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0일 목요일

오언, 원더보이의 능력을 보여줄 마지막 기회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골을 넣고 베컴과 함께 좋아하는 오언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개리 스미스 : 프리랜서 칼럼니스트] 마이클 오언의 선수 경력이 애처롭다거나 그렇게 끝날 위기에 놓였다고 생각하는 건 정신 나간 일이다.


1998년 여름을 돌아보자. 오언은 프랑스 월드컵에서 떠오른 스타 중 하나였다. 당시 10대였던 오언은 월드컵 역사상 최고의 골 중 하나를 득점했다. 자신감과 젊은 날의 오만함으로 넣은 골이었다. 내가 잉글랜드 사람이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건 정말 아름다운 골이었다. 오언은 너무나도 빨랐고 재기가 넘쳤으며, 골을 넣는 능력이 탁월했다.


잉글랜드는 영웅을 얻었다. 비록 경기장 밖에서는 지루한 인물이긴 해도 오언은 스타였다. 10대 시절의 오언은 마치 치타 같았다. TV로만 보면 그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 경기장에서 보면 수비수들은 뒷걸음질을 치고 오언은 축구화에 로켓을 달고 뛰는 것 같았다.


오언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다이너마이트였다. 리버풀에서는 거의 재미로 골을 넣는 수준이 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위협적인 스트라이커 중 하나로 성장했다. 뮌헨 원정에서 독일 대표팀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건 아무 선수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독일 수비수들은 오언 때문에 공포에 떨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도 오언의 활약은 이어졌다.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그는 경기 초반에 골을 터트렸지만, 잉글랜드는 너무 소극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면서 탈락했다. 오언의 빠른 발을 더 적극적으로 이용했다면 브라질을 피곤하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부상을 당하면서 오언의 발은 느려졌고, 잘못된 선택으로 그의 선수 경력은 더욱 곤경에 처했다. 이런 일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지만, 문제는 이제 오언이 그다지 진지한 선수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언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팀을 떠난다고 말하면서 리버풀 팬들을 화나게 했다. 그리고 그 다음 시즌,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린 이스탄불에서 구단 역사상 가장 멋진 밤을 보내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한 오언은 골을 기록하긴 했지만 팀에 정착하지는 못했고, 결국 잉글랜드로 돌아와 뉴캐슬과 계약했다. 많은 팬들은 오언이 진심으로 뉴캐슬을 원했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그러한 모습이 실제 경기에서도 드러났다. 오언은 뉴캐슬에서도 좋은 기억을 남기지 못했다.







올 시즌 스토크 시티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오언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의 이적은 나쁜 선택이 아니었지만, 경기에 뛰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이제 오언은 스토크 시티에 입단했다. 그는 "경기에 나서 활약하고 싶다.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선수 생활을 마칠 수 있길 바란다. 난 아직 32살이고, 많은 힘이 남아 있다고 느낀다. 어떤 팀에서 뛰든 늘 골을 넣어왔기에 건강만 유지하면 스토크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스토크로의 이적이라는 대담한 결정에 대부분의 팬들은 오언이 성공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최근의 일만 기억한다. 오언은 뉴캐슬에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 채 팀의 강등을 지켜봤고, 이후 대리인을 통해 여러 팀에 자신의 프로필을 돌린 끝에 맨유의 벤치에 앉아 있었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은 오언이 더는 축구에 대한 열정이 없고, 돈에 더 관심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제 오언은 이런 생각이 틀렸다는 걸 증명할 기회를 잡았다.


오언에게는 전과 같은 빠른 발이 없지만, 여전히 그는 확실하게 골을 넣을 수 있다. 경기 방식을 바꾼 오언은 골 결정력도 뛰어나지만 페널티 지역에서 공간을 찾고 동료를 끌어들이는 데도 능하다. 그는 프리미어리그에 남는 걸 최우선으로 생각하면서 체셔 지역에 있는 자신의 집과 가까운 클럽인 스토크를 선택했다.

"스토크에 오게 되어 기쁘다. 정말 많은 점이 들어맞았고, 토니 퓰리스 감독이 몇 년이나 나를 영입하길 원했다고 들었다. 다시금 기대를 받는다는 게 정말 기분 좋다."


스토크 데뷔전에서 교체로 출전한 오언은 많이 뛰어다녔지만, 공을 만지지는 못했다. 그러나 오언은 자신이 아직도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좋은 기회를 잡았다.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않았기에 곧바로 활약할 정도로 날카로운 몸 상태는 아니지만, 그 상태를 회복하고 나면 프리미어리그 수비수들은 조심해야 할 것이다. '원더보이'가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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