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서형욱] "그들이 돌아왔다."
![]()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첼시가 자축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올 시즌 결승전은 2년만에 다시 (잉글랜드 축구협회[FA] 창립 150주년을 기념해) 런던 웸블리에서 치러진다. 런던에서 최후에 웃는 자가 되기 위한 32개팀의 노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아직 그 누구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지만, 그 누구도 우승을 포기할 수도 없다. 첫 단추를 꿸 32강 조별리그 1라운드는 19일(A~D조)과 20일(E~H조) 양일간에 걸쳐 치러진다. 각 조별 주요 경기를 중심으로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라운드를 미리 들여다본다.
A조 빅매치 | 파리 생제르망 vs 디나모 키예프
올 여름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은 팀을 꼽으라면 파리 생제르망(PSG)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을 영입한 PSG는 AC밀란에서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수비수 티아구 실바를 영입하는 등 카타르의 투자로 조성된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탄탄한 스쿼드를 구축했다. 이브라히모비치의 물오른 득점력과 올림픽에서 얻은 부상에서 돌아온 실바를 앞세운 PSG는 2004년 이후 8년만에 돌아온 챔피언스리그에서 우크라이나 명가를 상대한다. 디나모 키예프는 8골을 기록 중인 나이지리아 공격수 이데예 브라운을 최전방에 세워 PSG 공략에 나선다. 토트넘에서 영입한 니코 크란차르 역시 빠르게 팀에 적응한 상태라 볼만한 승부가 예상된다.
THE OTHERS - 디나모 자그레브 vs 포르투 = 상대 전적 2승 2패. 14년만의 만남.
![]() PSG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오른쪽 두번째)가 주말 툴루즈 전에서 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B조 빅매치 | 몽펠리에 vs 아스널
아직 아스널에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올리비에 지루가 친정팀 몽펠리에의 홈 구장을 찾는 것이 이채롭다. 아스널 입단 후 아직 득점이 없는 지루가 친정팀의 안방에서 마수걸이 골을 터뜨릴 수 있을 지가 관심사. 반면, 같은 시기에 영입된 포돌스키는 벌써 2골을 뽑아내는 등 적응을 마친 상태. 아스널은 여러 선수들이 두루 활약한 주말 사우스햄튼 전에서 6-1의 대승을 거둔 뒤라 상승세다. 반면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 우승팀 몽펠리에는 시즌 개막 이후 5경기에서 1승 밖에 거두지 못하는 부진 속에 리그 16위까지 처져 있는데다 공격수 유타카까지 부상 회복이 늦어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는 등 악재가 많다.
THE OTHERS - 올림피아코스 vs 샬케 = 올림피아코스는 홈에서 독일 팀을 상대로 강세. 6경기 29골 기록.
C조 빅매치 | 말라가 vs 제니트
두 팀 모두 리그 초반 성적이 순항이다. 스페인의 말라가는 에이스 산티 카솔라를 아스널로 보내고서도 4경기 2실점에 그친 수비력을 바탕으로 중간 순위 2위를 달리는 중이다. 대회 첫 출전이지만 경험 많은 페예그리니 감독을 앞세워 이변을 꿈꾼다. 공격을 풀어 나가는 데 핵심이라 할 이스코로 대표되는 젊은 피와 툴랄랑, 밥티스타, 호아킨 등의 베테랑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 내심 16강 이상을 노리고 있다. 반면 러시아의 제니트는 스팔레티 감독 지휘 아래 이적 시장 막판 영입한 브라질 공격수 헐크와 미드필더 비첼을 앞세워 원정 승리를 노린다. 아직 스페인 원정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제니트는 이번이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 될 것이라 자신하고 있어 팽팽한 승부가 예상된다.
THE OTHERS - 밀란 vs 안더레흐트 = 안더레흐트는 이탈리아 원정 14경기에서 무승.
![]()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를 하루 앞둔 17일,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가 무리뉴 감독 곁에서 몸을 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른바 죽음의 조, 그 중에서도 최대의 빅뱅이다. 챔피언스리그 역사 내내 우승 후보였던 레알 마드리드가 신흥 강호 맨체스터 시티를 홈으로 불러 들인다. 두 팀은 올 시즌 초반 리그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으로 고전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라 리가 첫 4경기에서 2패를 당하는 부진 속에 12위까지 처졌고, EPL 4위를 달리는 맨시티도 상대적으로 많은 실점으로 고민이 깊다. 하지만 두 팀은 리그와 챔스는 다르다고 외친다. A매치를 위해 국가대표팀에 차출되었다 돌아온 선수들이 즐비한 두 팀에게는 리그와 챔스를 병행하는 일정이 부담스러운만큼 두터운 선수층 구성이 여느 때보다 든든하게 느껴질 것이다. 레알은 챔스 경력이 풍부한 에시엔(첼시)과 EPL에서 각광받던 모드리치(토트넘)을 영입해 전열을 정비했다. 맨체스터 시티도 챔스 우승 경력을 가진 마이콘(인터밀란)을 영입하는 등 기존의 허점을 보완하는 데에 두 팀 모두 전력을 다했다. 레알은 이른바 '슬픔 파문'에 빠졌던 호날두를 되살리는 것이, 맨시티는 지난 시즌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한 아픔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 조별리그 최대의 과제다. 이를 위해 둘 간의 첫 경기는 여러 가지 노림수가 엇갈리는 접전이 될 전망이다.
