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올 시즌 8개 팀의 순위가 모두 가려졌다. 지난해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가 페넌트레이스 2연패에 성공했고 SK 와이번스는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도 각각 3,4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다. KIA 타이거즈는 시즌 막판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지만 결국 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6위부터 8위까지는 넥센 히어로즈,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가 차례로 늘어섰다. 넥센은 전반기를 3위로 마치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후반기 급격히 무너져버렸고, LG 역시 전반기까지는 '5할 본능'을 발휘하며 버텨봤지만 전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한화는 시즌 내내 최하위에 머문 끝에 결국 꼴찌가 됐다.
넥센과 LG, 그리고 한화. 뭔가 익숙한 느낌이다. 바로 포스트시즌과 거리가 먼 팀들의 집합이다. 넥센은 현대 시절이던 지난 2007년부터 6년 연속, LG는 2003년부터 역대 최장 기록인 10년 연속, 한화도 벌써 2008년부터 5년 연속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다.
특히 지난 2009년부터 올 시즌까지 넥센, LG, 한화는 나란히 6~8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세 팀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을 뿐 어느 팀도 6위 위의 성적표는 받지 못했다. 2008년에도 한화가 5위를 했고 넥센이 7위, LG가 8위에 머물렀다. 세 팀이 나란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이 벌써 5년째라는 이야기다.
2000년대 들어 프로야구에는 '엘롯기 동맹'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프로야구 최고의 인기 구단이라고 할 수 있는 LG, 롯데, KIA가 나란히 침체를 겪은 것에서 만들어진 단어다. 그러나 롯데는 2008년부터 올 시즌까지 5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강팀으로서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KIA 역시 2009년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한 데 이어 지난 시즌에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엘롯기 동맹'에서 벗어났다.
지금은 사라진 엘롯기에 빗댄다면 최근 몇 년간은 '엘넥한 동맹'이 결성된 셈이다. 지난 4년 동안 나머지 5개 팀은 1위부터 5위까지의 순위만 가리면 됐다. 6~8위는 LG와 넥센, 한화가 도맡았기 때문이다. 결국 최근 몇 년간 포스트시즌은 항상 올라오는 팀들만 올라오는 '그 나물에 그 밥'이 됐다.
이런 현상은 한 번 나빠진 전력을 다시 끌어올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준다. 하위권 팀들은 겨우내 열심히 전력 보강에 나선다. FA선수를 영입하기도 하고 혹독한 훈련을 통해 기존 선수들을 담금질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상위권 팀들도 마찬가지다. 상위권 팀들의 급격한 몰락 또는 획기적인 변수가 없다면 이미 벌어져 있는 전력차를 단기간 내에 따라잡기는 어렵다.
결국 장기적인 안목의 리빌딩이 필요하다. 한화는 그동안 유일하게 2군 훈련장이 없었을 정도로 선수 육성에 소홀했다. LG는 당장의 성적에 급급한 선수단 운영을 해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넥센은 주축 선수들을 트레이드시켜 구단 운영 자금을 조달했다. '엘넥한 동맹'이 생긴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에서 맞대결을 펼친 팀은 삼성과 SK였다. 올 시즌 역시 삼성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있고 2위 SK는 한국시리즈 진출에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 3년 연속 같은 팀들이 치르는 한국시리즈를 볼 가능성이 높은 상황. 두산, 롯데도 가을잔치의 단골들이다.
매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팀들의 팬들에게는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프로야구 전체를 본다면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스포츠가 갖는 가장 큰 매력이다. 하지만 최근 프로야구는 뻔한 스토리가 펼쳐지고 있다. 식상함이 가져온 씁쓸함이다.
◇2008~2012년 LG, 넥센, 한화 팀 순위
2008년=5위 한화, 7위 넥센, 8위 LG(6위 KIA)
2009년=6위 넥센, 7위 LG, 8위 한화
2010년=6위 LG, 7위 넥센, 8위 한화
2011년=공동 6위 LG-한화, 8위 넥센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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