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4일 월요일

지금이 토레스를 위한 마지막 기회








올 시즌도 첼시에서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는 토레스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 원정에서의 골로 잠잠해졌던 페르난도 토레스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당신은 어느 편인가?


토레스는 이번 시즌 두 골을 터트리며 좋은 출발을 했지만, 이후로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유벤투스전의 경기력은 첼시 입단 초기보다도 나빴고, 스토크 시티와의 맞대결에서도 토레스는 경기 내내 눈에 띄지 않았다.

첼시의 레전드인 루드 굴리트는 토레스를 혹독하게 비판했고, 이제는 점점 더 많은 이들이 그의 의견에 동의하기 시작했다.

굴리트는 현재 첼시의 감독인 로베르토 디 마테오와 같은 시기에 첼시에서 활약했다. 당시가 첼시 개혁의 첫 시작이었다. 그전에 첼시는 잘해야 중위권을 기록하는 팀이었는데,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오기 이전에 어느 정도 투자를 받으면서 굴리트, 디 마테오, 지안프랑코 졸라 같은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의 투자는 아브라모비치가 투자한 규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는 토레스를 리버풀에서 데려오기 위해 정신 나간 돈을 지급했다. 당시엔 모두가 지나친 이적료라고 생각하면서도 토레스가 첼시에서 많은 골을 넣으리라고 예상했다. 리버풀에서 환상적인 펼치던 토레스였기에 첼시에서도 잘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았다.

굴리트는 "내가 볼 때 토레스는 훨씬 잘해야 한다. 지금의 활약은 충분하지 않다. 유벤투스를 상대로 경기 내내 슈팅을 딱 한 번 기록했다. 가끔은 첼시가 10명이 뛰는 것 같다. 왜 그렇게 부진한지 수수께끼다. 빨리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빨리? 토레스에게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한 걸까? 그의 부진은 거의 2년째 이어지고 있다. 리버풀은 토레스의 장점을 살리기에 안성맞춤인 팀이었고, 그는 환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팬, 감독, 동료들의 사랑을 받았다. 골이 계속해서 터졌다.

문제는 사람들이 이제 리버풀에서가 아닌 첼시에서의 모습으로 토레스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버풀에서의 기억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는 없다. 만일 토레스가 다른 리그에서 영입된 선수라면 참을성 있게 기다려줬을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토레스가 잉글랜드 스타일에 어울리지 않는 선수라며 진작에 그의 영입은 실수라고 평가했을 것이다.






지난 레딩전에서 골을 넣고 환하게 웃는 토레스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값비싼 이적료도 문제다. 5천만 파운드는 아브라모비치 같은 부자라도 쉽게 잊고 넘어갈 수 있는 돈이 아니다. 돈이 얼마나 많은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부자일수록 자신이 투자했던 돈을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돈을 가볍게 내다 버려서는 부자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낭비를 누구보다 싫어하는 게 바로 부자다. 아브라모비치가 돈이 많다고 해서 5천만 파운드를 그냥 날려버릴 순 없는 것이다. 그만한 돈을 잃고 좋아할 부자는 없다.


첼시가 토레스를 다른 팀에 팔 수도 있겠지만, 투자했던 돈의 25%만 받아도 행운인 상황이고, 현실적으로 그보다 낮은 이적료밖에는 받을 수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 마테오 감독은 토레스의 활약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토레스의 활약에 만족한다. 그는 골을 넣지 못하더라도 팀을 위해 열심히 뛴다. 토레스와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토레스는 경기 내내 움직이면서 상대 수비를 괴롭힌다. 지난 두 경기에서는 골이 들어가지 않았을 뿐이지, 이번 시즌 들어 자신 있는 활약과 함께 골도 넣고 있다."

감독이 팀의 주전 공격수를 변호하는 건 당연하다. 다니엘 스터리지가 부상으로 빠지고, 다른 공격수가 없는 상황이기에 토레스를 변호하는 건 디 마테오 감독이 응당 해야 하는 일이다. 사실 그토록 값비싼 몸값의 스타라면 몇 골 넣은 걸로는 충분하지 않다.


디 마테오는 지난 시즌 첼시에 UEFA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선사했지만, 그의 자리는 그다지 안전하지 않다. 물론 이는 첼시의 그 어떤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만일 토레스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디 마테오는 감독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첼시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최고 수준의 공격수를 영입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기회를 잡았다면 유벤투스를 꺾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내년 1월까지 토레스에게 시간은 남아 있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 시작해야 한다. 이적료 때문에 이미 그에게는 누구보다 많은 기회가 있었는데, 이는 곧 토레스가 그만큼 많이 활약해야 한다는 의미도 된다. 시간이 부족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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