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너무 잘 던진 손더스 ⓒ gettyimages/멀티비츠
베이스볼+ : 이창섭 pbbless@naver.com
당초 언더독으로 평가됐던 세인트루이스와 볼티모어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축배를 들었다. 초반 실점을 극복한 세인트루이스는, 메들렌을 끌어내리는 데 성공하면서 승리를 따냈다. 애틀랜타는 연이은 실책으로 자멸하는 모습. 볼티모어는 단순히 '첫 번째 나오는 투수'로 보였던 손더스가 텍사스 타선을 잠재웠다. 텍사스는 정규시즌 후반에 이어 포스트시즌조차 득점권에서 방망이가 신통치 않았다. 와일드카드 자격을 챙긴 세인트루이스와 볼티모어는, 각각 워싱턴과 양키스를 만난다. 한편, 세인트루이스와 애틀랜타의 경기에서는 향후 포스트시즌 내내 이야기가 나올 '논란의 판정'이 나왔다.
세인트루이스(1승) 6-3 애틀랜타(1패)
W : 로시(1-0 3.18) L : 메들렌(0-1 2.84) S : 마트(1/0 0.00)
세인트루이스가 2년 연속 애틀랜타에게 아픈 기억을 안겼다. 지난 해 애틀랜타와의 10.5경기 차를 뒤집고 와일드카드를 따냈던 세인트루이스는, 올해도 와일드카드 1위였던 애틀랜타를 단판 승부에서 꺾었다(6경기 차). 경기의 첫 전환점은 2회. 메들렌은 헤이워드의 멋진 호수비[영상]가 나오면서 자칫 장타로 연결될 수 있는 위기에서 벗어났다. 로시도 2회 말 2사까지는 잘 잡아냈다. 그러나 어글라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로스에게 선제 투런홈런을 허용했다.[영상] 로시는 앞서 로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심판이 로스의 타임 요청을 먼저 받아들여 아쉬운 결과를 맞았다. 분위기가 다시 바뀐 것은 4회. 세인트루이스는 치퍼 존스의 치명적인 송구 실책[영상]이 나오면서, 무사 1,3루의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크렉의 적시 2루타[영상]-몰리나의 2루 땅볼-프리스의 희생플라이[영상]로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3-2). 애틀랜타도 4회 말 1사 2루에서 로스의 절묘한 번트 안타가 나와 1사 1,3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스퀴즈 번트를 시도한 시몬스가 라인 안쪽으로 달리면서 수비 방해를 선언받았다.[영상] 시몬스가 끼얹은 찬물로 애틀랜타는 4회 득점 기회를 그대로 무산시켰다(메들렌 삼진).
점수를 내지 못한 대가는 컸다. 세인트루이스는 6회 초 할러데이가 메들렌에게 홈런을 뽑아내[영상] 추가 득점을 올렸다. 7회에는 애틀랜타의 치명적인 수비 실책이 또 한 번 연출됐다. 어글라의 실책으로 비롯된 1사 3루에서, 코즈마의 타구를 잡은 시몬스가 홈에 악송구를 저지른 것(5-2).[영상] 세인트루이스는 이어서 카펜터의 내야안타 때 2루주자 코즈마가 멋진 베이스런닝을 선보여 점수 차를 벌렸다.[영상] 애틀랜타는 7회 말 대타 콘스탄자가 3루타 이후 홈을 밟아 한 점을 따라붙었다.[영상] 하지만 계속된 2사 2,3루에서 존스가 초구에 2루 땅볼로 물러나 더 이상 점수를 만회하지 못했다. 애틀랜타는 8회와 9회에도 주자를 득점권까지 보냈지만, 끝내 세인트루이스 불펜진의 벽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존스는 9회 말 5번째 타석 만에 내야안타를 기록[영상], 자신의 마지막 가을잔치의 종지부를 찍었다. 프리먼은 3안타 경기. 로스도 3안타 1홈런 2타점으로 분전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오늘 경기는 유독 보기 힘든 장면이 많이 나왔다. 특히 가장 논쟁이 심화됐던 상황은 애틀랜타가 결정적 반격 기회를 마련했던 8회 말이었다. 애틀랜타는 1사 1,2루에서 시몬스가 뜬공을 날렸다. 유격수 코즈마는 타구를 열심히 쫓아갔지만, 마지막 낙하 지점을 파악하지 못해 공을 놓쳤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좌익선심의 갑작스런 인필드플라이가 선언된 것.[영상] 이 선언으로 애틀랜타는 1사 만루여야 될 상황이 2사 2,3루로 변모했다. 당시 인필드플라이 선언이 문제되는 이유는 타구의 낙하지점이 내야가 아니었다는 점, 뿐만 아니라 심판의 판정이 다소 늦게 이루어졌다는 이유도 언급되고 있다. 뼈아픈 오심으로 피해를 입게 된 애틀랜타 팬들은 분을 이기지 못하고 경기장에 오물을 투척했다. 강렬하게 항의를 한 곤살레스 감독도 선수단을 철수시키면서 경기는 약 19분 동안 지연이 됐다. 논란의 인필드플라이를 선언한 좌익선심은 1990년부터 심판 생활을 시작한 샘 홀브룩. 