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1일 일요일

김용수 감독 “오승환, 최고 마무리 3박자 갖췄다”







[일간스포츠 하남직]


오승환(30·삼성)이 통산 228세이브째를 달성한 날, 종전 최다 세이브 기록 보유자인 김용수(52) 중앙대 감독이 본지에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 김 감독은 "오승환은 자기관리, 강심장, 팀과의 궁합 등 최고 마무리의 3박자를 모두 갖췄다"고 칭찬했다.

LG 투수코치로 일하던 2008년 오승환(삼성)의 훈련 장면을 유심히 지켜본 적이 있다. 캐치볼을 할 때 공 하나하나에 힘을 쏟더라. 오승환은 이미 2006년과 2007년 2년 연속 40세이브(47, 40개)를 기록한 정상급 투수였다. 하지만 훈련할 때는 신인보다 더 진지했다. 당연한 일 아니냐고? 이미 정상에 선 선수가, 더 큰 목표를 세우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다. 예상대로 오승환은 대기록을 세웠다.

프로 8년차에 228세이브라…. '정말 대단하다'는 말보다 더 좋은 표현을 찾고 싶을 정도다. 꾸준하게, 대단한 기록을 쌓아 온 오승환에게 박수를 보낸다. 오승환의 세이브 기록은 '한국 프로야구 현대화'의 완성을 알리는 메시지 중 하나다.

필자가 현역으로 뛸 때(1985~2000년·MBC, LG)만 해도 투수 분업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나는 마무리와 선발을 오갔다. 30세이브(1994·95년)를 거두기도 하고, 18승(98년)을 기록하기도 했다. 마무리에 전념했다면 세이브(통산 227개)가 더 늘어났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세이브를 더 쌓았다고 해도 언젠가 오승환이 뛰어넘었을 것이다.

'전문 마무리' 투수는 고된 자리다. 등판 시점을 점치기 어렵다. 늘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몸이 안좋을 때에도 상대에는 위압감을 줘야 한다. 그게 마무리의 숙명이다. 오승환이 그랬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무리없이 연투를 소화했다. 고교·대학 시절 재활 경험(오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으로 '몸을 아끼는 법'을 체득한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어깨 재활, 2010년 팔꿈치(뼛조각 제거 수술) 재활도 잘 견뎌내며 2011년 다시 최고의 마무리 자리에 복귀했다. 뼈를 깎는 고통이라는 말. 오승환이 훈련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그 말의 의미를 되새긴다.

그렇게 '몸을 만들어'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무표정한 얼굴로 무거운 공을 던진다. 마무리는 정면승부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오승환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면승부를 택한다.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은 오승환을 믿는다. 한두 번의 블론 세이브는 그의 신뢰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삼성이 꾸준히 상위권에 위치하고, 탄탄한 불펜진을 구축한 덕에 오승환은 세이브를 더 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오승환이 있기에 삼성도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 오승환 개인, 그리고 팀의 승리다. 또한 오승환은 '확실한 마무리를 보유한 팀이 강자가 된다'는 현대 야구의 공식을 완성해냈다. 프로야구 전체에도 의미가 있는 기록이다. 오승환은 300세이브를 넘어 400세이브 달성도 가능할 것이다.

중앙대 감독·전 LG 투수코치

정리=하남직 기자 jiks7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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