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PR 주장 박지성은 과거 맨유 시절 '골=팀 승리' 공식을 만들었을 만큼 순도 높은 활약을 자랑했다. / 스포츠서울 DB |
[스포츠서울닷컴ㅣ유성현 기자]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의 첫 승 소식은 또 다시 들려오지 않았다. 강호 토트넘을 상대로 선제골 획득에 성공하고도 자책골 불운에 시달린 끝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무승의 늪은 어느덧 5경기로 늘어났다. 순위는 여전히 강등권인 19위에 머물러 있다.
맨체스터 시티-첼시-토트넘으로 이어진 '죽음의 일정'의 성적표는 1무2패가 됐다. 승리를 거두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 일정이었지만 점차 나아지는 경기력에 첫 승을 향한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90분은 길었다.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하며 첫 승 신고를 다음 기회로 미뤘다.
후반 초반까지는 QPR의 의도대로 경기가 흘렀다. 하지만 후반 15분 알레한드로 파울린의 자책골 이후 집중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1분 뒤에는 저메인 데포에게 역전골을 내주며 단 2분 만에 경기 분위기를 토트넘에 내줬다. 다시 동점을 이룰 기회도 있었다. 후반 21분 데이비드 호일렛이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았지만 슈팅 타이밍을 놓친 장면은 QPR로선 두고두고 아쉬웠다.
QPR은 리그 5경기에서 단 3골을 기록할 만큼 공격력이 약점으로 꼽히는 팀이다. 부족한 팀 득점력 마저도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부동의 스트라이커인 바비 자모라가 팀 득점 3골 모두를 기록 중이다. 투 톱 파트너 앤디 존슨이 최근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 진단을 받아 자모라에게 득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토트넘전에는 주로 측면에서 뛰는 호일렛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기용했지만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최전방의 자모라를 지원하는 동료 선수들의 도움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캡틴' 박지성의 더욱 공격적인 활약이 절실하다. 지난 3라운드까지 리그 내에서 가장 많은 득점 기회를 제공한 선수로 꼽힐 만큼 '도우미' 역할에 치중했던 박지성이지만, 지금처럼 팀 공격이 꽉 막힌 상황에서는 직접 골 사냥에 나서야 한다.
5경기 연속 풀타임 활약에도 박지성의 공격 포인트는 아직 '제로'에 머물러 있다. 박지성이 주 포지션인 측면 미드필더로 연달아 기용되고 있는 만큼 다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7시즌 동안 205경기에서 27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보였던 그였기에 '이적 후 첫 골'에 대한 기대감은 클 수 밖에 없다.
맨유 시절 '박지성 골=팀 승리'로 이어졌던 필승 공식이 있었던 점도 눈여겨 볼 만 하다. 박지성이 골을 넣은 25경기에서 맨유는 23승1무1패를 기록했다. 비록 지난 1월 리버풀전에서 박지성이 골을 넣고도 맨유가 1-2로 져 공식이 깨지긴 했지만, 무려 92%에 달하는 승률 만큼은 충분히 의미 있는 수치였다. 박지성이 골을 터뜨린다면 QPR의 첫 승 소식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
죽음의 일정을 소화한 QPR은 웨스트햄-웨스트브롬위치로 이어지는 리그 일정이 예정돼 있다. 지금까지 맞붙었던 팀들보다는 해볼만 한 상대다. 강팀을 상대로 수비력에 신경을 썼던 박지성도 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 이제는 '캡틴 박'의 첫 골이 터질 때가 됐다.
yshale@med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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