홀브룩은 지난 7월 그레인키를 '1회 노아웃' 상황에서 퇴장시켰던 심판이기도 하다. 한편 홀브룩은 경기 후 모든 심판진이 자신의 인필드플라이 판정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정규시즌 선발 12경기 9승 0.97를 기록했던 메들렌은 6.1이닝 4K 5실점 2자책(3안타 무사사구)의 패전(92구). 메들렌이 선발 경기에서 5실점 이상 한 것은 2010년 7월25일 마이애미전이 마지막이었다(6이닝 5실점). 더불어 메들렌을 선발로 내세운 경기에서 '23경기 연속 승리'를 거뒀던 애틀랜타의 기록도 중단됐다. 메들렌의 발목을 잡은 것은 공교롭게도 시즌 수비율(.986)과 수비효율(.703)에서 모두 리그 1위에 오른 애틀랜타의 수비진이었다. 오늘 애틀랜타 수비진은 존스, 어글라, 시몬스가 차례로 실책을 저지르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애틀랜타는 9월 이전까지 '3실책 이상' 범한 경기가 단 한 경기밖에 없었다(4월10일 휴스턴전 4실책). 그러나 9월 이후 '3실책 경기'가 두 차례(9월5일 콜로라도전/9월16일 워싱턴전)나 있었을 정도로 이미 불안점을 노출했던 상태였다. 4점을 비자책점으로 내준 것은 1925년 월드시리즈 7차전과 같이 포스트시즌 이 부문 역대 2위의 기록. 포스트시즌 역대 가장 많은 비자책점은 1986년 에인절스와 보스턴의 리그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에서 나온 7점이었다.
*포스트시즌 첫 9경기(4패 5.54)에서 승리가 없었던 로시는 5.2이닝을 6K 2실점(6안타 1볼넷)으로 막고 마침내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장식했다(81구).[영상] ML 역사 상 로시보다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승리 없이 연패가 길게 이어졌던 투수는 1973-87년 도일 알렉산더(5연패), 1998-2001년 애런 실리(6연패)밖에 없다. 로시는 투런홈런을 맞은 이후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실점은 최소화하며 애틀랜타의 공격을 저지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실점 이후 4회 빠르게 팀의 첫 득점을 올려준 크렉이 4타수 2안타 1타점의 좋은 활약. 크렉은 정규시즌 득점권 상황에서 가장 공포스러웠던 타자였다(.403 8홈런 74타점). ML에서 최소 125타수 이상 들어선 타자 가운데 득점권 타율이 4할 이상인 타자는 크렉이 유일하다(2위 애드곤조 .392). 홈런포 하나를 가동한 할러데이도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의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애틀랜타 최근 포스트시즌 성적(상대팀/전적)
1997년 : 챔피언십시리즈 탈락(플로리다/2승4패)
1998년 : 챔피언십시리즈 탈락(샌디에이고/2승4패)
1999년 : 월드시리즈 탈락(양키스/4패)
2000년 : 디비전시리즈 탈락(세인트루이스/3패)
2001년 : 챔피언십시리즈 탈락(애리조나/1승4패)
2002년 : 디비전시리즈 탈락(샌프란시스코/2승3패)
2003년 : 디비전시리즈 탈락(컵스/2승3패)
2004년 : 디비전시리즈 탈락(휴스턴/2승3패)
2005년 : 디비전시리즈 탈락(휴스턴/1승3패)
2010년 : 디비전시리즈 탈락(샌프란시스코/1승3패)
2012년 : 와일드카드 결정전 탈락(세인트루이스/1패)
애틀랜타 역대 포스트시즌 타격 순위
홈런 : 치퍼(13) 하비 로페스-클레스코-앤드류-맥그리프(10)
안타 : 치퍼(97) 앤드류(65) 마크 렘크(63)
2루타 : 치퍼(18) 하비(14) 맥그리프(11)
타점 : 치퍼(47) 맥그리프(34) 앤드류(33)
*치퍼 통산 PS 성적 : .287 13홈런 47타점 58득점
볼티모어(1승) 5-1 텍사스(1패)
W : 조 손더스(1-0 1.59) L : 다르빗슈 유(0-1 2.70)
15년 만에 초대된 볼티모어의 축제가 더 오래 이어지게 됐다. 반면 텍사스는 시즌 후반 붕괴를 완전히 벗어던지지 못하고, 앞으로 더 나아가는데 실패했다. 두 팀의 첫 득점은 사이좋게 1회에 나왔다. 볼티모어는 실책으로 출루한 매클라우스가 도루-적시타로 득점에 성공했다. 텍사스도 1회 말 해밀턴이 병살타를 치는 사이 3루주자 킨슬러가 홈에 들어왔다. 이후 두 팀은 다시 사이좋게 투수전에 돌입. 5회까지 양 팀의 선발투수는 1회 실점 이후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통산 텍사스 원정 6경기 성적(6패 9.38)이 참담했던 손더스도 오늘은 위기 때마다 병살타를 유도하며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그러자 볼티모어 타선이 차츰 경기의 흐름을 바꾸기 시작했다. 6회 초 하디와 데이비스의 연속 안타로 무사 1,3루의 기회를 만든 볼티모어는, 존스가 희생플라이를 날려 다시 1점 차 리드를 잡았다(2-1).