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클리블랜드까지 '접수'했다. 추신수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응원곡으로 나오는 '강남스타일'에 선수들은 물론 관중들도 '말춤'을 선보이고 있다고. 추신수는 '강남스타일'을 영어로 번역하지 않고 한국어로 부르는 싸이의 남다른 자부심에 더 큰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사진=연합뉴스) |
메이저리그 데뷔 후 한국 노래를 응원곡으로 선택한 건 처음입니다. 이전에 원더걸스의 ‘노바디’란 노래를 훈련할 때 틀어놓고 운동한 적은 있었지만 본 경기 때는 아예 응원곡을 사용하지 않거나 팝 음악을 선택해서 틀곤 했어요. 한 번은 한국 가요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 신나는 한국 댄스 음악을 응원곡으로 쓰려다가 그 노래를 아는 사람들이 없어 결국엔 포기한 적도 있었죠.
싸이 씨의 ‘강남스타일’은 저는 물론 선수들, 구단관계자들, 그리고 야구장을 찾는 관중들이 대부분 알고 있는 노래라 제가 고민할 이유가 없었어요. 오히려 선수들이 ‘강남스타일’을 서로 응원곡으로 사용하겠다고 나설까봐 일찌감치 ‘찜’을 해뒀습니다.
선수들이 이미 유투브 동영상을 통해 싸이 씨의 ‘말춤’을 본 탓에 저한테 그 춤을 가르쳐달라는 부탁이 수시로 들어옵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다가 춤에 대한 관심이 보통이 아닌 것 같아 저도 집에서 아내한테 개인교습을 받은 후 다음 날 경기장가서 선수들에게 가르쳐주기도 했습니다.
제가 선수들에게 물어봤어요. ‘강남스타일 노래가 왜 좋으냐?’고.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신나는 멜로디와 재미있는 ‘말춤’이 압권이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리고 이 얘기도 덧붙였습니다.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여성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자꾸 ‘강남스타일’을 반복해 보게 된다고^^.
브루스 필즈 타격코치와 장난을 치며 웃음을 터트리는 추신수(사진=순스포츠 홍순국 기자) |
지금은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 경기를 위해 캔자스시티에 와 있습니다. 이곳 일정을 마치고 시카고로 넘어가서 3연전을 치르고 홈인 클리블랜드로 돌아가면 시즌 마지막 원정경기가 마무리됩니다. 어느새 시즌 종료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셈이죠. 시간 정말 빠르네요.
시즌 마치면 가족들과 마이애미로 여행을 갔다가 10월 말 경 한국으로 들어갈 예정입니다. 이번 귀국의 목적은 ‘힐링’이에요. 육체적인 부상 치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심리 치료에 가장 큰 시간을 할애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왼손 투수에 대해 약했던 이유와 그에 대한 치료 방법을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함께 찾고 싶어요. 물론 꾸준한 훈련을 통해 극복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심리적인 부분이 훨씬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동안 좌투수한테 약했던 저를 보고 많이들 답답해 하시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많았다고 들었어요. 선수인 저는 오죽했을까요? 아무쪼록 내년에는 이런 얘기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시즌 마치고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네요.
시즌 마지막 원정길에 나선 추신수. 시즌 종료 후 귀국하게 되면 심신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다.(사진=순스포츠 홍순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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