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와 LG의 경기가 1일 인천문학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삭발한 리즈와 윤요섭이 심각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인천=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7.01/ |
'깎는다고 다 똑같은 게 아니었다.'
올시즌 프로야구판에서 은근히 불어닥친 이상 트렌드가 있다. '삭발'이다.
여럿이 삭발을 단행한 팀은 삼성과 한화, KIA, LG 등 4개팀에 이른다. 올시즌 삭발 바이러스 유포자는 삼성이었다. 넥센전 3연패를 당한 뒤인 지난 5월 21일 최고참 포수 진갑용이 머리를 짧게 깎은 게 시작이었다. 이후 무더위가 너무 일찍 찾아오는가 싶더니 시원하게 밀어버린 머리가 다른 구단으로 급속히 번져갔다. 코칭스태프와 구단 관계자들은 요즘 덕아웃을 볼 때마다 "절에 온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삭발은 비단 스포츠 뿐만 아니라 큰시험을 앞두고 있거나 비장한 투쟁을 결의할 때 등장한다. 심리학적으로도 심기일전을 위한 선언효과, 조직원간 응집력을 드높이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삭발이라고 다 똑같은 게 아니었다. 장기 레이스인 프로야구에서는 시간이 지나고 나니 '약발'에 차등이 있었다. 삭발 효과를 톡톡히 본 그룹이 있는가 하면 전혀 그렇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쪽도 엄연히 존재했다. "빡빡 밀어서 야구 잘될 것 같으면 평생 밀고 다니겠다"는 비아냥이 슬슬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 KIA "어디 더 자를데 없나?"
삼성과 KIA는 지금 마음같아서는 다른데 어디 남은 털이 있으면 더 밀고 싶을 만큼 날아갈 기분이다. 삭발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진갑용이 스타트를 끊은 이후 6월 2일 이승엽이 동참하면서 동참자가 늘어나 '교도소 부대'가 됐다. 진갑용이 스타트를 끊었던 5월 21일까지 삼성은 15승1무18패, 승률 4할5푼5리로 선두에 승차 5경기 뒤진 6위였다. 지난해 통합 챔피언의 위용을 살리지 못했다며 류중일 감독 등 선수단은 엄청난 비난에 시달렸다. 하지만 삭발 이후 2일 현재까지 거둔 성적은 22승1무12패. 이전에 최다 4연패까지 했던 삼성이 이후 연패를 한 것은 2연패 2차례 뿐이었다. 삭발 이후 만회한 승수 덕분에 2일 현재 올시즌 처음으로 단독 선두(37승2무30패)로 등극하는 기쁨까지 누렸다.
KIA는 지난달 22일 단체 삭발을 했다. 삭발하기 전 성적은 선두와 7경기, 공동 4위권과 4경기 뒤진 7위(24승4무30패)였다. 삭발하고 처음 맞은 22일 SK전에서 4대6으로 패하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듯했지만 이후 파죽의 7연승을 달렸다. 이 기간 동안만 승률(0.875)을 놓고 보면 8개 구단 중 최고다. 이 덕분에 5할 승률(31승4무31패)에 진입했고, 4위와의 격차도 1.5경기로 줄였다.
▶한화 "삭발 어디갔어?", LG "아직까지는…"
최하위 한화에게는 삭발 효과도 외면하는 것일까. 웃다가 울었다. 한화 선수들이 단체 삭발을 시작한 것은 지난달 19일 LG전을 앞두고서다. LG전 이전에 강적 삼성과 SK를 만나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가 간신히 1승을 챙긴 뒤였다. 당시 한화는 21승1무36패(승률 0.368)로 여전히 최하위였다. 삭발 효과는 처음에 좋았다. LG, 두산을 잇달아 만나면서 올시즌 처음으로 2회 연속 위닝시리즈(4승2패)를 작성했다. 이후 KIA가 삭발을 단행했으니 한화를 벤치마킹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이게 웬걸. 가파른 상승세로 접어든 롯데를 만나 마구 당하더니 올시즌 최다 연패 타이기록(6연패)을 작성하고 말았다. 삭발 이후 승률은 3할6푼4리(4승7패)로 이전보다 더 떨어졌고, 탈꼴찌도 여전히 요원해졌다. 특히 4위와의 승차는 이전에 7.5경기에서 2일 현재 10.5경기로 훨씬 멀어지고 말았다. 가장 최근(6월 28일) 삭발을 한 LG는 이후 3경기에서 2승1패를 건지며 일단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한화의 행보를 보면 여전히 안심을 금물이다. 특히 삭발 이전에는 KIA에 승률에서 앞서 6위를 달렸지만 KIA가 톡톡한 '삭발 효과'로 훌쩍 달아나는 바람에 지금은 6위 넥센에 1경기 뒤진 7위가 됐다. LG는 현재 삼성-KIA의 웃음과 한화의 울음 사이에서 가슴을 졸이고 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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