리날두'라는 별명은 필요없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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