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프로야구 역사상 최대 참사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즌 종료 불과 20여일 앞두고 시작된 연패로 승차가 10게임 가까이 나던 기아에 덜미를 잡혀 포스트 시즌 진출이 좌절될 수도 있는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 때 고향인 부산을 찾은 사람들의 화두는 단연 올 대선이야기였다. 반면 상당수 부산 사람들은 대선 못지않게 롯데가 처한 현 상황을 화두로 떠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 실망감에 울분을 토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부산은 구도(求都)라고 할만큼 야구, 특히 롯데자이언츠에 거는 기대가 열정적이다. 시즌 중이면 부산 어디를 가더라도 롯데 야구 중계를 틀어놓는다. 식당 같은 곳에서 야구중계를 TV로 틀지 않으면 손님들이 다른 곳으로 발길을 옮길 정도다. 좀 과한 표현 같지만 야구에 살고 야구에 죽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이런 부산이기에 시즌 막바지에 롯데가 보이는 행보는 시민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하다. 요즘 롯데 관련 기사에는 팬들의 성토성 댓글들이 평균 수백건씩 올라온다. 내용은 대부분 롯데의 경기력을 꾸짖는 것들이지만 최근에는 아예 ‘감독 퇴진 운동’을 요구하는 내용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성난 팬심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특히 롯데팬들의 성난 반응은 10월 첫날 기아와의 대결에서도 대패한 후에는 거의 폭발직전에 달했다. 지금까지 소수에 불과했던 4강 탈락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는 반응도 본격화되고 있다.
앞으로 롯데가 남은 경기는 기아전 1경기를 포함해 3경기. 기아는 롯데, 한화와 각 1경기씩, 삼성과 2경기 등 4경기를 남겨둔 상태다. 롯데가 자력으로 4강을 확정 짓기 위해선 1승이 필요하다. 반면 기아는 남은 4경기를 다 이겨놓고 롯데가 전패하기를 기다려야 한다.
언뜻 보기에는 자력 진출 가능성이 없는 기아의 4강 진출이 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현 양팀의 전력이나 분위기 등을 놓고 보면 롯데가 1승을 올릴 가능성보다 기아가 4전승 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쪽에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가 7연패에 빠지기 직전 2위를 유지할 때 롯데와 기아의 게임차는 9.5경기 차가 났다. 불과 보름전의 일이다. 기아도 이 와중에 4연패를 겪어 양팀의 역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다. 이런 상황을 놓고 대다수 롯데 팬들은 다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롯데팬은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의 전략 부재, 스타성에만 젖은 선수들의 안일함이 부른 대 참극”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팬은 “이대호 등 주축 선수들이 떠난 전력 공백 누수가 시즌 막판 한꺼번에 둑 터지듯이 터진 것”이라고 했다.
이제 올 프로야구는 시즌 종료 1주일을 앞두고 있다. 롯데가 남은 시즌에서 1승의 기적(?)을 올릴지, 아니면 역대 최악의 참사의 주인공이 될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부산=곽경호기자 kkh1108@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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