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5일 수요일

WBC 협상으로 578억 챙긴 일본. 한국은?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과 일본이 맞붙은 장면(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예상대로다. 일본프로야구선수회가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를 공식 발표했다.


9월 4일 일본 오사카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라이 다카히로(한신) 선수회 회장은 “선수회 임원회의 결과 다음 해 3월에 열리는 WBC에 참가하기로 했다”며 “지난 7월 발표한 WBC 불참 방침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7월 20일 임시대의원 회의 때만 해도 일본 선수회는 “WBC 조직위원회가 참가국 대표팀의 스폰서 권리와 상품의 라이센싱 권리(상품화 권리)마저 전부 가져가는 건 문제”라며 “두 권리가 참가국 대표팀에 귀속한다는 걸 WBC 조직위가 인정하지 않는 한, 3회 WBC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일본야구계 “WBC 조직위와의 협상으로 4년 578억 원을 벌게 됐다.”






WBC 참가를 발표하는 아라이 일본선수회 회장(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일본 선수회의 WBC 불참 철회는 예상된 일이었다. 7월 초 일본에서 만난 센트럴리그 모 구단 관계자는 “WBC 조직위가 일본 선수회의 요구사항이던 일본 기업 스폰서와 라이센싱 권리의 일본 귀속을 어느 정도 인정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걸로 안다”며 “WBC 조직위가 두 가지 조건을 일정부분 들어주는 대신 일본은 3회 대회에 참가하는 선에서 이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일본 선수회도 지난 5월 방한 시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관계자에게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아 불가피하게 3회 대회까지 출전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뜻을 전달했었다.


하지만, 일본 선수회는 9월 4일 아라이 선수회 회장의 발표 이전까지 이러한 내부방침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되레 WBC 조직위에 “우리의 조건을 수용하지 않는 한 대회 참가는 없을 것”이라는 강경 자세를 견지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어째서 일본 선수회는 WBC 참가를 내부방침으로 정하고도 겉으론 ‘대회 불참’이란 강경 카드를 계속 쥐고 있었느냐는 것이다.


마쓰바라 도루 선수회 사무국장은 <스포츠춘추>와의 전화 통화에서 “일본 선수회는 WBC의 잘못된 관행과 일본 대표팀의 정당한 권리 인정을 위해선 WBC 조직위와 끝까지 싸울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그래서 계속 WBC 불참 방침을 고수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과만 보자면 일본 선수회의 싸움이 승리했다. 왜냐? 일본 선수회의 요구사항이 대부분 관철됐기 때문이다. 여기서 일본 선수회가 어떻게 WBC 조직위를 상대로 줄타기 싸움을 벌였고, 어떤 전략·전술로 그들의 요구를 관철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 선수회의 WBC 참가 결정을 ‘승리’로 보는 이유는 세 가지다. 먼저 일본 선수회가 줄곧 주장한 ‘대표팀 스폰서 권리와 상품의 라이센싱 권리(상품화 권리)의 참가국 귀속’ 요구가 관철된 것이다.


그간 일본 선수회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보면 대표팀의 스폰서 권리와 상품의 라이센싱 권리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나 FIFA(국제축구연맹)가 아닌 참가국 대표팀이 가진다. 그러나 WBC는 한국, 일본 대표팀의 스폰서 권리가 전혀 인정되지 않고, 전적으로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중심인 WBC 조직위가 모든 스폰서료를 받아간다”며 “이처럼 비상식적이고 부당하게 빼앗겼던 자국 대표팀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서라도 WBC에 참가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하지만, WBC 조직위는 일본 선수회의 강경책을 접할 때마다 무시로 일관했다. 7월까진 아예 “일본을 빼고, WBC를 치를 수 있다”며 되레 초강수를 뒀다. 그러나 WBC 조직위의 초강수는 오래가지 못했다. 일본 선수회의 입장이 원체 확고한데다 현실적으로 일본이 빠지면 가뜩이나 관심도가 낮은 WBC가 더 ‘하찮은’ 대회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도 그럴 게 1, 2회 WBC 흥행은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참가국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06년 1회 WBC 결승전 미국 내 시청률은 1.8%에 불과했다. 2009년 2회 WBC 결승전의 전미 시청률은 1.4%로 더 떨어졌다. 2010년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시청률이 8.4%, 올스타전이 6.9%였음을 고려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였다. 반면 한국과 일본의 WBC 시청률은 월드컵과 견줄 만큼 대단히 높고, 열기 역시 뜨거웠다.






