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MVP는 우승팀에서 나와야지.”
삼성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 투수 수훈 선수로 4일 대구 SK전 이전까지 다승 부문 공동선두를 지키고 있는 장원삼을 주저 없이 꼽는다. 류 감독은 4일 대구 SK전을 앞두고 “MVP는 우승팀에서 나와야 한다. 팀 성적이 중요한 것 아닌가. 원삼이가 큰 힘이 됐다. 무지하게 잘 해줬다. 16승이 본인의 한 시즌 최고 승수 아닌가”라고 치켜세웠다.
장원삼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날 전까지 16승 6패 1홀드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 했다. 많은 승수에 비해 평균자책점이 15위에 불과하고, 퀼리티스타트도 다승 공동 선두 브랜든 나이트(넥센)의 27회의 절반인 13회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야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본인도 타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수 차례 했었다.
그래도 류 감독은 일전에 장원삼의 16승은 본인의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대다수 전문가들도 “실력이 없인 16승은 어렵다”라고 단언한다. 실제 8월 14일 포항 한화전서 7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뒤 9월 8일 대구 두산전서 9이닝 2실점 호투 속에서도 승수를 따내지 못하는 등 8월 중순 이후 9월 중순까지 나름 야수들과 궁합이 맞지 않았었다. 투구 밸런스가 다소 흔들리기도 했지만, 그가 9월 22일 대구 롯데전서 7이닝 1실점, 28일 대구 롯데전서 7이닝 3실점으로 각각 15승과 16승을 따낸 건 분명 의미있는 사건이었다.
최근 장원삼은 확실히 투구 밸런스가 좋다. 지난 3일 발표된 정규시즌 MVP 후보가 될 자격을 갖췄다.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그는 1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시작했다. 2회 선두타자 이재원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안치용, 박진만, 정상호를 연이어 돌려세웠다. 3회 선두타자 모창민에게 초구 130km짜리 슬라이더를 던진 게 높게 제구돼 비거리 130m짜리 좌월 솔로포가 됐으나 이후 김성현을 2루 땅볼로 처리한 걸 시작으로 6회 최윤석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할 때까지 12타자 연속 범타로 돌려세우는 위력을 과시했다.
7회가 위기였다. 선두타자 박재홍을 우전안타로 내보낸 뒤 안치용에게도 안타를 맞아 1사 1,2루 상황을 맞이했다. 하지만, 후속 박진만을 우익수 플라이로, 정상호를 3루 땅볼로 잡아내고 위기를 넘겼다. 그러자 7회 타선이 1점을 뽑으며 동점을 만들어줬다.
8회 다시 실점했다. 1사 후 김성현에게 중전안타로 내줬고, 조동화 타석 때 2루 도루를 허용했다. 조동화를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으나 후속 최윤석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비교적 짧은 안타였으나 삼성 중견수 정형식이 포구 과정에서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운도 약간 따랐다. 8회말 손주인이 3타점 싹쓸이 3루타를 쳐내며 장원삼은 극적으로 17승 자격을 갖췄다.
8이닝 5피안타 6탈삼진 2실점. 9회 오승환이 세이브를 따내면서 장원삼은 다승 단독선두가 됐다. 시즌 14번째 퀼리티스타트는 보너스. 총 123개의 공을 던져 직구를 70개 던졌다. 최고구속은 142km, 올 시즌 가다듬은 체인지업을 32개 포함 최고고속 127km이 나왔다. 슬라이더도 21개를 던졌다. 최고구속 133km. 올 시즌 그는 세 가지 구종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장원삼은 “17승이 극적인 승리로 마무리가 된 것 같아 매우 기쁜 마음이다. 직구와 체인지업을 위주로 많이 던졌다. 마지막 경기라고 특별히 다른 생각은 안 했고 평상시와 똑같이 투구를 하려고 했다. 손주인의 역전타 때 정말 짜릿했다.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이고 어떻게 답례를 할 것인지는 경기 후에 얘기를 해보겠다”라고 했다.
17승 7패 1홀드 평균자책점 3.55. 1985년 김일융의 25승에 이어 27년만에 삼성 출신 좌완 최다승, 그리고 1987년 넥센 김시진 전 감독에 이어 25년만에 삼성 출신 단독 다승왕이 눈 앞에 다가왔다. 장원삼은 올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만하면 충분히 MVP 자격이 있다.
[장원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대구=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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