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순철 타격코치가 KIA 타자들의 프리배팅을 지켜보고 있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
삼성 삼성 전반기 팀 성적
야구전문가들은 시즌 전부터 삼성의 독주를 예상했다. 풍부한 선발진과 탄탄한 불펜진으로 무장한 삼성 마운드는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국민 타자’ 이승엽이 가세한 타선도 8개 구단 최고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1%도 틀리지 않았다. 삼성은 전반기를 45승2무31패로 마감했다. 당당한 시즌 1위였다.
Hot 플레이어
프로 9년 차의 박석민은 전반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타율 3할1푼6리, 17홈런, 62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8위, 홈런은 공동 3위, 타점은 2위다. 지금 추세라면 지난해 기록한 86타점과 2009년 기록한 24홈런을 넘어서는 역대 한 시즌 개인 최고 성적을 낼 게 분명하다. 특히나 박석민은 출루율 4할3푼1리에서 보듯 자신을 위한 타격보다 팀을 위한 출루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 모든 팀의 감독이 바라는 중심타자상(像)이다.
Cold 플레이어
2010, 2011년 2년 연속 10승을 거뒀을 때만 해도 차우찬은 류현진(한화), 김광현(SK)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리그 최고의 좌완투수가 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은 아니다. 3승5패 평균자책 6.06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16경기에 등판한 가운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도 2번밖에 없었다.
Key 플레이어
지난해 최형우는 30홈런으로 이대호를 제치고 첫 홈런왕에 올랐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삼성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은 40홈런도 가능하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최형우는 시즌이 시작하고 35경기 146타석 만에 시즌 첫 홈런을 기록했다. 전반기까지 그는 5홈런에 그쳤다. 그러나 전반기 막바지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전반기 마지막 4경기에서 최형우는 2경기 연속 홈런, 4경기 연속 안타와 타점을 기록했다. 8월에 그는 더 강해질 것이다.
롯데 롯데 전반기 팀 성적
롯데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진출엔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시즌 전 롯데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겠다”며 정규 시즌 1위를 공언했다. 하지만, 전망은 어두웠다. ‘팀 전력의 절반’이라 불리던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났고, 거액을 주며 영입한 FA(자유계약선수) 정대현은 부상으로 전반기 내내 등판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롯데는 40승4무33패로, 2위를 기록했다. 롯데가 몇몇 선수에 움직이는 허약한 팀이 아니라는 걸 성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Hot 플레이어
시즌 전까지 롯데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의 성공을 예상한 야구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일천한데 그는 지난해 미국 독립리그에서 뛰었다. 그리고 같은 해 KBO리그보다 한 수 아래인 타이완 리그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유먼은 전반기를 통틀어 외국인 투수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8승3패 평균자책 2.34를 기록했다. 17경기 가운데 무려 12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완투도 2번이나 했다.
Cold 플레이어
시즌 전 롯데 양승호 감독은 고원준을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고원준이 선발진에서 10승만 거둔다면 정규 시즌 1위도 꿈같은 전망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고원준은 양 감독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3승5패 평균자책 5.17로 부진했다. 경기당 투구이닝도 5이닝에 그쳤다. 재능은 타고났다. 프로는 재능만으로 성공하는 무대가 아니다.
Key 플레이어
롯데 외야수 전준우는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강한 남자다. 지난해 전반기엔 타율 2할7푼7리에 그쳤다. 그러나 후반기엔 타율이 6푼이나 오른 3할3푼7리를 기록했다. 올 시즌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전반기엔 타율 2할6푼5리, 3홈런, 29타점으로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기엔 어떤 활약을 펼칠지 아무도 모른다. 팀 동료 손아섭은 “후반기엔 (전)준우 형이 (이)대호 형으로 돌변할 것”으로 예상했다.
넥센 넥센 전반기 팀 성적
올 시즌 전반기 최고의 이변은 단연 넥센의 선전이다. 누가 넥센의 4위를 예상했겠는가. 시즌 초만 해도 넥센은 한화, LG와 함께 하위권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투·타의 조화와 강력한 중심타자를 바탕으로 40승2무36패로, 승률 5할을 넘어섰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드디어 포스트 시즌 진출 기회가 왔다”며 “절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Hot 플레이어
개인 기록만 보자면 강정호가 박병호보다 한수 위다. 강정호가 타율 3할4푼7리, 19홈런, 58타점을 기록한데 반해 박병호는 타율 2할8푼, 17홈런, 64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팀 공헌도로 치면 박병호가 한수 위다. 박형호는 팀이 치른 78경기에 모두 출전한 유일한 선수이며 득점권 타율도 3할3푼3리에 이르는 영영가 만점의 타자다. 중요한 건 그가 78경기를 모두 부담감이 심한 4번 타자로 뛰었다는 점이다.
