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7일 월요일

`조강지처` 버린 비정한 넥센



17일 넥센 히어로즈가 김시진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김 감독의 계약은 2년이 남아있다. 사진= 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프로야구에 태풍이 몰아쳤다. 넥센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이 갑작스레 경질됐다.

넥센은 17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김시진 감독의 계약해지를 발표했다. 김 감독이 중도하차 한 자리에는 김성갑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하고 2012시즌 잔여경기를 치르게 된다.

김시진 감독의 경질 사유는 성적부진으로 알려졌다. 2008년 출범한 넥센은 7위-6위-7위-8위로 줄곧 하위권에 머물렀던 팀.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선수) 이택근을 총액 50억원에, 월드시리즈에서 두 번의 우승을 경험한 김병현을 영입하며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왔다. 시작은 좋았다. 5월 말에는 창단 이래 최다인 8연승을 거두며 1위에 올랐고, 전반기를 단독 3위(40승36패2무)로 마쳤다.

하지만 8월부터 주축선수의 체력저하와 부상으로 성적은 떨어지기 시작했고, 6위까지 처지며 사실상 가을잔치는 물건너갔다. 이 과정에서 구단 고위층은 김 감독의 선수기용과 경기운용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고, 16일 한화 이글스와의 목동 홈경기를 2-8로 완패하자 김 감독 체제로는 내년 시즌도 어렵다고 판단, 전격 경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프로야구 감독 자리가 성적이 중요한 자리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김 감독의 경질은 시기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118경기를 치른 넥센은 정규시즌 종료까지 15경기가 남아있다. 시즌 종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굳이 경질이 최상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김시진 감독은 2007년 해체된 현대 유니콘스의 마지막 감독을 맡아 어수선한 선수단 분위기를 잘 보듬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가 해체가 되고 히어로즈로 재창단 되면서 야인으로 물러났지만 1년 만에 다시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어려운 팀 사정에도 묵묵히 선수들을 이끌어왔다. 그 간 고생한 김 감독에게 갑작스레 경질을 통보했다는 것 자체가 예의에 벗어난 것이다.

남은 계약기간 문제도 마찬가지. 김 감독은 2009년 3년 계약기간에 히어로즈의 2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계약 마지막 해였던 지난해 3월에는 3년 계약을 연장하며 일찌감치 재신임을 보장받았다. 하지만 계약기간을 2년 남겨두고, 김 감독은 감독직을 내놓게 되면서 계약서에 명시된 기간은 그저 숫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돼버렸다.

넥센의 김시진 감독 경질은 선수들을 위한 배려도 팬들을 위한 성의 없는 처사다. 남은 시즌 선수들의 경기력에 어떤 기대를 해야 할지도 미지수다. 김 감독의 핸드폰 전원은 꺼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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