2009년 WBC에서 미국과 일본의 대결을 앞두고 일본 방송국 기지가 뉴욕 시민에게 'WBC를 아느냐'고 묻는 장면. 이 시민은 "모른다. 워너 브라더스(영화사)와 관계가 있나?"하고 되물었다. WBC 취재 당시 미국 주요일간지는 WBC 결과를 스포츠면에서 단신으로 처리했다


대회 수익구조만 봐도 아시아 참가국의 기여도가 월등히 높았다. 2회 대회에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을 지원하는 미국 스폰서들은 WBC 후원자로 거의 참가하지 않았다. WBC 조직위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스폰서들에겐 아예 스폰서 제안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명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이익을 조금이라도 침해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혹여 미국 기업이 WBC 스폰서가 되는 바람에 기존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스폰서 계약을 해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WBC 조직위는 주로 일본 기업들을 스폰서로 유치했고, 이들로부터 1천100만 달러(130억 원)의 스폰서료를 챙겼다. 대회 기간 중 구장을 찾은 야구팬 역시 절반 이상이 아시아계였고, 중계권료도 미국을 제외한 나라 가운덴 한국과 일본, 타이완 등 아시아 참가국만이 거액을 주고 구매했다. 이 가운데 WBC의 실질적 ‘큰손’인 일본을 WBC 조직위는 놓칠 수 없었다.


결국 WBC 조직위와 일본 선수회는 물밑에서 접촉하며 양측의 입장을 좁혀갔다. 여기서 일본 선수회의 지혜가 빛났다. 만약 일본 선수회가 계속 WBC 조직위를 상대했다면 전체 일본야구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선수회의 주장이 ‘선수회만의 독자 의견’으로 한정될 수 있었다. 이를 일본 선수회도 잘 알아 이때부터 전면에 나서지 않고, 일본야구기구(NPB)에게 협상 주도권을 넘겼다.


당시 NPB는 겉으론 “WBC에 참가해야 한다”며 선수회를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이미 선수회와 교감을 나눈 터였다. 그래서 즉시 니혼햄 파이터스 시마다 도시마사 대표를 교섭 창구로 정해 그를 8월 중순 미국 뉴욕으로 보내 WBC 조직위와 협상을 벌이도록 했다.


시마다 대표는 “선수회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대회 참가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WBC 조직위를 압박했고, 한편으론 WBC 조직위의 명분을 살려주면서도 실질적 이익을 취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것이 바로 ‘WBC 명칭과 로고를 사용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본 대표팀의 독자적인 스폰서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이른바 ‘제한적 스폰서권 인정’이었다.


시마다 대표와 일본 선수회는 많은 기업이 WBC 명칭과 로고를 사용하지 못해도 일본 대표팀의 후원을 맡으리라 기대했다. 맥주광고를 예를 들어 WBC 대회 기간 중 ‘WBC 공식 파트너’란 문구가 없어도 ‘우리는 일본 대표팀을 응원한다’는 메시지가 더 큰 제품 홍보효과를 내리라 예상한 것이다.


WBC 조직위 입장에서도 일본이 WBC 명칭과 로고를 사용하지 않는 마당에 굳이 일본 대표팀의 스폰서 권리와 라이센싱 권리를 가타부타 제지할 이유가 없었다. 특히나 ‘WBC 로고’를 필요로 하는 기업은 여전히 많고, 이들은 어차피 WBC 조직위에 거액의 스폰서료를 지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전망했다.


결국 WBC 조직위는 일본의 ‘제한적 스폰서권’를 인정했고, NPB는 협상 결과를 일본 선수회에 설명했다. 아라이 선수회 회장이 WBC 불참 번복을 발표하며 그 배경으로 “선수회의 요구사항 대부분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도 바로 ‘제한적 스폰서권’이 인정된 까닭이었다.






