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일 화요일

모예스 감독도 맨유 감독이 될 수 있다








에버튼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모예스 감독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개리 스미스 : 프리랜서 칼럼니스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앞으로 2년 더 팀을 지휘하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전에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이룬다면 곧바로 은퇴할 수도 있겠지만, 최근의 경기력을 볼 때 이 가능성은 크지 않다.


조세 무리뉴 감독이 후계자로 종종 거론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당연하다. 잉글랜드,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성공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고, 세계 최고의 빅 클럽들을 맡은 경험이 있어 맨유의 지휘봉도 잘 다룰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훨씬 더 가까운 곳에 또 다른 후보자가 있다. 에버튼을 훌륭하게 지도해왔고, 지금도 지도하고 있는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다. 모예스는 잉글랜드 무대에 이미 자리를 잡은 감독인 데다 퍼거슨 감독과 같은 스코틀랜드 출신이며, 맨유가 어떤 구단인지도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다.

모예스는 에버튼을 우승후보로 만들었지만, 이를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 기대치를 높이지 않아야 자신의 자리가 안전한데 왜 인정하겠는가? 그는 압박감 없이 일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한다. 최근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에버튼의 감독은 강등을 피하는 걸 목표로 해서는 안 되겠지만, 프리미어 리그 잔류는 모든 구단의 첫 번째 목표이며 이는 에버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모예스는 "다음 단계는 유럽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지가 되고, 아주 좋은 성적을 낸다면 빅 클럽들과 경쟁하는 꿈의 자리를 노리게 된다. 나 또한 정상 부근에서 경쟁하고 싶다. 그러나 시즌 초반에 에버튼이 2위에 있다고 해서 맨유나 맨체스터 시티가 신경을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서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에버튼은 80년대 최고의 빅 클럽 중 하나였다. 1985년과 87년에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1985년에는 유러피언 컵 위너스컵에서도 우승했다. 1986년에도 에버튼은 유럽 무대의 우승후보였지만, 1985년 헤이젤 참사로 잉글랜드 팀들의 유럽 대회 참가가 금지되고 말았다.


에버튼은 이 때문에 큰 타격을 입혔고, 최고의 선수들과 감독이 떠나기 시작해 그로부터 지금까지 회복하지 못했다. 지금의 빅 클럽들은 1992년 프리미어 리그가 출범할 때부터도 강팀이었고, 막대한 자금으로 성공을 즐겼다. 에버튼은 한 번 뒤처진 이후 다른 팀들을 따라잡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의 에버튼은 새롭고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다. 우승에 도전할 힘은 없을지 몰라도, 실력을 발휘하는 날에는 어떤 팀도 꺾을 수 있을 것 같다. 선수들의 상태만 좋으면 맨유, 맨시티, 첼시와도 맞설 수 있는 것이 지금의 에버튼이다. 게다가 유럽 대회 경기도 없어 부상만 많지 않다면 크게 문제 될 것도 없다.






맨유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펠라이니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부상 선수가 생기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이는 절대로 비판받을 일이 아니다. 에버튼은 라이벌 팀들과 비교해 아주 적은 돈만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셰이크 만수르가 맨시티를 인수하기 전에 에버튼의 인수를 고려했다는 소문도 있다. 에버튼과 맨시티는 비슷한 팀이지만, 에버튼은 북서부에서 두 번째로 큰 구단으로 충성스러운 팬과 많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어 맨시티보다 훨씬 빅 클럽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챔피언스 리그 진출은 에버튼에 환상적인 업적이 될 것이다. 이는 맨시티나 맨유, 첼시의 리그 우승보다도 더 큰 업적이다. 에버튼에 자금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그들은 매우 위협적인 팀이 될 수도 있었다.

이번 시즌 에버튼은 새로운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이제 누구도 에버튼의 경기를 열심히 뛰고 조직력이 강하며 터프하다는 고리타분한 설명만으로 표현할 수 없다. 이러한 장점들은 여전하지만, 여기에 선수들 간의 환상적인 연계 플레이와 유려한 공격까지 더해져 아름다운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맨유의 감독이 되려면 모예스는 에버튼에서 어느 정도의 성공을 맛볼 필요가 있다. 리그 우승이 현실로 이뤄지긴 어렵겠지만, 4위권 진입을 해내고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서도 괜찮은 경기를 펼쳐 16강에 오른다면 그걸로 충분할 것이다.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해낼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모예스 감독이 이러한 업적을 이뤄낼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에버튼은 전통적으로 발동이 늦게 걸려 후반기에 훨씬 강한 팀인데, 이번 시즌에는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출발과 후반기에 강한 모습이 합해지면 4위 이내로 시즌을 마칠 수 있을 것이다. 4위권 경쟁을 펼칠 다른 팀들은 유럽 대회를 소화하지만 에버튼은 그렇지 않고, 리그 컵에서도 이미 탈락했기에 작은 규모의 선수단이 전처럼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모예스 감독은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에버튼이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확보하면 이는 굉장한 업적으로 기록될 것이고, 이를 해낼 수 있다면 모예스가 퍼거슨 감독의 뒤를 이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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