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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기자]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스즈키 이치로가 플래툰플레이어로 입지가 축소될 전망이다. 이치로는 12년간 몸담았던 정든 시애틀 매리너스를 떠나면서 몇 가지 불리한 조건을 모두 감수하기로 했다.
우선 ▲하위 타순 타자가 됐다. 주로 1번 또는 3번을 친 시애틀 시절과 달리 양키스에선 7∼9번 타자로 기용된다. 트레이드 후 첫 경기인 24일 시애틀전서도 그는 8번타자로 나섰다.
▲포지션도 변경된다. 이치로는 일본 시절부터 선수 생활의 거의 전부를 우익수로만 뛰었다. 시애틀에선 한때 중견수를 본 적이 있지만 좌익수로 나선 적은 한 번도 없다. 일단 이날 경기서는 자신의 포지션인 우익수로 나섰지만 양키스는 향후 그를 좌익수로 기용한다는 복안이다.
▲상대 선발이 왼손 투수일 경우 라인업에서 빠진다. 브라이언 캐시맨 양키스 단장은 "오른손 투수가 등판하는 경기에만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킬 것"이란 점을 분명히 밝혔고, 이치로도 동의했다. 플래툰 플레이어로 전락한 셈이다.
▲분신이나 다름 없는 등번호 51번도 포기했다. 이치로의 새 번호는 31번이다. 양키스의 51번은 영구결번이 아니다. 그러나 2006년 이후 누구도 이 번호를 달지 않았다. 1990년대 양키스 외야의 주축이었던 버니 윌리엄스(은퇴)의 번호이기 때문이다. 향후 영구결번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이치로는 "51번은 물론 내게 특별한 번호다. 하지만 양키스에서 51번이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하면 그 번호를 요구하기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시애틀과 맺었던 5년 9천만달러 계약이 끝나는 올해 이치로의 연봉은 1천700만달러. 그러나 연봉의 상당액을 시애틀이 향후 거치하기로 해 실제 지급받는 돈은 700만달러다. 이 가운데 양키스가 지불해야 할 잔여 시즌 연봉은 225만달러. 여러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드 거래가 성사된 건 그만큼 시애틀을 떠나겠다는 이치로의 의지가 강력했기 때문이다.
이치로는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시애틀이) 리빌딩이 한창인 상황에서 내 자리만 고집할 수 없었다. 젊은 선수들을 위해 자리를 비워줘야 할 필요가 있었다"며 트레이드를 자청한 배경을 밝혔다. 시애틀은 이번 거래로 D.J. 미첼과 대니 파커 두 명의 무명 투수를 양키스로부터 받아들였다. 즉시 전력감과는 거리가 먼 선수들이다. 뉴욕과 시애틀 등 현지 언론들은 이를 두고 "떨어질 대로 떨어진 이치로의 위상을 극명하게 보여준 트레이드"라고 평가했다.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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