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후반기 첫 경기 실수를 인정했다. 스퀴즈 번트를 포함한 여러 상황을 대비하지 못한 ‘쿨한’ 자책도 역시 ‘끝판대장’이었다. 사진= 김현민 기자 |
‘끝판대장’의 인정은 쿨했다. 삼성 라이온즈 특급 마무리 오승환이 스퀴즈 번트에 고개를 숙였던 순간을 “내 잘못”이라고 표현했다. 후반기 첫 경기,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다 228세이브 기념상 수상식날 숙였던 고개를 다시 들었다.
오승환은 지난 24일 대구 SK전에서 후반기 첫 등판했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다. 6-6으로 팽팽히 맞선 연장 10회초 1사 2루, 득점권 주자를 내보낸 뒤였다. SK 김강민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고, 주자 1, 3루 상황에 임훈의 기습 스퀴즈 번트에 1실점해 6-7로 패했다. 팀의 연장 패배를 지키지 못한 ‘끝판대장’이었다.
25일 경기를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만난 오승환은 더위에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오승환은 “몇 도까지 올라가야 경기 못하는지 알아요? 황사가 심하면 취소되는 규정이 있던 것 같던데…”라며 “그래도 어제보단 시원하네요”라고 가볍게 말문을 열었다.
자연스럽게 지난 경기 얘기를 꺼냈다. 스퀴즈 번트의 화근이 된 것은 김강민에게 맞은 첫 안타였다. 오승환은 “실투였다. 가운데로 몰렸다”고 짧게 답했다. 그리고 결정적 패인이 된 임훈의 스퀴즈 번트 상황.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오승환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바깥쪽으로 뺀다고 뺐는데…”라고 털어놨다. 임훈은 이날 오승환의 오른쪽으로 흐르는 높은 바깥쪽 공을 몸을 날려 스퀴즈 번트를 성공했다.
아쉬움이 이어졌다. 거의 자책에 가까운 자기 반성이었다. 오승환은 “이상하게 잘 풀리지 않았다. 타자들은 번트 연습을 많이 하기 때문에 어떤 공이든지 잘 칠 준비가 돼 있다. 그런데 하필이면 좌타자가 들어왔다. 우타자였으면 번트를 맞지 않게 던질 수 있었는데…”라며 아쉬움을 남긴 뒤 “어제는 마운드에 올라 주자를 보지도 않았다. 여러 상황에 대비를 했어야 했는데, 내 잘못이다”라고 했다.
오승환은 올 시즌 20세이브를 보태 25일 현재 개인 통산 232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이미 역대 통산 개인 최다 세이브(228개)를 넘어서 세이브 추가를 할 때마다 한국프로야구의 역사가 된다. 기록을 의식하지 않는 선수는 없다. 냉철한 오승환에게도 세이브 상황과 아닌 상황의 차이가 있을까.
오승환의 답변은 고민의 여지도 없이 “전혀 차이가 없다”였다. 오승환은 “마운드에 올라갈 때 ‘세이브 기록을 하나 더 세워야지’라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어떤 상황에 올라가도 마찬가지다. 단지 안타를 맞지 않고 실점을 하지 않는 것만 생각할 뿐이다. 어제도 마찬가지였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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