[영상]추가점도 빠른 시간 안에 나왔다. 볼티모어는 7회 초 1사 후 플래허티가 안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플래허티 대신 대주자로 출장한 안디노는 희생번트와 홀랜드의 불안한 투구를 틈 타 3루까지 진루했다.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오늘 양 팀 타자들 가운데 처음으로 홈을 밟았던 매클라우스. 매클라우스는 홀랜드의 95마일짜리 패스트볼을 밀어쳐 깔끔한 적시타를 기록했다.[영상]
손더스가 5.2이닝 4K 1실점(6안타 1볼넷)으로 기대 이상의 투구(77구)[영상]를 펼친 볼티모어는, 한 박자 빨리 불펜진을 가동한 상태였다. 6회부터 올라온 오데이는 '5타자 연속 범타'로 돌려세웠다. 8회 말 내야안타에 이어 견제사 실책으로 킨슬러를 2루에 보냈지만, 편안하게 후속 타자를 잡아냈다. 특히 해밀턴을 상대하기 위해 올라온 매터스는 패스트볼 단 3개로 해밀턴을 삼진 처리했다.[영상] 불펜진이 완벽하게 리드를 지켜주는 동안, 타선은 9회 초 포스트시즌 통산 8경기 2패 7.88에 그쳤던 네이선을 상대로 쐐기 2점을 뽑아냈다. 텍사스는 9회 말 마지막 공격에서 2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희망고문은 거기까지, 정규시즌 51세이브를 올린 짐 존슨은 더 이상 무너지지 않았다.
*많은 관심을 모았던 다르빗슈는 6.2이닝 7K 3실점 2자책(5안타 무사사구)의 패전투수가 됐다(91구).[영상] 무난한 투구를 펼쳤지만, 정규시즌 마지막 7경기(4승1패 2.13)에서 보여준 언히터블한 모습은 없었다. 다르빗슈는 일본에 있던 시절 큰 경기에서 대활약을 해줬던 선수(PS 성적 11경기 5완투 8승2패 1.38). 경기 전 "특별한 준비를 하지 않고, 여느 때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투구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그러나 다르빗슈는 경기가 시작한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첫 실점을 허용했다(이 과정에서 아쉬웠던 것이 마이클 영의 수비). 다행히 안정을 찾았던 다르빗슈는 6회 존스에게 희생플라이를 맞고 또 한 번 이상징후를 드러냈다. 바로 지난 오클랜드전 등판 취소 사유였던 목에 뻐근함을 느낀 것. 이로 인해 워싱턴 감독과 매덕스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오면서 경기는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영상] 이후 위기를 잘 넘긴 다르빗슈는 7회 초 2사 후 홀랜드와 교체되면서, ML 포스트시즌 첫 등판을 마무리했다.
*볼티모어 타선은 우려와 달리 한 방에만 의존하지 않는 모습. 타석에서 물꼬를 튼 선수는 리드오프로 출장한 매클라우스였다. 피츠버그에서 극심한 부진(.140 .210 .175)을 겪고 지명할당된 매클라우스는, 볼티모어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선수다(55경기 .268 .342 .435). 특히 9월에는 .298 5홈런 20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오늘도 7회 적시타와 9회 희생플라이[영상]로 4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리는 결정적 활약. 9회 네이선을 격침하며 쐐기 타점[영상]을 뽑아낸 마차도도 3타수 1안타 1타점. 20세91일의 나이로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른 마차도는 시리즈 승리를 확정짓는 경기에서 타점을 기록한 역대 2번째 최연소 타자가 됐다(앤드류 존스 19세177일). 또한 마차도는 1966년 폴 블레어(22세)를 밀어내고, 볼티모어 역사 상 포스트시즌에서 안타를 친 가장 어린 선수가 됐다.
주요 일본인 투수 PS 데뷔전 성적
노모(1995) : 신시내티전 5.0이닝 6K 5실점 7안타 2볼넷 [패]
마쓰(2007) : 에인절스전 4.2이닝 3K 3실점 7안타 3볼넷
구로(2008) : 컵스전 6.1이닝 4K 무실점 6안타 2볼넷 [승]
달빗(2012) : 볼티모어전 6.2이닝 7K 3실점(2자책) 5안타 무사사구 [패]
*경기 내용과 영상은 계속 업데이트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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