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이적한 스완지 시티 팬들에게 인사하는 기성용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개리 스미스 : 프리랜서 칼럼니스트] 난 기성용이 스완지 시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길 바란다. 스완지는 축구 내적으로나 외적인 면에서 모두 (웨일즈의 클럽이긴 하지만) 잉글랜드 축구의 미래를 지향하는 구단이기 때문이다.
스완지는 10년 전 ‘풋볼 리그’에서 강등돼 5부 리그로 추락할 뻔하기도 했지만, 그 이후로 그들은 경영 혁신을 통해 잉글랜드의 다른 많은 팀들에게 모범이 될 만한 클럽으로 성장했다.
구단의 지분 20%를 서포터들이 갖고 있는 독특한 구조다. 외국 자본에 클럽의 미래를 맡긴 팀들이 이끌어가고 있는 리그에서, 스완지는 프리미어 리그 20년 역사상 최초로 서포터 대표 한 명이 이사진에 참여하는 클럽이 됐다.
스완지가 리그 우승을 차지할 거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브렌던 로저스 감독이 떠난 후 그들이 얼마나 고전하게 될지는 이미 언론에서 많이 다룬 바 있다. 하지만 난 동의하지 않는다. 클럽의 철학은 이미 제 자리를 잡았다. 몇 년 전부터 로베르토 마르티네스가 기울였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그는 이 팀과 플레이 스타일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스완지는 매우 치밀하게 운영되는 팀이기 때문에 다른 영국 클럽들의 경우보다 감독의 역할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솔직히 말하자면 난 아직도 로저스가 작년에 승격된 팀의 감독들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된 것이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스완지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면서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하긴 했지만, 폴 램버트 감독이 노위치에서 쌓은 업적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램버트는 추락하고 있는 팀을 맡아 2년 연속 승격을 이뤄냈고 (비교적 수월하게) 프리미어 리그에 잔류시키는 데에도 성공했다. 로저스도 잘 하긴 했지만 그는 어차피 플레이오프에 오르게 될만큼 좋은 팀을 맡았을 뿐이었다.
웨스트햄을 3 : 0으로 물리치고 환호하는 스완지 선수들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
클럽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면, 좋은 경기를 펼치고 팬들의 참여를 유도하면서 거금을 투자하지도 않는 상위 리그의 구단을 한 번쯤 참고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그래서 난 스완지가 잉글랜드 축구의 미래를 위한 좋은 모범이 되길 바라고 있다.
미카엘 라우드룹이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 것도 좋은 일이다. 로저스가 연임됐다면 심각한 2년차 증후군을 겪을 수도 있었다. 스완지는 작년에 매우 훌륭한 축구를 선보였고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잔류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프리미어 리그의 전체적인 경기력은 지난 10년을 통틀어 최악이었고, 형편 없는 팀들도 살아남았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그래서 2년차 증후군을 겪을 수도 있었고 그럴 가능성은 여전히 있는 게 사실이지만, 올해의 스완지는 작년과는 다르며 완전히 새로운 출발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미카엘 라우드룹을 임명한 게 화룡점정이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최소한 그건 구단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움직임이었고 박수받을 만한 일이었다. 그는 이미 스페인에서 괜찮은 가격에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으며, 자신의 라이벌들에게는 없는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
스완지의 축구 스타일도 주목할 만하다. 그들이 프리미어 리그에서 계속해서 성장하고 발전한다면 잉글랜드 축구에 매우 좋은 일이 될 것이다.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 롱 패스와 직선적인 움직임에 의존하는 팀들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내기 시작한다면, 축구가 한 단계 위로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올 시즌 스완지가 얼마나 좋은 성적을 낼지 지켜보는 건 정말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난 그들이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그러길 바라고 있다. 잉글랜드 축구가 발전하려면 스완지 같은 팀이 잘 해야 하기 때문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