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1일 일요일

추신수마저 또…한국인 빅리거와 올스타전의 악연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팬 투표와 감독 추천으로 2012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할 선수들이 확정됐다. 예상대로 추신수(30)의 이름은 없었다.

추신수가 올스타에 선발되지 못한 것이 놀랄 일은 아니다. 모든 팀에서 최소 1명씩의 선수를 올스타에 뽑는 것이 관례지만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1순위가 아니었다. 클리블랜드에서는 유격수 아스드루발 카브레라와 마무리 투수 크리스 페레즈가 감독추천으로 선발됐다.

예견된 일이었지만 추신수로서는 아쉬운 일이다. 추신수는 불운이라고 할 만큼 올스타전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2009년에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낸 추신수는 올스타에 준하는 활약을 했지만 지명도 면에서 밀려 올스타가 되지 못했다. 당시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감독이던 조 매든 감독(탬파베이 레이스)도 추신수를 선발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을 정도의 성적이었다.

2010년에는 모두가 꼽은 클리블랜드의 올스타 1순위 후보였지만 또 한 번 불운이 추신수의 발목을 잡았다. 올스타전을 향해 순조로운 항해를 하던 추신수는 올스타 명단 발표 이틀 전에 오른손 엄지손가락 부상을 당하며 3주 뒤에야 복귀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첫 올스타를 올해로 미뤘지만 다시 실패하며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올스타전과의 악연을 가진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추신수 뿐만이 아니다. 박찬호는 LA 다저스 시절인 1997년 14승을 올린 이후 매년 13승 이상을 꾸준히 올렸지만 처음으로 올스타가 된 것은 2001년이다.

2000년에는 올스타 선정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팀 내 전국구 스타 케빈 브라운이 박찬호의 올스타 데뷔를 가로막았다. 결국 2000년 18승을 거두고 2001년 전반기 8승 5패, 2.8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이닝(131⅔)보다 많은 탈삼진(137)을 잡아내고 나서야 올스타전이 열린 세이프코 필드로 향할 수 있었다.

어렵사리 출전하게 된 2001 올스타전에서 박찬호는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01 올스타전은 '철인' 칼 립켄 주니어의 마지막 올스타전으로 관심이 끌었고, 랜디 존슨에 이어 3회말 내셔널리그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립켄을 맞아 초구에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을 얻어맞았다.

당시 예비 FA였던 박찬호는 승승장구하며 올스타전의 단골손님이 되어 명예회복의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2001 올스타전은 박찬호의 처음이자 마지막 올스타전이 됐다. 스즈키 이치로를 맞아 내야 땅볼을 유도하고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삼진으로 잡아낸 것을 위안 삼을 뿐이었다.

김병현도 올스타전과 관련해서는 아쉬움이 많다. 1999년 빅리그에 데뷔해 명성을 쌓아 나가고 있던 김병현은 2000년 올스타 명단 발표 시점까지 2승 3패 13세이브,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올스타는 될 수 없었다. 당시 내셔널리그 올스타 감독이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바비 콕스 감독이 김병현을 잘 몰랐기 때문이다. 동부지구 소속이던 콕스 감독이 지구 라이벌이 아닌 서부지구의 김병현(당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이후 더욱 위협적인 마무리투수로 성장한 김병현은 이듬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애틀랜타를 만났다. 그리고 3경기에 등판해 5이닝을 던지며 안타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고 2세이브를 올려 콕스 감독을 상대로 멋진 복수에 성공하고 팀을 월드시리즈에 올려놓았다.

월드시리즈에서 두 번의 좌절을 겪었지만 계속해서 주가를 올린 김병현은 결국 밀러파크에서 열린 2002 올스타전에 밥 브렌리 감독의 추천을 받은 내셔널리그 올스타로 참가한다. 하지만 박찬호와 마찬가지로 결과는 좋지 않았다.

내셔널리그가 앞선 7회초 2사 후에 등판한 김병현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안타 3개를 맞고 2점을 내줬다. 역전을 허용한 김병현은 패전 위기에까지 몰렸으나 7회말 내셔널리그가 역전에 성공하며 패전은 면했다.

야수 중에서는 아직까지 올스타전에 출전한 한국인 선수가 없다. 하지만 추신수는 아직 기회가 많고, 이학주를 비롯해 가능성 있는 여러 유망주들이 미래의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이 한국인 메이저리거와 이어진 올스타전의 악연을 끊을 수 있을지도 향후 관심사다.

[아직 올스타전과 연을 맺지 못한 추신수.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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