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28일 화요일

트레비스 曰 “한국야구가 트리플 A 수준이라고?”








[ 순스포츠 : 고욱희 ] 작년 기아 타이거즈에서 25경기에 나서 7승 5패, 방어율 3.48을 기록했지만 방출 당한 트레비스는 한국 구단에 남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어떤 구단도 적절한 대우를 제시하지 않았고 그는 현재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방출된 선수가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지만, 한국 프로야구에서 방출 된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안정적으로 활동하는 선수는 흔한 경우가 아니었다. 그래서 트레비스의 독특한 경험에 대해서 인터뷰 할 기회를 가졌다.


Q: 메이저리그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작년에 기아에서 방출 된 이후 어떻게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되었나?
트레비스: 작년에 기아에서 방출 된 이후 한화, SK 그리고 일본구단과 계약 관련 이야기가 오고 갔다. 한국 구단들과의 계약은 진전이 많이 없었고, 일본구단과 계약을 앞둔 시점에서 메이저리그 오퍼가 들어왔다. 생각 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메이저리그로 오게 되었다.


Q: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은 한국 야구를 미국의 트리플 A와 수준이 비슷하다고 이야기 한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트레비스: 절대로 동의하지 않는다. 올해 트리플 A에서 뛰었을 때 아주 쉽게 경기했다. 작년에 한국에서 뛰었을 때를 기억해보면 트리플 A가 한국 프로야구 수준보다 훨씬 낮았다. 그리고 한국이 일본도 이기지 않나? 그럼 일본이 트리플 A보다 낮다고 생각해야 되는 데 그렇지 않다.







Q: 예전에 트리플 A에서 뛰었을 때 보다 올해 트리플 A 기록(3승 무패, 방어율 0.39)이 좋아졌는데, 한국에서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나?
트레비스: 당연히 그렇다. 한국 타자들을 삼진 아웃 잡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선수들의 컨택능력도 아주 뛰어나고 선구안 또한 좋다. 그래서 몸쪽 공을 던지는 연습도 많이 했고 바깥쪽 공에 대한 연구도 많이 했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삼진을 많이 당하는 대신, 실투를 놓치지 않고 담장을 넘겨버린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주 조심하고 있다.


Q: 한국 투수나 타자들 중에서 기억 남는 선수가 있었나?
트레비스: 한화 류현진이나 우리팀(기아)의 윤석민이 기억에 남는다. 류현진의 공은 자주 보지 못했지만 훌륭한 것 같았다. 윤석민이 공 던지는 모습은 매주 봤는데, 공이 진짜 좋았다. 타자로서는 이대호를 비롯해서 이용규, 이범호, 이병규, 박한이, 김동주등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있었다. 특히 홍성흔을 상대할 때 가장 힘들었다.


Q: 이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트레비스: 첫 해는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본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이나 윤석민의 직구와 슬라이더를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첫 해부터 제대로 공략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비디오 분석을 통해서 타자들이 투수들의 구질을 분석하면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 깜빡 잊은 선수가 한 명 있다. 삼성 마무리(오승환)은 지금 당장 메이저리그에 와도 통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키킹을 두번하는데 152~153km를 던진 걸로 기억한다. 던지는 동작이 평범하지 않고, 공 스피드까지 빠르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그의 공을 공략하는 데 쉽지 않을 것이다.


Q: 하지만, 윤석민이나 류현진의 올해 한국 성적이 아주 뛰어나다고 할 수 없다. 승수를 잘 쌓지 못하고 있는데, 그래도 메이저리그 성공가능성이 점쳐지는가?
트레비스: 경기는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다. 선발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불펜이 잘못 던져서 역전 당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기록 중에서 방어율과 WHIP, 두 가지 항목만 유의 깊게 본다. 류현진과 윤석민의 기록도 살펴보면 분명 좋을 것이다.







보크로 판정되었던 투구동작을 취하는 트레비스

Q: 다시 한국 선수 생활 때로 돌아가보면, KIA 선수 시절, 보크나 타자들의 홈런 세레모니에 대해서 민감했는데 그 사안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 싶다.
트레비스: 내 견제능력은 나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그러나 나의 견제동작은 한국에서 보크로 판정되었다. 그래서 주자들이 뛸 줄 알면서도 잡지 못했다. 미국에서는 그 동작이 보크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주자들이 섣불리 뛰지 못한다. 한국에서 뛰려면 한국 규칙을 따르는 게 맞을 수도 있지만, 야구는 미국에서 만들어졌고 규칙도 미국에서 만들어졌는데, 한국만 다른 규칙을 적용하는 것이 이해하기 조금 힘들었다. 그리고 홈런 세레모니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면, 사실 끝내기 홈런인 경우에는 세레모니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투수가 마운드에 있을 때는 그런 세레모니를 한다는 것은 투수에게 모욕을 주기 위한 행동이라고 통상적으로 생각된다. 투수들이 삼삼진아웃 잡을 때 마다 마운드에서 춤이라도 추면 타자들도 싫어하지 않겠는가? 비슷한 경우라고 생각한다.


Q: 한국 프로야구를 경험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트레비스: 한국 팬들도 좋았고 야구장 분위기도 아주 훌륭했다. 다만 영어를 하는 선수들이 거의 없어서 외로운 부분이 있었다. 훈련이나 경기 중에는 김선빈 선수가 장난도 많이 쳐주고 한국말로 비속어도 가르쳐줘서 재미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경기가 마치면 매일 집에서 TV시청만 했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상대가 없어서 호주에 있는 동생을 한국으로 불러서 3개월간 같이 생활했다. 로페즈는 나이차도 많이 나고 스페니쉬를 썼기 때문에 대화를 많이 못했다. 그래서 넥센에서 뛰던 알드리지와 나이트가 부러웠다. 나도 만약에 친한 외국인 선수(니퍼트, 주키치, 알드리지, 나이트)가 있었더라면 적응하는데 좀 더 쉽지 않았을까 하고 자주 생각했었다.







오랜 동갑내기 친구사이인 추신수와 트레비스

Q: 영화를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혹시 ‘머니볼’을 보았나? 봤다면 본인이 그 팀에서 뛸 수도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해본 적 있나?
트레비스: 그 영화가 작년에 나왔을 때 영화관에서 봤다. 이 팀에서 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지만, 우리팀은 적은 비용으로 가능성 있는 선수를 영입해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끈임 없이 연구하고 분석하는 팀이기 때문에 나에게 기회를 준 것 같다..


Q: 마지막 질문이다. 내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예정되어 있는데, 추신수 선수와의 맞대결을 어떻게 예상하는가?
트레비스: 추신수 선수는 아주 훌륭한 선수다. 예전에 세계 청소년 선수권 대회에서 투수하는 모습을 봤었는데, 95~96마일(152~153km)을 던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였는데 타자로서도 좋은 선수였다. 같이 시애틀에도 잠시 있었다. 그래도 홈런은 허용할 수 없다. 1루타는 좋다. 3타수 1안타 정도면 둘 다 만족하지 않을까?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트레비스는 선수들과 짓궃은 장난을 치며 경기 전 여유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편안해 보였다. 전 한국 프로야구 선수로서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활약하기를 기대해 본다.


클리블랜드(프로그레시브 필드)|고욱희기자, 사진|홍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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