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쟤는 아니다".
2005 프로야구 신인 2차 지명을 앞둔 2004년 어느날. 당시 삼성 수석코치였던 '국보급 투수' 선동렬(49) KIA 감독은 단국대 소속의 졸업반 투수가 던지는 모습을 보고는 "쟤는 아니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스카우트 담당자에게 "저런 폼으로 던지는데 어떻게 잘 던지나"라고 반문했다. 돌아온 대답은 "상위 지명 후보인데 팔꿈치 수술 경력 때문에 다른 팀에서 주저한다"는 것이었다. 그 투수는 2005년 2차 1번 전체 5순위로 삼성에 지명됐다. '끝판대장' 오승환(30)이었다.
오승환은 지난 1일 대구 넥센전에서 세이브를 거두며 데뷔 8년-369경기 만에 개인 통산 228세이브를 달성했다. MBC-LG에서 통산 227세이브로 이 부문 역대 1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김용수 중앙대 감독의 기록을 넘어 세이브의 역사가 되는 순간이었다. 삼성 감독 시절 오승환을 마무리로 키운 선동렬 감독도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선 감독은 "정말 축하할 일이다. 앞으로 400세이브에서 500세이브까지 했으면 좋겠다. 애착이 가는 선수인데 은퇴할 때까지 그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나"며 애정을 드러냈다. 오승환은 선 감독의 사령탑 데뷔 첫 해였던 2005년 신인으로 입단한 뒤 마무리를 꿰찼다. 오승환의 가능성을 발견한 선 감독은 적극적으로 밀어줬다. 2009년 어깨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을 때에도 일부러 FA 등록일수를 맞춰주기 위해 1군 엔트리에 등록시킬 만큼 선 감독의 오승환 애정은 깊었다.
재미있는 건 오승환에 대한 선 감독의 첫인상이다. 선 감독은 "쟤는 아니다 싶었다. 투구폼이 예쁘거나 깔끔한 게 아니라 투박하다. 대학 시절 오승환을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이 폼으로는 아니다' 싶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오승환 특유의 키킹 동작은 선 감독이 보기에 '아니다' 싶었다. "저 폼으로 어떻게 잘 던지나"라는 게 선 감독의 의문이었다. 하지만 오승환은 2차 1번으로 삼성에 지명됐고, 선 감독 사령탑 첫 해부터 함께 했다.
가까이에서 함께 한 오승환은 확실히 달랐다. 선 감독은 "우리팀에 데리고 있으니까 왜 잘 던지는지 알겠더라. 오승환 폼에 그 정도 볼을 던지는 건 그만큼 본인의 노력이 대단하다는 것"이라며 "보통 투수들과 다른 방법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사람마다 얼굴과 몸이 다르듯 던지는 것과 준비하는 방법도 다르다. 오승환은 정말 착실하다. 시키지 않아도 본인이 스스로 찾아서 훈련을 할 만큼 자기관리가 철저하다"고 칭찬했다.
오승환은 2005년 데뷔 첫 해 패전·추격조로 시작해 중간 필승조 그리고 마무리로 빠르게 승진했다. 선 감독은 "처음에는 지고 있는 상황에서 던졌다. 구위도 좋고 제구가 되니까 이기는 쪽으로 쓰게 됐다. 마침 마무리를 맡던 권오준의 허리가 좋지 않았다. 대안이 오승환밖에 없었는데 그때부터 마무리가 됐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오승환은 선 감독에게 실력을 인정받고, 한 번 움켜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28세이브 역사의 거룩한 출발이었다.
선 감독 눈에 '아니다' 싶었던 투구폼도 이제는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기가 어렵다"는 호평으로 바뀌었다. 선 감독은 "성격도 정말 좋다. 단점이 있다면 몸이 조금 딱딱해서 부상 우려가 있다는 정도다. 하지만 오승환은 스스로 자기관리를 할 줄 안다"며 애제자를 향해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2009년 어깨 부상과 2010년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과 재활의 시련을 겪은 뒤 이뤄낸 대기록이라 오승환의 228세이브 신기록은 더욱 값지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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