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2일 토요일

'멀티골' 손흥민 인터뷰, "자신감 되찾았다"



[풋볼리스트=서형욱] 손흥민(함부르크)이 다시 폭발했다. 23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분데스리가 4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지난 시즌 리그 우승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2골을 몰아 넣었다. {멀티골 영상 보기} 한 주 전, 시즌 1호골을 터뜨린 프랑크푸르트 원정 경기에 이은 2경기 연속 득점이다. 함부르크는 손흥민의 선제골과 결승골에 힘입어 강호 도르트문트에 3-2 승리를 거두며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손흥민이 도르트문트의 리그 31경기 연속 무패 행진에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손흥민이 1경기 2골을 몰아치며 팀의 시즌 첫 승을 이끌었다. (사진=연합뉴스)

올 시즌 손흥민은 4경기만에 3골을 넣었다. 지난 시즌 27경기에서 터뜨린 5골의 절반을 이미 넘겼다. 데뷔 이래 최고의 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중간 득점 순위에서 독일 국가대표 토마스 뮬러(바이에른 뮌헨, 4골)에 이어 2위를 달리는 중이다. 경기를 마치고 자택에서 휴식 중인 손흥민과 전화로 이야기를 나눴다.

Q. 혼자 2골을 넣으며 팀에 시즌 첫 승리를 안겼다. 상대는 챔피언 도르트문트였다. 손흥민 역대 최고의 경기 중 하나가 아닐까? 소감을 듣고 싶다.
- 리그에서 처음으로 1경기 2골을 넣었던 하노버戰(2010년 11월)에 가장 기분이 좋았는데 오늘도 비슷하다. 2골을 넣어서가 아니라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탬이 될 수 있어서 행복하다.

Q. 아직 초반이지만 현재 분데스리가 득점 2위다. 기분이 어떤가.
- (멋적어하며) 그런 높은 순위에 있다는게 영광스러울 뿐이다.

Q. 칭찬을 들을 때마다 몸둘 바를 몰라하던데 왜 그런가.
- 칭찬을 별로 안 들어봐서 그런 것 같다. 칭찬보다 혼나는게 익숙하다. (웃음)

"판 더 바르트와 잘 맞는다"






판 더 바르트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손흥민. (사진=함부르크 페이스북)

Q. 지난 주 시즌 첫 골과 도르트문트전 첫 골 모두 라파엘 판 더 바르트의 도움을 받았다. 토트넘에서 영입한 지 얼마 안된 선수라 함께 뛴 시간이 짧은데도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
- 나도 그렇게 느낀다. 정말 좋은 선수다. 시야도 정말 넓고 내가 이동하면 (움직임에 맞춰) 공을 딱 재서 주니까 공격하기에 참 좋다. 전에는 플레이할 때 공이 딱 맞춰 들어오는 느낌이 없었는데 (판 더 바르트가 온 뒤로는) 기회가 더 많이 오는 것 같다.

Q. (판 더 바르트와) 많이 친해졌나?
- 사이가 좋다. 오늘 골 넣은 뒤에도 서로 막 끌어안고 고맙다는 얘기도 주고 받았다. 내가 오늘 왼발로 골을 넣었더니 축하해주고 나서 한 마디 하더라. “너는 네가 왼발잡이인걸 모르고 살았구나!” 나는 오른발잡이가 맞는데 말이다. (웃음)

Q. 예전에 판 니스텔로이(은퇴)와도 호흡이 잘 맞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네덜란드 선수들과 유독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 생각해보니 그렇다. 두 선수 다 경험도 많고 뛰어난 선수여서 내가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Q. ‘절친’으로 알려진 톨가이 아슬란도 오늘 평소와 다른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그라운드를 함께 누볐다. 어떤 선수인가?
- 정말 뛰어난 선수다. 나와는 가장 친한 사이다. 또다른 친구인 베시치가 헝가리 클럽으로 이적했기 때문에 지금은 아슬란이 가장 가깝다. 방도 매번 함께 쓴다.






골을 터뜨린 뒤 핑크 감독에게 달려가 안긴 손흥민 (사진=연합뉴스)

Q. 골을 넣은 뒤 핑크 감독에게 달려가 안기는 세리머니를 펼친 게 인상적이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 감독에게 내 나름의 감사 표시를 한거다. 요즘 내 경기력이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았을텐데도 계속 선발로 출전시켜주시니까.
Q. 이른 시간에 2골을 넣었는데 해트트릭을 노리지 않았나?
- 그럴 기운이 없었다. 후반 30분쯤 되니 정말 너무 힘들더라. 벤치를 향해 ‘더는 못 뛰겠다’고 말하고픈 충동을 느낄 정도였다. 초반에 무리했던 것 같다.

Q. 당장 경기 일정이 빠듯한데 걱정이다. 빨리 회복해야하니 전화 끊는대로 어서 푹 쉬길 바란다.
- 별 걱정 없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한 밤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괜찮아진다. (웃음)

Q. 부..부럽다. 올해는 예년과 여러 면에서 다르다. 프리 시즌 때 골을 몰아넣던 모습이 사라졌고, 개막전부터 전 경기 선발로 출전 중이다. 준비를 다르게 한건가?
- 그런건 아니다. 프리 시즌 때 골이 많이 안 터진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예년만큼 골이 계속 들어가진 않더라. 계속된 선발 출전은 늘 감사한다. 최선을 다할 뿐이다.

"오늘만큼만 하면 문제 없다"

Q. 오늘 도르트문트를 꺾기는 했지만, 수비 난조로 실점 기회가 여럿 있었다. 팀 분위기는 어떤가.
- 수비가 불안했던게 사실이지만 이적 선수들의 활약이 많은 도움을 준 것 같다. 선방을 펼친 아들러 골키퍼(10세이브)와 판 더 바르트가 잘했다. 팀 분위기는 좋다. 특히 판 더 바르트가 온 뒤 힘이 붙는 기분이다. 이제 첫 승을 했으니 오늘만큼만 하면 앞으로도 문제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Q. 아직 시즌 초반이다. 오늘 2골의 의미와 앞으로의 각오, 그리고 팬들에게 인사 한 마디 부탁한다.
-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2골을 넣고 승리를 얻은 것은 중요한 경기를 잡았다는 것 외에도 스스로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의미가 깊다. 다음 주에는 주중에도 경기(26일 묀헨글라드바흐 원정)가 있는데 오늘 승리로 다들 기운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팬들께는 늘 감사드린다. 응원해주시는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

Q. 아, 끝으로 질문 한 가지. 헤어 스타일이 낯설던데 바꾼 이유가 있나.
- 팀이 부진한게 혹시 내 머리 스타일 때문인가 싶어 바꿔봤다. (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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