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요즘 하는 것 봐서는 에이스지.”
25일 대구구장. 대구 삼성전을 앞둔 KIA 선동열 감독은 김진우를 두고 최근 팀내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고 칭찬했다. 지난해 임의탈퇴가 풀려 마운드를 밟았으나 실질적인 복귀 원년은 2012년, 김진우는 2006년 이후 6년만의 10승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김진우는 이날 9이닝 6피안타 5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시즌 9승(5패)째를 따냈다. 2005년 9월 13일 대전 한화전 이후 2569일만의 완투승이다.
김진우는 9월 5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8월까지 6차례 퀄리티 스타트에 그쳤으나 9월 들어 투구내용이 완전히 달라졌다.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전성기의 위력이 나오고 있다. 묵직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직구와 각도 큰 커브의 위력은 타자들이 알고도 공략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날 삼성 타자들도 김진우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어쩌다 타구가 외야로 뻗어나가더라도 힘 없이 KIA 야수들에게 잡혔다.
김진우는 1회 첫 타자 배영섭에게 2루수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했고, 정형식에게도 우측에 평범한 뜬공을 유도했으나 우익수의 포구 실수로 안타 처리돼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승엽을 삼진 처리한 데 이어 박석민, 최형우도 차례로 범타로 돌려세우는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였다.
2회에도 박한이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으나 이지영을 유격수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3회에도 1사 후 정형식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이승엽을 삼진 처리했고, 정형식에게 2루 도루를 내줬으나 박석민을 범타 처리했다. 4회에도 1사 후 박한이에게 볼넷을 내준 뒤 이지영을 유격수 병살타 처리했다. 김진우는 4회를 시작으로 5회 연이어 세 타자로 끊어갔다.
6회 2사 이후 박석민에게 볼넷, 최형우에게 안타를 맞은 김진우는 박한이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이어갔다. 7회와 8회에도 무난한 투구를 이어간 김진우는 7~8회 투구수가 90~100개를 넘어서면서도 구위가 떨어지지 않았다. 투구 밸런스가 예전의 좋았던 때로 완벽하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선동열 감독은 “김진우가 예전에 비해 제구력이 좋아졌다. 투구 밸런스가 살아났다”라고 했다. 결국 9회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한 김진우는 경기 종료 차임벨과 함께 완투승의 기쁨을 누렸다. 9회 박석민에게 내준 2루타에 이은 1실점이 아쉬웠다. 만약 그가 이날 완봉승을 기록했다면 2560일만의 완봉승이었다.
이날 보여준 그의 구위는 단연 과거 에이스 시절을 연상케할 정도로 대단했다. 그는 역대 삼성전서 24경기 7승 6패를 기록할 정도로 아주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날 그는 선두를 달리는 팀을 상대로 완투승을 장식하며 전성기로 돌아가고 있음을 증명했다. 총 130개의 공을 던지며 직구를 58개 중 36개나 스트라이크로 잡아냈다. 구속은 148km까지 나왔다. 커브도 30개를 던져 16개를 스트라이크로 잡아냈고 구속이 127km까지 나오면서 완급조절을 했다. 22개를 던진 투심도 145km까지 나오면서 삼성 타자들의 베팅 타이밍을 흐렸다.
KIA의 올 시즌 최대 수확은 선발진의 건재다. 윤석민이 2% 부족했으나 앤서니와 소사가 시즌 막판으로 이어갈수록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는데다 김진우마저 완연한 상승세다. 내년 시즌에 베테랑 서재응, 윤석민과 함께 토종 선발 트로이카를 이룬다면 용병 2명 중 1명을 마무리로 구할 수도 있다는 선 감독의 구상에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경기 후 김진우는 "4일 쉬고 등판해서 몸이 무거웠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1회 동료의 실수로 위기 상황이 생겼는데 신경 안 쓰고 최소실점만 하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는데 결과가 좋았다. 이닝을 소화하면서 흐트려진 밸런스가 살아나면서 좋은 투구를 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1승을 더 하면 두자리 수 승수인데, 큰 의미는 두고 싶지 않다. 2006년 이후 6년만의 기록인데 1~2경기 더 나오면 최선을 다하겠다. 야수들이 점수를 잘 뽑아줘서 편안하게 던졌다. (김)상훈이 형과의 볼배합도 내가 생각한 것과 맞았다"라고 기뻐했다.
김진우에게 2012년 9월 25일은 임의탈퇴처리가 된 2007년 7월 31일 이후 가장 의미있는 하루가 됐다.
[김진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대구=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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