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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숙기자] 때아닌 3루 수비 논쟁이 일었다. 논쟁의 주인공은 삼성 베테랑 투수 배영수와 내야수 박석민. 화려한 입담을 자랑하는 박석민을 '한 방'에 제압한 배영수의 필살기는 '3루 수비'였다.
1일 LG전을 앞둔 잠실구장 원정팀 삼성의 라커룸 앞 복도. 삼성은 정규시즌 우승 확정을 1승 남겨두고 있었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여기저기서 자신감 넘치는 발언이 이어졌다. 사실상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손에 넣은 삼성만이 누릴 수 있는 여유였다.
류중일 감독도 경기 전 이날의 승패보다는 한국시리즈 밑그림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팀으로 SK를 꼽았다. 삼성은 이날 LG를 꺾고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했고, SK 역시 이날 한화전 승리로 2위를 확정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SK와 맞붙어 4승 1패를 거두며 통합우승을 차지한 삼성. 특히 에이스 배영수는 "마운드와 타선 모두 SK보다 삼성이 낫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선발과 중간, 마무리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이름값으로 보나, 3할 타자로 보나 타선도 우리가 낫다"는 게 배영수의 설명이었다.
그렇다면 수비는? 배영수는 질문을 받고 잠시 머뭇거리다 "수비는 SK가 나은 것 같다. 아무래도 외야가 좋으니까…"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런 배영수의 눈에 입담꾼 박석민이 포착됐다. 배영수는 가방을 메고 라커룸으로 향하던 박석민을 보자 "여기 있네. 우리 최고의 3루수. 최정보다 (박)석민이가 더 잘하는데"라며 장난스러운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박석민이 멈칫했다. 박석민은 SK 최정과 같은 포지션인 3루 수비를 맡고 있다. 박석민의 호수비도 일품이지만,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는 최정 앞에서는 섣불리 호기를 부릴 수 없었던 모양이다. 기록상으로도 나타나 있다. 박석민의 시즌 실책은 12개로, 최정(6개)보다 정확히 두 배 더 많다.
박석민이 선배 배영수의 칭찬(?)에도 웃을 수 없었던 이유다. 박석민은 "최정이랑 나를 비교한다고?"라며 고개를 뒤로 젖히고 웃었다.
그래도 배영수는 굴하지 않았다. "왜? 네가 낫지." 거듭되는 배영수의 장난섞인 칭찬에 박석민은 "내가 최정보다는…"이라고 얼버무린 뒤 서둘러 라커룸으로 향했다. 최정의 명품 수비 앞에서는 천하의 박석민도 몸을 사렸다.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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