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서형욱] 손흥민(함부르크)이 다시 폭발했다. 23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분데스리가 4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지난 시즌 리그 우승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2골을 몰아 넣었다. {멀티골 영상 보기} 한 주 전, 시즌 1호골을 터뜨린 프랑크푸르트 원정 경기에 이은 2경기 연속 득점이다. 함부르크는 손흥민의 선제골과 결승골에 힘입어 강호 도르트문트에 3-2 승리를 거두며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손흥민이 도르트문트의 리그 31경기 연속 무패 행진에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손흥민이 1경기 2골을 몰아치며 팀의 시즌 첫 승을 이끌었다. (사진=연합뉴스) |
Q. 혼자 2골을 넣으며 팀에 시즌 첫 승리를 안겼다. 상대는 챔피언 도르트문트였다. 손흥민 역대 최고의 경기 중 하나가 아닐까? 소감을 듣고 싶다.
- 리그에서 처음으로 1경기 2골을 넣었던 하노버戰(2010년 11월)에 가장 기분이 좋았는데 오늘도 비슷하다. 2골을 넣어서가 아니라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탬이 될 수 있어서 행복하다.
Q. 아직 초반이지만 현재 분데스리가 득점 2위다. 기분이 어떤가.
- (멋적어하며) 그런 높은 순위에 있다는게 영광스러울 뿐이다.
Q. 칭찬을 들을 때마다 몸둘 바를 몰라하던데 왜 그런가.
- 칭찬을 별로 안 들어봐서 그런 것 같다. 칭찬보다 혼나는게 익숙하다. (웃음)
"판 더 바르트와 잘 맞는다"
판 더 바르트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손흥민. (사진=함부르크 페이스북) |
- 나도 그렇게 느낀다. 정말 좋은 선수다. 시야도 정말 넓고 내가 이동하면 (움직임에 맞춰) 공을 딱 재서 주니까 공격하기에 참 좋다. 전에는 플레이할 때 공이 딱 맞춰 들어오는 느낌이 없었는데 (판 더 바르트가 온 뒤로는) 기회가 더 많이 오는 것 같다.
Q. (판 더 바르트와) 많이 친해졌나?
- 사이가 좋다. 오늘 골 넣은 뒤에도 서로 막 끌어안고 고맙다는 얘기도 주고 받았다. 내가 오늘 왼발로 골을 넣었더니 축하해주고 나서 한 마디 하더라. “너는 네가 왼발잡이인걸 모르고 살았구나!” 나는 오른발잡이가 맞는데 말이다. (웃음)
Q. 예전에 판 니스텔로이(은퇴)와도 호흡이 잘 맞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네덜란드 선수들과 유독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 생각해보니 그렇다. 두 선수 다 경험도 많고 뛰어난 선수여서 내가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Q. ‘절친’으로 알려진 톨가이 아슬란도 오늘 평소와 다른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그라운드를 함께 누볐다. 어떤 선수인가?
- 정말 뛰어난 선수다. 나와는 가장 친한 사이다. 또다른 친구인 베시치가 헝가리 클럽으로 이적했기 때문에 지금은 아슬란이 가장 가깝다. 방도 매번 함께 쓴다.
골을 터뜨린 뒤 핑크 감독에게 달려가 안긴 손흥민 (사진=연합뉴스) |
- 감독에게 내 나름의 감사 표시를 한거다. 요즘 내 경기력이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았을텐데도 계속 선발로 출전시켜주시니까.
Q. 이른 시간에 2골을 넣었는데 해트트릭을 노리지 않았나?
- 그럴 기운이 없었다. 후반 30분쯤 되니 정말 너무 힘들더라. 벤치를 향해 ‘더는 못 뛰겠다’고 말하고픈 충동을 느낄 정도였다. 초반에 무리했던 것 같다.
Q. 당장 경기 일정이 빠듯한데 걱정이다. 빨리 회복해야하니 전화 끊는대로 어서 푹 쉬길 바란다.
- 별 걱정 없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한 밤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괜찮아진다. (웃음)
Q. 부..부럽다. 올해는 예년과 여러 면에서 다르다. 프리 시즌 때 골을 몰아넣던 모습이 사라졌고, 개막전부터 전 경기 선발로 출전 중이다. 준비를 다르게 한건가?
- 그런건 아니다. 프리 시즌 때 골이 많이 안 터진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예년만큼 골이 계속 들어가진 않더라. 계속된 선발 출전은 늘 감사한다. 최선을 다할 뿐이다.
"오늘만큼만 하면 문제 없다"
Q. 오늘 도르트문트를 꺾기는 했지만, 수비 난조로 실점 기회가 여럿 있었다. 팀 분위기는 어떤가.
- 수비가 불안했던게 사실이지만 이적 선수들의 활약이 많은 도움을 준 것 같다. 선방을 펼친 아들러 골키퍼(10세이브)와 판 더 바르트가 잘했다. 팀 분위기는 좋다. 특히 판 더 바르트가 온 뒤 힘이 붙는 기분이다. 이제 첫 승을 했으니 오늘만큼만 하면 앞으로도 문제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2골을 넣고 승리를 얻은 것은 중요한 경기를 잡았다는 것 외에도 스스로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의미가 깊다. 다음 주에는 주중에도 경기(26일 묀헨글라드바흐 원정)가 있는데 오늘 승리로 다들 기운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팬들께는 늘 감사드린다. 응원해주시는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
Q. 아, 끝으로 질문 한 가지. 헤어 스타일이 낯설던데 바꾼 이유가 있나.
- 팀이 부진한게 혹시 내 머리 스타일 때문인가 싶어 바꿔봤다. (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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