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햄튼전에서 해트트릭으로 맨유에 승리를 안긴 판 페르시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
맨유는 에버턴과 사우스햄턴을 상대로 열세에 몰렸고, 풀럼과의 경기에서는 후반전에 3-1로 앞서나가다 동점을 내줄 뻔하기도 했다. 그런 팀들이 90분 내내 경기를 지배하도록 내버려둘 수 밖에 없었다. 판 페르시가 아니었다면 올 시즌 초반은 그야말로 재앙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시즌 초반 판 페르시가 불을 뿜고 있기 때문에, 맨유에서 매우 중요한 선수였던 웨인 루니가 풀럼전 도중 부상당했음에도 당분간 그의 공백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다.
맨유의 수비가 무너진 그날 경기에서 판 페르시가 승점 3점을 건져내줬기 때문에 네마냐 비디치가 기뻐한 건 당연했다. "그는 정말 대단한 선수다. 첫 경기에서도 잘 했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세 골이나 넣어서 우리 팀에 승점 3점을 가져다줬다. 시즌 막바지에 가면 그 점수가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수비는 나아질 것이다. 비디치는 정상 컨디션으로 회복하고 있으며 마침내 퍼디난드도 복귀했다. 두 선수가 리듬을 되찾기만 하면 괜찮아질 거다. 리키 램버트 같은 선수들에게 수비진이 유린당하는 모습을 지켜봤던 팬들도 그들의 복귀를 바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미드필드다. 폴 스콜스가 사우스햄턴과의 경기에 투입된 걸 보면, 맨유가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고 공격진에 패스를 공급할 수 있는 창의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를 여전히 필요로 한다는 걸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마이클 캐릭은 계속해서 공을 빼앗기기만 했고, 톰 클레벌리는 공격수를 지원할 수 있을 정도로 전진하지조차 못했다.
"폴 스콜스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해야겠다" 판 페르시가 한 말이다. "그의 패스는 하나 하나가 모두 정확했다.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내가 보기엔 그가 오늘 경기의 최우수 선수였다. 두 번째 골은 운이 따랐지만 마지막에는.."
스콜스가 모든 경기마다 마법을 부리기엔 너무 늙었지만, 그럼 누가 그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말인가?
맨유의 중원에는 스콜스를 대체할 자원이 있나?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느린 빌드업 플레이는 맨체스터 시티나 첼시처럼 공을 소유하면서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릴 기회를 수없이 만들어내는 팀들에게는 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공을 따내려는 의지가 부족하고 몸을 사리기만 한다면, 지난 시즌처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몰락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로빈 판 페르시를 영입한 덕분에 시즌 초반부터 굴욕을 당할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판 페르시가 세계 정상급 마무리를 계속해서 보여주는 한 맨유는 괜찮겠지만 그는 팀 동료들의 도움이 더 필요하다. 루니가 부상에서 복귀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맨유에겐 강력한 미드필드가 필요하다. 미드필더들이 공격수들을 지원하지 못한다면 판 페르시가 아무리 잘해도 소용이 없다.
하지만, 지금 맨유에게 가장 필요한 건 비교적 약한 상대를 만났을 때 정신을 차리고 확실한 결과를 내는 것이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맨유 선수들은 부상을 당하지 않고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정상을 탈환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지금 맹활약하고 있는 판 페르시에게 달려 있는 게 아니다. 관건은 중원에서 패스를 공급할 수 있는 스콜스의 후계자를 찾는 데에 있다.
지난 일요일 경기에서 로빈 판 페르시가 보여준 원맨쇼는 정말 볼 만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맨체스터 시티를 왕좌에서 끌어내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려면 아직도 한참 멀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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