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찾은 박태환, 라이벌 쑨양과 자유형 200m 공동 2위
[런던=CBS체육부 박세운 기자] 박태환(23·SK텔레콤)이 활짝 웃었다. 어쩌면 런던에 도착해 처음으로 마음 편하게 웃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자유형 400m 실격 소동 때문에 마음고생이 많았던 '마린보이'. 자유형 200m에서 온갖 우려를 이겨내고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아, 왜 이렇게 빨라요."
박태환이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던진 첫 마디가 그의 편안해진 심리 상태를 보여준다.
야닉 아넬(프랑스)이 1분43초14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레이스를 마친 가운데 공교롭게도 박태환은 라이벌 쑨양(중국)과 동시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기록은 1분44초93.
박태환이 묘사한 막판 상황은 처절함 그 자체였다.
박태환은 "5m를 남겨두고 사실 내가 조금 이기고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 5m를 정말 못가겠더라. 너무 힘들었다. 쑨양의 막판 스퍼트가 워낙 좋다보니 마지막에 처진 것 같다"라며 아쉬워 했다.
그러나 금세 다시 미소를 지었다. "(쑨양이) 저보다 신체가 크잖아요. 똑같이 해도…"라고 말을 흐리며 활짝 웃었다. 여유를 되찾은 듯 밝은 표정이었다.
그리고 박태환의 말처럼 쑨양의 신장은 198cm로 박태환보다 무려 15cm가 크다.
박태환은 쑨양과의 공동 2위와 관련해 "막판에 이겼든 졌든 간에 저 선수와 같이 레이스를 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아넬도 마찬가지다. 저런 세계적인 선수와 언제 대결해보겠나. 세계적인 선수들과 시상대에 오르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박태환은 올림픽 2회 연속 자유형 200m 금메달을 따냈다. "색깔은 금이 아니지만 내게는 올림픽 은메달이 아니라 올림픽 메달이다. 또 목에 걸 수 있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큰 축복이다"라며 기뻐했다.
박태환은 경기가 끝나고 몸 상태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신의 입으로 처음 털어놨다. 아무래도 이틀 전 실격 소동의 여파가 남아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마이클 볼 코치의 조언이 박태환에게 다시 날개를 달아줬다.
박태환은 "사실 자신감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아넬과 쑨양이 메달 싸움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볼 코치가 내 기분이 안좋다는 것을 알았는지 마지막까지 기운을 북돋아줬다. 훈련 잘 됐으니까 훈련한대로만 하면 좋은 기록낼 수 있을 거라고, 자신감 가지라고 말해줬다. 나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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