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셀타 비고 공식 페이스북] |
[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이것이 박주영을 아스널에서 데려온 이유다."
감독의 자신있는 한 마디뿐 아니다. 환상적인 데뷔골, 궁합이 맞는 리그 스타일, 감독과 동료들의 신뢰까지. 박주영(셀타 비고)의 '라리가 성공시대'를 내다볼 만한 근거는 충분하다.
박주영은 23일(이하 한국시각) 치른 헤타페와의 2012-1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5라운드 홈 경기에서 교체 투입, 2분 만에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적 후 두 경기 만에 터뜨린 데뷔골이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한국인 1호 골. 경기 최우수선수(MVP)도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장밋빛 미래를 떠오르게 한다. 단순히 골을 넣어서가 아니다. 결과보다 내용이 더 훌륭했기 때문이다.
후반 20분 교체투입과 동시에 활발한 움직임으로 최전방을 누볐다. 범상찮았던 몸놀림은 결국 이날 첫 번째 터치를 골로 연결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크론델리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받아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마무리도 좋았지만, 상대 포백 수비의 빈 공간을 파고드는 대각선 움직임은 압권이었다.
이후로도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는 폭넓은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교란했다. 기술 위주의 플레이, 세밀한 패스에 기반을 둔 팀 전술에도 잘 녹아들었다. 동료를 영리하게 이용하며 공격의 선봉 역할을 수행했다.
특유의 날카로운 움직임도 살아났다. 후반 42분 동료의 침투 패스를 받은 박주영은 수비수 한 명을 제쳐낸 뒤 맞은 골키퍼 1대 1 상황에서 왼발 슈팅을 날렸다. 비록 골문 옆을 살짝 지나갔지만,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
현지 언론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엘 문도 데포르티보'는 박주영에 대해 "홈 팬들을 열광시키는 데는 2분이면 충분했다"라고 평했다. '아스'는 "꿈의 데뷔골을 넣었다"라며 "이 아시아 선수의 출현으로 셀타는 행복감에 취했다"라고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물론 아스널 시절에도 시작은 비슷했다. 이적 후 두 번째 경기였던 볼튼과의 칼링컵 16강전에서 골맛을 봤다. 티에리 앙리를 연상시키는 환상적 감아차기 골에 찬사가 뒤따랐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이후 박주영은 아스널에서 고난의 1년을 보내야 했다.
차이는 환경에 있다. 당시 골에도 박주영은 아르센 벵거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지 못했었다. 롱패스를 이용한 빠른 템포의 잉글랜드 축구와도 엇박자를 내는 모습이었다. 자연스레 동료들의 패스는 박주영을 향하지 않았다. 리그 데뷔는 자꾸만 뒤로 미뤄졌고, 불안한 입지는 계속됐었다. 데뷔골의 좋은 기세가 이후 활약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까닭이다.
셀타 비고는 다르다. 일단 감독부터 확실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힘과 스피드 대신 기술과 패스 플레이를 선호하는 스타일도 스페인 축구와 잘 맞아떨어진다. 본인 스스로도 "스페인 리그가 내게 더 잘 맞는다. 잉글랜드나 프랑스와 다르다. 아주 인상적인 기술을 갖춘 리그고 공격적인 축구를 한다"라며 "공격수들에게 좋은 리그"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동료들의 시선 역시 '못 미더운 아시아 선수'가 아닌 '스타급 공격수'로 맞춰져 있다. 그만큼 박주영을 믿고 공을 내준다. 제 기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셈이다.
이제 관심은 다음달 1일 열릴 그라나다 원정으로 쏠린다. 두 경기 연속 교체 출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선발도 기대해볼 법하다. 내친김에 연속 공격포인트까지 올린다면 완연한 상승세를 탈 수 있다. 박주영의 라리가 성공시대는 이제 막 문을 열었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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