일본 선수회의 WBC 참가 결정 소식을 1면에 게재한 일본스포츠신문


일본 선수회의 싸움이 승리로 불리는 두 번째 이유는 선수회가 실익뿐만 아니라 명분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선수회는 지난해 12월부터 WBC 불참을 공식화했다. “WBC 조직위로부터 우리의 권리를 인정받고서 그 권리료를 야구 저변확대에 쓰자”고 제안했다. NPB도 선수회의 강경노선에 우려를 표시했지만, 이면에선 선수회의 입장을 지지했다. 문제는 가토 료조 NPB 커미셔너의 우유부단함이었다. 주미 일본 대사 출신의 가토 커미셔너는 선수회와 NPB의 숨은 노력에도 줄곧 “WBC 참가는 어린이에게 꿈을 주는 행위”라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되풀이하며 선수회의 WBC 불참 의사를 비판했다. 중립은 고사하고, 미국 입장만 대변하던 가토 커미셔너는 8월 말에도 “반드시 선수회가 WBC에 참가해야 한다“며 마치 선수회의 WBC 불참을 국익을 저버리는 행위인 것처럼 꼬집었다. 참고로 가토 커미셔너는 2007년 주미 대사 당시 미 하원이 일본군 성 노예(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킬 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에게 "결의안이 채택되면 일ㆍ미(日美)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는 서한을 보낸 사람이었다.


어쨌거나 결국 선수회의 요구가 관철됐고, 선수회는 어린이들의 꿈을 지키고, 국익마저 되찾아온 주인공이 돼 버렸다. 일본 야구인과 팬들 역시 “선수회의 노력으로 마침내 일본 대표팀의 스폰서 권리와 라이센싱 권리가 인정받게 됐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4일 아라이 선수회 회장은 WBC 참가를 발표하며 “일본 대표팀의 권리획득을 위해 메이저리그와 싸웠어야 할 사람은 가토 커미셔너였다. 그러나 (가토 커미셔너는)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고 야구계는 생각지도 않은 채 그저 ‘(WBC에) 나와야 한다’고만 했다”며 정면으로 가토 커미셔너를 비판했다.


일본야구계는 WBC 조직위와의 교섭에서 협상력을 발휘하고, 실질적 이익을 취한 선수회를 가리켜 ‘이젠 구호만 외치는 집단이 아닌 NPB를 능가하는 외교력이 돋보이는 야구계의 중심’이라고 평하고 있다.


일본 선수회의 싸움이 승리로 불리는 마지막 이유는 WBC 조직위와 협상에서 얻은 실질적 이익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NPB는 올 초 일본 야구대표팀을 ‘사무라이 재팬’으로 브랜드화하고, 이를 특화하는 사업을 구상했다. 지난 5월 일본 도쿄에서 만난 일본야구 관계자는 “일본축구협회가 여자축구대표팀을 ‘나데시코 재팬’으로 특화해 큰 성공을 거둔 사례가 있다”며 “일본 야구대표팀을 ‘사무라이 재팬’으로 브랜드화하면 ‘나데시코 재팬’에 버금가는 대성공을 거둘 수 있으리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NPB는 ‘사무라이 재팬’을 상품화해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개발·판매하고, 연간 2번의 국제 경기를 개최해 막대한 입장수익과 TV 중계권료를 거두려고 했다. 그리고 이 돈을 야구 저변확대에 쓰려고 했다. (주 :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개 구단의 회비로 운영되지만, NPB는 올스타전과 일본시리즈 수익이 주수입원이다. 따라서 야구계 저변확대를 위한 기금 마련은 꿈도 꾸지 못한다. NPB가 ‘사무라이 재팬’을 브랜드화하려고 노력한 건 바로 일본 야구계와 선수회의 염원 가운데 하나인 야구발전 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었다)






2009년 WBC 일본 대표팀이 기념촬영을 하는 장면(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하지만, 이때만 해도 ‘사무라이 재팬’의 상품화 전망은 어두웠다. 일본 선수회가 WBC 불참을 선언하는 통에 ‘사무라이 재팬’의 출범 자체가 회의적이었기 때문이다. 올림픽에서 야구가 제외된 마당에 ‘사무라이 재팬’의 동력은 WBC밖에 없었다.


하지만, 8월 14일 시마다 니혼햄 대표가 WBC 조직위로부터 ‘제한적 스폰서권’을 인정받고, 9월 3일 NPB가 ‘사무라이 재팬’의 전담 사업국을 설치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NPB는 “‘사무라이 재팬’ 사업국은 WBC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거둔 스폰서료와 라이센싱료를 관리하는 곳으로, 모인 재원은 일본 야구계 발전을 위해 쓰일 것”이라고 공표했다.


