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유럽챔피언스리그 데뷔전 2골메시 2골… 바르샤 역전승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를 상대로 20일 홈구장 스탬퍼드브리지에서 유럽챔피언스리그 타이틀 방어전을 시작한 첼시엔 익숙했던 얼굴 하나가 보이지 않았다. 지난 시즌 첼시 우승의 주역으로 중국 상하이 선화로 이적한 디디에 드로그바였다. 드로그바가 달던 11번의 새 주인은 이날 유럽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치른 21살의 브라질 출신 오스카였다.
오스카는 여러 면에서 드로그바와 달랐다. 1m89, 91㎏의 건장한 체구에 전사의 풍모가 느껴졌던 드로그바와는 달리 오스카는 1m80, 66㎏으로 호리호리했다. 브라질대표팀의 대선배인 카카를 연상시킬 정도로 얼굴 생김새도 귀공자풍이었다. 첼시의 유스팀에서 뛰어야 할 선수가 1군에 올라온 듯한 느낌마저 갖게 했다.
하지만 오스카가 첼시팬들에게 드로그바를 잊게 하고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오스카는 전반 31분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중간에 유벤투스 레오나르도 보누치의 다리에 맞고 굴절되며 골문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행운이 따른 골이었다.
두 번째 골에는 약간의 행운도 필요없었다. 애슐리 콜의 패스를 받은 오스카는 발 뒤꿈치로 볼을 교묘하게 컨트롤했다. 당대 최고의 플레이메이커 중의 한 명인 안드레아 피를로가 그의 움직임에 속수무책으로 벗겨졌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오스카는 골대를 보지도 않고 오른발로 감아찼고, 볼은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유벤투스 오른쪽 골문 상단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스탬퍼드브리지를 가득 메운 홈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든 환상적인 골이었다.
오스카는 런던올림픽에서 브라질대표팀의 10번으로 활약한 공격형 미드필더이다. 어린 나이에도 이미 A매치 9경기를 소화했을 정도로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첼시는 지난 여름 그를 영입하는 데 2500만파운드(약 450억원)의 거액을 아끼지 않았다.
로베르토 디 마테오 첼시 감독은 “오스카가 골뿐만 아니라 전술적으로도 잘해줬다”고 말했다. 마시모 카레라 유벤투스 코치도 “오스카의 두 번째 골은 마스터급 골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더 텔레그래프는 “오스카가 첼시의 차세대 챔피언스리그 왕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첼시는 오스카의 두 골을 지키지 못하고 유벤투스와 2-2로 비겼다.
스탬퍼드브리지에 새 별이 떴다면 바르셀로나 캄프누에선 늘 그렇듯이 리오넬 메시 별이 빛났다. 러시아의 스파르타크 모스크바를 상대로 G조 1차전을 치른 바르셀로나는 후반 한때 1-2로 역전당하는 위기를 맞았지만 메시가 후반 27분과 35분 연속골을 꽂아넣어 3-2로 역전승했다.
메시는 챔피언스리그 통산 53골로 공동 4위였던 티에리 앙리(51골)를 제치고 역대 4위로 올라섰다. H조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가가와 신지의 도움을 받은 마이클 캐릭의 결승골로 터키 갈라타사라이를 1-0으로 이겼다.
<류형열 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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