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수끼리 4강 대진 피하려고 '져주기 게임' 연출
(런던=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유리한 4강 대진을 위해 져주기 경기를 펼친 중국 대표팀의 얄팍한 '꼼수'에 분통을 터트렸다.
31일 오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아레나에서 펼쳐진 정경은(KGC 인삼공사)-김하나(삼성전기·세계랭킹 8위) 조와 세계랭킹 1위인 왕샤올리-위양(중국) 조의 여자복식 조별리그 A조 3차전을 지켜보던 팬들은 일제히 야유의 목소리를 높였다.
왕샤올리-위양 조는 일부러 서비스를 잘못 넣어 점수를 까먹는가 하면 정경은-김하나 조의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않아 점수를 허용하는 황당한 장면을 연출했다.
세계랭킹 1위인 왕샤올리-위양 조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정경은-김하나 조를 크게 압도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성의없는 플레이로 연속 실점하며 0-2(14-21 11-21)로 완패했다.
성한국 대표팀 감독은 일부러 져주는 중국 선수들을 보고 심판에게 항의했다.
결국 보다 못한 심판장이 직접 코트로 들어와 중국 선수들에게 똑바로 경기에 나설 것을 주문하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하지만 중국 선수들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고, 한국에 패해 A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중국 선수들이 이날 한국에 일부러 진 것은 4강 대진에서 중국 선수끼리 붙지 않게 하려는 꼼수였다.
여자복식은 4개 팀씩 A~D조까지 4개조로 나뉘어 각조 1,2위가 8강에 진출한다.
A조와 C조의 1,2위와 B조와 D조의 1, 2위가 각각 크로스 토너먼트를 통해 4강 진출팀을 결정한다.
애초 실력대로 경기를 했다면 김하나-정경은 조는 A조 2위가 돼 C조 1위인 하정은(대교눈높이)-김민정(전북은행) 조와 8강에서 맞대결을 치르게 된다.
이러면 왕샤올리-위양 조는 인도네시아 조와 8강을 펼친 뒤 4강에서 대만(B조 1위)-중국(D조 2위)전 승자와 만나게 된다.
D조 2위인 자오윈레이-톈칭 조는 세계랭킹 2위로 B조 1위인 대만의 청원싱-첸여우친(랭킹 10위) 조보다 전력에서 앞서 낙승이 예상돼 4강에서 중국 선수끼리 맞붙게 된다.
이 때문에 중국은 4강에서 자국 선수끼리 만나는 대진을 피하려고 왕샤올리-위양 조를 정경은-김하나 조에 일부러 지게하는 '쇼'를 펼친 것이다.
성한국 감독은 "중국 선수들이 고의로 점수를 내주는 등 황당한 경기를 했다"며 "중국의 행동은 스포츠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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