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일 월요일

최진수 “러시아에게 당한 1패가 아닌 그냥 1패”







“짜증났어요.”

최진수의 모처럼 만에 국가대표 복귀전 소감이었다.

최진수는 지난 2009년 이후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다. 광저우 게임에는 예비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고, 2011 아시아 선수권대회에는 예비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오면서 생긴 공백 때문이었다.

최진수는 2009년 이후 3년 만에 대표팀에 뽑히며 최종예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3일, 3년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최종예선 러시아와의 C조 예선에서 56-91, 35점차로 패했다.

최진수는 16분을 출전해 6점을 기록했다. 기록이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3년 만에 복귀전이라는 점과 상대가 강호 러시아였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결코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하지만 최진수에게 상대는 중요하지 않았다. 1패라는 사실이 중요했다.

“사실 러시아도 제 컨디션이 아닌 것 같았어요. 그런데 우리가 준비한 것을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한 채 이렇게 패했다는 게 너무 분해요. 화도 나고 짜증도 나죠. 현실을 모른다고 할 수 있겠지만 지금 기분은 좋지 않아요.”

최진수는 승부욕이 강하다. 2009년 윌리엄존스컵 당시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잭슨 브로만을 앞에 두고 인 유어 페이스 덩크를 시도 한 이유도 “내 앞에서 멋진 플레이를 하는데 당하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밝힐 정도로 승부욕이 강하다.

중학교 시절 한국에서 당한 1패 이야기조차도 끔찍하게 싫어할 정도로 최진수는 팀이나 개인으로써 지는 것 자체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나타낸다. 이 날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3년 만에 복귀전을 치른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제가 뭘 잘했다고 이런 인터뷰를 하는 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러시아 전만 계속 떠올라서요. 솔직히 지금 당장은 화가 나서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경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지도 떠오르지가 않아요. 좀 가라앉히고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최진수는 쉽게 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하지만 최진수를 봤던 사람들이라면 ‘가장 최진수 다운 모습’이라고 평가 할 만 한 그런 모습이다.

“러시아 같은 강팀에게 지건 최하위권 나라에게 지건,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에요. 어쨌든 경기 후 성적표에는 ‘패’가 기록된 거잖아요.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경기는 어떻게 해서든지 이겨보고 싶어요.”

 

  2012-07-03   박단비 기자(pdb1228@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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