THE OTHERS - 도르트문트 vs 아약스 =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력을 가진 명가들의 맞대결.
E조 빅매치 | 첼시 vs 유벤투스
드록바가 빠진 첼시 공격진은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을 듣는다. 우수한 미드필더들이 매력적인 경기를 펼치며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지만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그리고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첫 상대 유벤투스를 상대로 2009년 16강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던 드록바의 존재감은 아직까진 대체가 쉽지 않아 보인다. 토레스의 분전이 필요한 가운데 마타, 아자르, 하미레스 등의 활약이 기대되고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와의 4강전에서 받은 레드 카드 징계가 만료된 존 테리도 복귀가 유력하다. 한편, 유벤투스도 살아있는 레전드였던 델 피에로(호주 시드니FC)가 팀을 떠난 뒤라 감회가 남다른 시즌이다. 유벤투스는 최근 잉글랜드 원정에서 11연속 무승(3무 8패)를 기록 중인 것이 부담스럽다. 이 경기로 유벤투스 입단 이래 400경기째 출전하게 되는 부폰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THE OTHERS - 샤크타르 도네츠크 vs 노르트샬란 = '선수 전원 챔스 무경험' 노르트샬란(덴마크)의 사상 첫 챔스 경기.
![]() 주말 마인츠와의 홈 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둔 뒤 환호하는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 (사진=연합뉴스) |
이번 라운드 또 하나의 빅뱅이다. 2001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맞붙었던 둘의 재대결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높다. 당시에는 바이에른이 올리버 칸의 선방에 힘입어 승부착디 승리를 거두고 우승컵을 들어올린 바 있다. 바이에른은 시즌 초 무서운 기세로 달리는 중이다. 리그 3라운드까지 전승을 거두는 동안 무려 12골을 몰아 넣었다. 마리오 고메스의 부상이 뼈아프지만 새롭게 영입한 만쥬키치가 곧바로 적응을 마치며 득점포를 작렬시키고 있다. 두터워진 선수층은 유럽 최고 수준의 전력을 자랑한다. 스페인에서 데려온 하비 마르티네스의 존재도 믿음직스럽다. 반면, 발렌시아는 시즌 초 다소 주춤한 모습으로 11위로 처져 있다. 바네가와 카날레스가 장기 부상에 빠져 있고 파블로 피아티가 얼마 전 훈련 도중 팔 골절을 당해 뛰지 못하는 것도 아쉽다.
THE OTHERS - 릴 vs BATE보리소프 = 아자르 떠난 뒤 부진한 릴, 흘렙 앞세운 BATE와 승부
G조 빅매치 | 바르셀로나 vs 스파르타크 모스크바
감독 교체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강세로 리그 1위를 달리는 바르셀로나. 빌라노바 감독은 주말 경기에서 메시를 30분만 뛰게 하며 챔피언스리그를 대비했다. 물론, 메시는 짧게 뛰면서도 제 몫을 충분히 해냈다. 부상으로 빠진 이니에스타의 공백도 별로 느껴지지 않았던 경기. 스파르타크는 바르셀로나 원정이 악몽이 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자국 리그에서도 원정 경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파르타크는 지난 시즌까지 발렌시아를 성공적으로 이끈 신임 우나이 에머리 감독의 지략에 의존해야 한다. 리옹 시절 챔피언스리그 단골 손님이었던 미드필더 쇨스트롬의 정확한 셋피스 킥은 역습 위주로 나설 스파르타크의 매우 귀한 무기가 될 것이다.
THE OTHERS - 셀틱 vs 벤피카 = 한때 유럽 챔피언이었던 두 팀. 셀틱은 포르투갈 팀에게 홈에서 진 적이 없다.
![]()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지난 1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결승전을 현장에서 관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매년 '대진운 최고'라는 소리를 들을만큼 무난한 조에 편성되는 맨유지만, 지난 시즌 조별리그 탈락은 더 이상 그들에게 안전지대가 없음을 말해준다. 17년째 연속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한 명가이며, 2년전 결승전까지 이르렀던 강호지만 지난 2년간의 변화는 첫 경기를 안심할 수 없게 한다. 새롭게 영입한 판 페르시가 팀에 빠르게 적응했고, 미드필더 카가와 신지와 닉 포웰, 수비수 알렉산더 부트너 모두 영입 즉시 자신의 진가를 입증해 든든하다. 주말 위건을 상대로 4-0 완승을 거둔 것도 챔스를 앞둔 길조. 갈라타사라이는 수비수 위팔루시의 장기부상이 뼈아프고 역대 잉글랜드 원정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것이 부담스럽다. (3무 4패) 맨유에 익숙한 골게터 요한 엘만더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THE OTHERS - 브라가 vs 클루지 = 챔피언스리그에 늘 부진했던 두 팀. 승리하는 자는 2위를 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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