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무적함대' 스페인이 이탈리아와의 EURO 2012 결승전에서 4-0 완승을 거두며 전무후무한 메이저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이번 결승전에서 스페인은 진일보한 제로톱 전술을 선보이며 현대 축구를 선도하고 있는 국가라는 점을 재차 입증해냈다.
스페인이 이탈리아와의 결승전에서 한 단계 빠르게, 한 단계 공격적인 축구를 펼쳐보이며 마침내 제로톱의 진가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사실 이번 결승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스페인은 지나칠 정도로 안정적인 패스 플레이에만 치중해 "지루하다"라는 비아냥에 시달려야 했다.
실제 패스 축구 신봉자인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마저 '유로 스포츠'에 기고하는 자신의 칼럼을 통해 "기본적으로 스페인은 그동안 점유율을 공격과 승리를 위해 활용했다면 이번 대회에서 스페인 점유율의 최우선 목적은 지지 않기 위한 용도이다"라며 부정적인 점유율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전의 스페인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마치 EURO 2008 당시의 스페인으로 회귀한 듯한 인상이었다. 마치 변속 기어라도 달고 나온 듯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스피드도 빨라졌고, 이탈리아 선수들 2~3명 사이를 세밀하면서도 날카롭게 파고드는 패스들이 연신 이어졌다.
이로 인해 스페인은 이전 경기들과는 달리 점유율에서도 떨어졌고, 패스 성공율 수치도 하락했으나 대신 한층 위협적이었다. 실제 전반 스페인의 점유율은 47대53으로 이탈리아에 밀렸고, 패스 성공율에서도 76대75로 아슬아슬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이번 대회 스페인의 평균 점유율이 60%였고, 평균 패스 성공율이 80%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스페인이 이전 경기들과는 달리 도전적인 패스들을 자주 시도했다는 걸 의미한다. 또한 수비에서 공격으로 마무리 짓는 속도가 이전보다 빨랐다는 걸 방증하기도 한다. 그러하기에 점유율과 패스 성공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던 스페인이었다.
전반 13분경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스루 패스를 이어받은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연결했고, 이를 다비드 실바가 헤딩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스페인은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이어진 41분경 스페인은 사비의 스루 패스를 오버래핑해 들어오던 호르디 알바가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골로 연결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아나갔다.
반면 이탈리아엔 불운이 이어졌다. 전반 21분 만에 지오르지오 키엘리니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페데리코 발자레티로 교체된 데 이어 3명의 선수들을 모두 교체한 시점에서 60분경 티아구 모타마저 부상을 당해 한 명이 적은 10명으로 30분 여를 소화해야 했다.
이를 틈탄 스페인은 59분경 실바 대신 페드로를 75분경 세스크 대신 페르난도 토레스를 투입하며 지친 이탈리아의 배후를 노리는 선수 교체를 단행했고, 결국 83분경 사비의 스루 패스를 토레스가 꽂아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결 여유가 생긴 스페인은 86분경 후안 마타를 이번 대회 처음으로 투입했고, 마타는 교체 투입 1분 14초 만에 토레스의 패스를 가볍게 골로 밀어넣으며 4-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는 이번 대회 최단 기간 교체 투입 골이기도 했다.
알바는 EURO 1988 이후 처음으로 본선에서 골을 넣은 스페인 수비수로 이름을 올렸고, 토레스는 EURO 2008 결승전에 이어 EURO 2012 결승전에도 골을 넣으며 EURO 역사상 최초로 두 대회 연속 결승전에서 골을 기록한 선수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게다가 스페인은 EURO 결승전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넣으며 4-0 대승을 거두었다. 대회 내내 스페인은 6경기에서 단 1실점만을 허용하며 최소 실점 우승팀이라는 업적도 동시에 달성했다. 주장 이케르 카시야스는 자신의 개인 통산 A매치 100승을 바로 EURO 2012 결승전에서 올리며 기쁨을 더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우승을 이끌었던 알베르토 파레이라 감독은 2003년 축구 코칭 강연회에서 "미래의 축구는 4-6-0 전술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어쩌면 이번 결승전에서 스페인이 바로 파레이라의 예언에 대한 모범답안을 이번 결승전에서 꺼내놓았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결국 스페인은 말 그대로 일방적인 경기력과 함께 4-0 완승을 거두며 전인미답의 EURO 본선 2연패 및 메이저 대회 3연패(EURO 2008, 2010 남아공 월드컵, EURO 2012)를 달성했다. 말 그대로 현 세계 최강임을 입증해낸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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