선수회는 ‘제한적 스폰서권’이 인정받고, NPB가 적극적으로 사업국을 창설하자 WBC 불참 태도를 누그러뜨렸다. 그리고 결국 WBC 참가로 입장을 선회했다.


일본야구계는 선수회의 WBC 참가 선회로 ‘사무라이 재팬’ 사업국이 4년에 40억 엔(약 578억 원)이 넘는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한다. 내년 3월에 열리는 WBC에 ‘사무라이 재팬’을 후원하려는 일본 기업들이 쇄도할 것으로 예상한다. NPB는 내심 2009년 WBC 조직위로 흘러들어간 9억 엔의 일본 기업들의 스폰서료가 ‘사무라이 재팬’으로 들어오길 바란다.


결과적으로 선수회의 투쟁과 일본야구계의 협력이 일본야구계에 578억 원이란 어마어마한 수익을 안긴 셈이 됐다.


한국은 선수협과 KBO의 엇박자 공조로 ‘소득 전무’






WBC 아시아라운드 내내 WBC 팀 닥터는 추신수의 곁을 떠나지 않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봤다. 현재 WBC 조직위는 한국을 '군말없이 당연히 참가할 팀'으로 보고 있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일본 선수회의 참가 선회로 3회 WBC는 탄력을 받게 됐다. WBC 조직위는 9월 6일(한국시간) 3회 대회의 세부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변이 없는 한 3회 WBC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다.


문제는 한국이다. 일본은 메이저리그와의 투쟁 끝에 실익을 취하게 됐다. WBC를 활용해 자국 야구저변 확대를 위한 거액의 자금을 마련하게 됐다. 하지만, 일본만큼이나 중요한 참가국인 한국은 손에 쥔 게 없다. 지금 상태라면 1, 2회 대회에서처럼 우리 대표팀의 스폰서 권리와 라이센싱 권리는 여전히 WBC 조직위의 몫이다.


KBO 고위 관계자는 “일본이 협상에서 성공했으니 이젠 우리 차례”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차례까지 오길 기다리기엔 시간이 너무 없다. 당장 6일 세부일정을 발표하면 한국의 WBC 참가는 기정사실화한다.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겠다 싶었으면 일본처럼 진작 앉았어야 했다.


물론 협상의 여지는 남아 있다. 일본이 선례가 된 마당에 WBC 조직위가 한국의 요구를 마냥 거절하기 힘들지 모른다. KBO는 “조만간 WBC 조직위 관계자가 방한하기로 했다”며 “‘우리도 일본처럼 자국 대표팀의 스폰서 권리와 라이센싱 권리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WBC 조직위는 <스포츠춘추>와의 전화 통화에서 “KBO와 한국 대표팀의 스폰서 권리와 라이센싱 권리에 관해 대화를 나눈 바 없다”며 “방한 목적은 대회 자체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못 박았다.


KBO 쪽에선 내심 한국 선수협이 일본 선수회처럼 액션을 취하길 바라고 있다. 사실 KBO가 전면에 나서 WBC 조직위와 대립각을 세우는 건 무리가 있다. NPB도 일본 선수회를 어르고 달래는 모양새를 취하며 마지못해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처럼 행동했다.


그러나 한국 선수협은 “KBO로부터 어떠한 정보도 받지 못했다”며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게 현 선수협 집행부는 전임 집행부로부터 WBC에 관한 제반 업무를 전혀 인수 인계받지 못했다. WBC 조직위의 연락처는 고사하고, WBC 조직위의 중심축인 미 메이저리그 선수노조 관계자의 이메일도 전달받지 못했다. 완전히 인적 네트워크가 끊긴 상태다. 현재 전임 사무총장은 비리 혐의로 법정구속된 상태다. 선수협은 “KBO라도 WBC에 관한 정보를 줘야 하는데 전혀 그런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며 “KBO의 연락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털어놨다.


KBO와 선수협의 엇박자 속에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은 9월 10일 일본을 방문해 일본 선수회 관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박 사무총장은 일본 선수회로부터 WBC 조직위와의 협상 결과를 상세히 전해 듣고, 한국 선수협의 입장을 확정할 방침이다. 현재 선수협은 박 사무총장 혼자 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 감각과 행정력을 갖춘 실무진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국외대회 경험이 풍부한 KBO와 '보이지 않는' 협력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과연 한국야구계가 자기 앞에 놓인 밥상을 외면할지, 아니면 일본처럼 밥상을 쟁취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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