Cold 플레이어
4월 11일 강윤구의 첫 선발등판은 환상 그 자체였다. 이날 목동 SK전에 등판한 강윤구는 6.2이닝동안 26타자를 상대로 삼진 14경기를 기록했다. 두 번째 등판이던 목동 KIA전에서도 6이닝 2실점하며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 강윤구는 등판 때마다 들쭉날쭉한 제구로 평범한 좌완투수로 전락했다. 7월 12일 이후엔 아예 불펜에서 뛰었다. 강윤구가 살아야 넥센 선발진도 풀가동할 수 있다.
Key 플레이어
4위팀 가운데 넥센은 선발승이 가장 적다. 1위 삼성에 11승이나 모자란 25승이다. 후반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선발진의 호투가 절실하다. 그래서 김병현의 어깨가 무겁다. 김병현은 전반기에 2승3패 평균자책 5.30을 기록했다. 숙구 구위와 변화구는 뛰어났으나 제구가 흔들린다는 평을 자주 들었다. 만약 과거의 제구력을 회복한다면 김병현은 넥센 선발진에 축복이 될 것이다. 그게 아니면 넥센 마운드 붕괴의 뇌관으로 작용할지 모른다.
두산
두산 전반기 팀 성적 |
Hot 플레이어
시즌 초반 두산은 불펜 때문에 힘들었다. 사이드암 고창성은 구위 저하로 1, 2군을 전전했고, 노경은은 선발로 전환했다. 이혜천은 지난해 그 이혜천이었다. 그 와중에 변진수가 나왔다. 6월 13일 1군에서 첫 등판한 변진수는 7월 12일까지 13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6월 13일 전까지 24승1무26패로 6위에 머물렀던 두산은 변진수의 등장 이후 17승12패를 기록했다.
Cold 플레이어
2010년 최준석은 타율 3할2푼1리, 22홈런, 82타점으로 생애 첫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됐다. 그러나 그해를 기점으로 서서히 내림세다. 지난해 타율 2할7푼1리, 15홈런, 75타점을 기록한 최준석은 올 시즌 전반기엔 타율 2할3푼1리, 3홈런, 22타점에 그쳤다. 최준석의 침묵과 함께 ‘장타 공장’이던 두산은 전반기 팀 홈런 32개를 기록했다. KIA 다음으로 낮은 홈런수다.
Key 플레이어
두산은 김동주의 팀이다. 그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 김동주가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결장한 16경기 동안 두산의 팀 타율은 2할6푼6리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복귀하고선 달라졌다. 김동주는 복귀 이후 6경기에서 23타수 8안타 5타점을 기록했다. 후반기 그가 건강하다면 두산의 ‘뚝심 타선’은 빠르게 회복될 것이다.
KIA
KIA 전반기 팀 성적 |
Hot 플레이어
김선빈은 165cm로 국내 선수들 가운데 최단신이다. 그러나 전반기 활약은 거인이 따로 없었다. 타율 3할7리, 3홈런 35타점, 21도루를 기록했다. 타율, 도루는 팀 내 2위, 타점과 홈런은 3위였다. 유격 수비도 뛰어나 KIA 내야진의 중심 역할을 담당했다. KIA 선동열 감독이 “전반기 우리 팀의 실질적인 MVP"라고 김선빈을 칭찬한 것도 무리는 아닌 셈이다.
Cold 플레이어
지난해 윤석민은 다승, 승률, 평균자책, 탈삼진왕에 오르며 투수 4관왕이 됐다. 정규 시즌 MVP도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그러나 올 시즌 전반기는 그리 특별할 게 없었다. 5승4패 평균자책 3.28를 기록했다. 경기당 투구이닝도 5⅔이닝밖에 되지 않았고 15번의 선발등판 가운데 퀄리티스타트도 7번에 그쳤다.
Key 플레이어
전반기 KIA의 팀 홈런은 24개에 불과했다. 69개의 SK에 비해 3배 가량 적었다. 장타율도 3할5푼3리로 가장 낮았다. 거포 타선으로 유명했던 타이거즈가 똑딱이 타선으로 변모한 것이다. 최희섭 책임이 크다. 이범호, 김상현이 부상으로 빠져 최희섭의 어깨가 더 무거웠지만, 그는 6홈런을 치는데 그쳤다.
