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1일 일요일

‘50일째 무승’ 류현진, 해도 해도 너무 하네







[일간스포츠 김식]


씩씩한 '소년가장'이라지만 이 정도면 불우한 환경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한화 류현진(25)은 1일 대전 KIA전에서 7이닝 9피안타 2실점 탈삼진 7개를 기록했다.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상태에서 분투했지만 승리는커녕 패전투수(2승4패)가 됐다. '슈퍼 에이스'도 한화의 6연패를 막지 못했다.

류현진은 이날 최고 시속 151㎞를 기록한 직구의 비중(투구수 111개 중 62개)을 높이며 KIA 타선을 압박했다. 그러나 견갑골 부상 후 두 번째 등판인 만큼 특유의 피칭 밸런스로 던지지는 못했다. 안타 9개를 맞으며 2점으로 막은 것은 '선방'이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노장 투수들이 잇달아 은퇴하고 2010년에는 김태균·이범호 등 주축 타자들이 빠져나가면서 류현진은 홀로 팀을 이끄는 '소년가장'으로 불렸다. 지금은 류현진이 고군분투해도 소용 없다. 이날 허용한 안타 중 2~3개는 수비수들이 걷어낼 수 있는 타구였지만 안타로, 실점으로 이어졌다.

타선 도움도 전혀 받지 못했다. 한화는 1회 KIA 선발 앤서니의 보크와 희생 플라이를 묶어 1점을 얻은 게 전부였다. 한대화 한화 감독은 "타선 지원이 없어 이길 수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과거에는 류현진 등판 때 동료들이 집중하는 모습이 있었지만 최근엔 오히려 더 나빠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류현진은 6번째 3승 도전에 실패했다. 5월13일 롯데전(8이닝 1실점)에서 시즌 2승째를 따낸 그는 19일 SK전 패전 뒤 네 차례 등판에서 승패 없이 물러났고, 7월 첫 경기에선 패전을 기록했다. 잘 던지고도 야수 도움을 받지 못했고, 부상까지 입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류현진은 2006년 데뷔 후 매년 10승 이상을 거뒀다. 벌써 69경기를 치른 한화는 정규 시즌의 절반 이상을 소화했다. 남은 기간 류현진이 8승을 더해 10승을 채우기는 한층 버거워졌다.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는 한화의 전력과 분위기를 보면 더욱 그렇다.

류현진은 이날 평균자책점을 3.07로 낮췄다. 탈삼진은 108개로 2위 롯데 유먼(79개)과의 차이를 더 벌렸다. 그러나 무슨 수를 써도 류현진의 승리 기록은 2승에서 50일째 꼼짝을 않고 있다.

대전=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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