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6일 목요일

모드리치 vs 외질...무리뉴의 선택은?








[골닷컴 스페인] 벤 헤이워드, 폴 맥도날드, 편집 박정호 기자 = 루카 모드리치와 메수트 외질이 레알 마드리드의 플레이메이커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 주말, 스페인은 온통 호날두와 관련된 뉴스로 가득 찼다. 호날두는 그라나다와의 프리메라 리가 3라운드 경기에서 두 골을 기록하였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골 세레모니를 하지 않았다. 특히 그는 경기 중 부상을 당해 교체된 이후 믹스드 존에서 자신이 마드리드에서 겪고 있는 슬픔에 대해 하소연했다. 결국 스페인 언론의 헤드라인은 호날두의 얘기로만 채워졌다.

그러나 사실 그라나다전의 주인공은 모드리치였다. 모드리치는 이날 프리메라 리가 데뷔전을 치렀고, 무리뉴는 많은 고민 끝에 외질이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했던 플레이메이커 자리에 모드리치를 출전시켰다. 그리고 모드리치는 그야말로 홈 팬들을 열광시키는 데 성공했다.

모드리치는 많은 패스를 성공시켰을 뿐만 아니라, 활발한 움직임으로 여러 차례 돌파도 시도하고 사비 알론소와 사미 케디라의 빈 자리를 채워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호날두, 호세 카예혼, 곤살로 이과인에게 연결한 날카로운 스루 패스들은 이날의 백미였다.

모드리치는 후반 12분경에 교체되어 나갔고 레알 팬들은 열렬한 박수로 그의 데뷔전을 축하해줬다. 그동안 레알은 미드필드에서 유기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고 무리뉴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모드리치를 영입했다. 그리고 이날 모드리치는 자신의 진가를 모든 사람들에게 톡톡히 보여줬다.

무리뉴는 경기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모드리치가 정상 컨디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모드리치는 올여름 프리 시즌 동안 제대로 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고 아직 몸 상태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더욱 기다릴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날 보여준 활약 만큼은 앞으로 그가 레알 미드필더진에서 어떠한 역할을 맡을지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물론 이는 레알로서 매우 좋은 소식이지만, 외질에게는 심각한 고민일 것이다.

외질은 모드리치와 교체되어 출전할 때 잠시 허공을 멍하니 쳐다봤다. 그는 베르더 브레멘에서 이적한 뒤 레알에서 50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그러나 스페인 언론으로부터는 항상 마무리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올 시즌에는 EURO 2012의 여파인지 심각한 컨디션 난조를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드리치의 등장은 그에게 매우 큰 위협이 될 것이다.

외질은 카카와의 경쟁에서 승리한 뒤 레알의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경쟁 상대를 만났고 외질 또한 인터뷰에서 "모든 마드리드 선수들은 언제나 경쟁의 압박에 시달린다. 팀은 11명이 아닌 18명 이상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고, 선수들은 이에 서서히 적응을 해야 한다. 이는 나와 카카, 모드리치가 아닌 모두에게 해당하는 문제다."라고 고백했다.

당분간은 외질보다 모드리치가 우위를 점할 듯 보인다. 그라나다전 이후 무리뉴는 "바르셀로나전과 오늘 경기에서 모드리치는 좋은 활약을 했다. 우리 팀에 새롭게 합류했음에도 말이다."라며 엄지 손가락을 추어올렸다.

외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체력적인 부분에 있다. 2011-12시즌 당시 외질은 총 30경기에 선발로 출전했지만, 이중 21경기는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챔피언스 리그 10경기에서도 풀타임 출장은 2경기에 그쳤다. 모드리치는 이에 반해 프리미어 리그 36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34번에서 90분을 모두 소화했다. 물론 외질에게는 카카라는 경쟁 상대가 있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외질은 기복이 심하고 체력적으로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모드리치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투쟁심과 공격력을 갈고 닦았다. 그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하면서 수비적으로도 놀라운 면모를 보여줬다. 수비력에 있어서 외질은 모드리치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특히 그라나다전에서 모드리치는 공격 일변도로 나서기보다는 경기의 완급을 조절하며 공을 소유할 때와 패스할 때를 구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라나다는 이에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었고 경기 양상은 자연스럽게 마드리드에로 넘어왔다.

경기의 주도권이 잠시 그라나다에 넘어갔을 때도 모드리치 만큼은 경기장 위에서 자신의 장점을 여실히 보여줬고, 이제는 외질이 선발 명단에서 밀릴 위기에 놓여있다.

외질은 올 시즌 4경기에서 단 하나의 도움만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수페르코파 1차전에서 호날두의 헤딩을 도운 크로스였다. 그러나 이마저도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어시스트였고,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는 느리고 굼떠 보였다. 그리고 이제는 무리뉴마저 인내심을 잃어버린 듯 하다.

모드리치가 만약 중앙 미드필더로서 출전을 하게 된다면 외질과 공존도 가능하다. 그러나 무리뉴는 4-2-3-1 포메이션을 고수하고 있고 스페인 언론도 외질과 모드리치를 직접적인 경쟁자로 평가하고 있다.

레알과 스페인 대표팀에서 공격수로 활약했던 알폰소는 "모드리치와 외질이 번갈아 출전하리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현재 그것이 레알의 전술이고 무리뉴가 외질에게 경쟁의식을 심어주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이는 무리뉴의 현명한 선택이었다. 외질은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한 이후 처음으로 자신이 벤치 멤버로 전락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물론 무리뉴는 외질의 가치를 알고 있고, 그가 지난 두 시즌동안 보여준 실력을 되찾기를 바라고 있다.

무리뉴는 외질이 더욱 많은 잠재력을 보여주리라 믿고 있고 모드리치의 합류가 선의의 경쟁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할 것이다. 지난 시즌 카림 벤제마와 이과인이 보여준 것처럼 말이다.

현재까지의 승자는 모드리치다. 올여름 마드리드는 모드리치를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고 지금까지는 그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무리뉴는 모드리치의 적응속도에 만족했고 모드리치의 컨디션이 올라감에 따라 그의 가치를 증명할 기회를 더욱 많이 받게 될 것이다.

외질로서는 그의 자리를 되찾기 위한 도전이 시작되었다. 외질은 마드리드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지만 축구란 변덕스럽게 마련이고 지금 그 주인공은 외질이 아닌 모드리치다. 어쨌든 무리뉴로서는 행복한 고민에 빠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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