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27일 월요일

한대화 감독, 임기 중 전격 경질 왜?



한대화 감독의 전격 경질은 결국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과, 내년 시즌 개혁을 위한 사전 준비라는 구단의 계획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사진=한희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한화 이글스의 한대화 감독이 결국 전격 경질됐다. 계약 기간이 올해로 만료되는 한 감독은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됐다. 사실상 올 시즌을 포기하고 내년 시즌을 구상하겠다는 구단의 결정과, 급격히 등을 돌린 성난 팬심이 전격 경질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27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구단은 한대화 감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구단은 공식적으로 28일 경질 사실을 밝힐 계획이다.

2009년 9월 사령탑에 오른 한 감독의 계약 기간은 올해까지지만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성적 부진으로 중도 퇴진하게 됐다. 이로써 한 감독은 올해 첫 중도퇴진한 감독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한화는 남은 시즌을 한용덕 수석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운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 감독의 전격 경질은 결국 부진한 성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부진한 성적으로 한 감독의 재계약 가능성은 희박했다. 한화는 28일 현재 올 시즌 39승2무64패로 8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시즌 내내 하위권에 머무른 데다 연패를 반복하는 등의 내용으로 한 감독은 많은 팬들로부터 퇴진압력에 시달렸다.

기대가 분노로 변하는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시즌 전 한화는 일본에서 연봉 15억원의 조건으로 연고지 중심타자였던 김태균을 한국 무대로 복귀시키고,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영입했다. 또한 거액의 조건으로 송신영을 영입해 뒷문을 보강하면서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시즌 후반기 선전을 펼치며 LG 트윈스와 함께 공동 6위를 차지한 데다 선발, 타선, 불펜에 주요 선수들을 영입했기에, 가을야구에 대한 구단 수뇌부의 기대감도 커졌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부실했던 외부 선수 영입, 용병 스카우트 시스템의 실패, 2군 육성 정책의 부재, 얕은 선수단의 깊이, 코칭스태프의 성적 압박으로 인한 무리한 작전과 선수운용 등의 총체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겹쳐져 시즌 초부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좋지 않은 경기 내용이 이어지자 팬들의 여론이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시즌 초 연일 매진을 기록했던 대전 구장의 관중수도 상당 부분 감소했다. 팬심과 고위층의 마음이 한 감독에게서 급격히 멀어진 것이 중도 퇴진에 영향을 미쳤다.

이미 소문은 무성했다. 당초 한화가 연패에 빠지면서 일찌감치 시즌 초부터 순위 경쟁에서 멀어지자 한 감독의 경질설이 돌았다. 그러나 지난 5월 16일 구단주인 한화 김승연 회장이 잠실 구장을 방문해 이날 승리한 선수단을 격려하고 한 감독의 신임을 약속하면서 소문이 잦아졌다. 그러나 7월 다시 경질설이 돌았을 당시 구단은 “경질 계획이 없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며 자세를 바꾸기도 했고, 결국 칼을 뽑아들게 된 셈이다.

올해 한화는 부진한 성적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많은 지탄을 받았다. 드러난 실책 숫자는 61개로 8개 구단 중 세 번째로 실책 수가 적지만, 미숙한 주루플레이와 기록되지 않은 실책을 남발하며 팬들에게 많은 실망감을 안겼다. 더욱이 에이스 류현진과 김혁민, 박찬호 등의 선발 투수들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타선이 침묵하거나 불펜진이 부진한 투타의 엇박자로 한숨을 안겼다.

한화는 올 시즌 작전 수행 과정의 성공률이 유독 높지 않았고 투수 교체 이후의 결과도 좋지 않았다. 부족한 선수들의 기본 기량과 얕은 선수층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었지만 한 감독의 역량도 팬들의 도마 위에 끊임없이 올랐다.

지난 시즌 후반기의 뜨거운 분위기가 재현되지 못한 것도 큰 실망감을 줬다. 영입파 선수 중 김태균과 박찬호는 제 몫을 다했지만 지난해 일제히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던 타선이 집단 침묵에 빠졌고, 필승 불펜조였던 박정진, 마일영도 부진했다. 거액을 주고 영입한 송신영은 2군에서 더 긴 시간을 보냈고, 가뜩이나 얇은 선수층에 2군에서 올라온 어린 선수들은 더 부진한 경기 내용을 펼쳤다.

최근 한화의 무기력한 4연패도 한 감독의 경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올해 연승을 한 이후에는 대부분 연패가 반복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여 왔다.

2군 연습경기장이 없는 한화는 향후 경기장 건립을 확정하며, 최근 몇년 간 미비했던 근본적인 2군 육성의 의지를 드러내며 장기간의 청사진으로 구단을 운영할 계획을 밝혔다. 몇 년간의 부진이 총체적인 문제로부터 비롯된 것임을 인정하고 많은 부분을 뜯어고칠 계획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결국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것이 구단의 결론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된 한화가 감독의 퇴진으로 분위기 쇄신을 꾀하며 일찌감치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한 감독은 한화의 연고 구단인 대전 출신으로 1983년 OB베어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해태, LG, 쌍방울을 거치며 스타플레이어로 화려한 선수 생활을 보냈다. 정교함과 힘을 겸비한 타자로 이름을 떨쳤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동국대학교 감독을 지냈고 이후 삼성의 타격코치와 수석코치를 거쳐 2009년 9월 한화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2010년 한화는 최하위, 지난해는 공동 6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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