SK
SK 전반기 팀 성적 |
Hot 플레이어
거대한 빙산과 충돌해 침몰한 타이타닉호처럼 SK 선발진도 부상이란 빙산에 부딪히며 좌초 위기에 몰렸다. 실제로 아퀼리노 로페스는 부상으로 퇴단했고, 마리오 산티아고는 부상으로 한달가량 개점휴업했다. 에이스 김광현도 부상으로 후반기에나 볼 수 있을 전망이며, 송은범은 아직 불안하다. 오로지 윤희상만이 선발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며 5승을 거뒀다. 퀄리티스타트도 8번으로 팀 내 최고였다.
Cold 플레이어
박정권은 야수조의 리더다. 타선에선 중심타자다. 그가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올 시즌 전반기의 박정권은 우리가 알던 그 박정권이 아니었다. 타율 2할4푼2리, 7홈런, 26타점으로 부진했다. 지난해까지 찬스에 강해 ‘해결사’ 소릴 들었지만, 올 시즌은 득점권 타율은고작 2할1푼3리밖에 되지 않았다. ‘리그 최고의 1루 수비’라는 호평도 전반기엔 들리지 않았다.
Key 플레이어
SK의 주전포수는 정상호와 조인성이다. 그러나 올 시즌 SK로 이적한 조인성은 투수들을 파악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박경완은 1군에서 뛰는 게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정상호는 전반기를 타율 1할9푼, 2홈런, 10타점으로 끝냈다. 정상호가 후반기에 부활하지 않는다면 SK의 부진은 길어질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정상호가 살아난다면 SK의 대반격은 성공적으로 전개될 것이다.
LG
LG 전반기 팀 성적 |
Hot 플레이어
박용택마저 부진했다면 LG와 한화의 순위는 뒤바뀌었을 것이다. 박용택은 타율 3할7리, 7홈런, 45타점, 19도루로 팀 타자 가운데 가장 안정적 활약을 펼쳤다. 특히나 73경기에 출전해 325타석에 들어서며 팀에서 가장 내구성이 좋았다. LG는 후반기에 정성훈뿐만 아니라 박용택에게도 4번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Cold 플레이어
LG의 숙원을 푸는가 싶었다. 레다메스 리즈를 대신해 봉중근이 연방 세이브를 기록할 때만 해도 ‘야생마’ 이상훈 이후 최고의 마무리가 등장한 줄 알았다. 실제로 봉중근은 5월 1일부터 6월 13일까지 13경기 연속 세이브에 성공했다. 하지만, 6월 22일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고서 오른손을 자해하며 팀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때부터 LG는 급격하게 추락했다.
Key 플레이어
전통적으로 LG는 1번 타자가 좋은 팀이었다. ‘슈퍼소닉’ 이대형은 그 전통을 잇는 타자처럼 보였다. 해마다 120안타 이상을 쳤고, 30도루 이상 기록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진 4년 연속 60도루 이상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진이 올 시즌 전반기까기 이어졌다. 전반기 그의 타율은 1할7푼7리에 불과했고, 도루도 15개밖에 되지 않았다. 후반기 이대형의 부활은 득점루트가 빈약한 LG에겐 절대명제다.
한화
한화 전반기 팀 성적 |
Hot 플레이어
돌아온 김태균은 대단했다. 전반기를 타율 3할9푼8리, 12홈런, 52타점으로 마감했다. 출루율은 5할에 가까운 4할9푼1리였다.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 구단 사상 전반기에 이처럼 타격 성적이 좋았던 타자는 없었다. 지금 흐름이라면 1982년 MBC 백인천 이후 30년 만의 4할 타자 등극도 불가능은 아니다.
Cold 플레이어
시즌 전 한화의 선전을 예상한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강력한 마운드’를 근거로 삼았다. 특히나 한화가 ‘5년 동안 영입하려고 공을 들였다’던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배스가 어떤 투구를 선보일지 기대했다. 그러나 현실은 참혹했다. 한화의 전반기 팀 평균자책은 4.94로 8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였다. 배스는 2경기만 등판한 채 미국으로 돌아갔다. 대신 입국한 션 헨은 알고보니 불펜투수였다. 야구계는 “이런 블랙코미디는 한화가 아니고선 연출하기도, 보기도 힘든 장면”이라며 입을 모은다.
Key 플레이어
한화의 후반기 키플레이어는 한대화 감독이다. 올해로 계약기간이 끝나는 한 감독은 시즌 성적뿐만 아니라 향후 한화의 진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약 한 감독이 자리에 연연하다면 온갖 무리수를 동원할 것이고, 팀이 망가질 확률이 높다. 다행인 건 한 감독이 “마지막까지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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