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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한대화 감독의 경질은 예견된 사태였다. 그만큼 구단과 현장의 불협화음이 잦았다. 한 감독이 특유의 유머로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갈등의 씨앗은 시즌을 치를수록 점점 커져갔다.
돌이켜보면 한 감독이 한화와 함께한 '2와 3분의 2이닝'은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 놀랄만한 지도력을 발휘했다고 보기 힘들다. 꼴찌팀을 전임 김인식 감독으로부터 받아 2010년 더 승률이 떨어진 꼴찌, 지난해 공동 6위, 올시즌 다시 꼴찌로 추락했으니 구단으로선 충분히 책임을 물을만 하다. 그러나 문책 이전에 한화로선 성적부진의 이면인 '시스템 부재'를 살펴봐야 성공적인 훗날을 기약할 수 있다는 게 야구계 평가다.
◇7위 전력 평가에 호통친 구단
지난 17일 대전 LG전을 앞둔 한대화 감독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않은 야수들을 바라보는 속내를 털어놨다. 한 감독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마친 뒤 전력분석팀에서 냉정하게 8개구단 전력을 비교했더니 우리가 7위로 나왔다. (김)태균이와 박찬호 송신영 등이 합류했지만, 야수진 전체의 기량이 다른팀에 비해 떨어졌던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분석을 그대로 구단 고위층에 보고한 전력분석팀이 혼쭐이 난 것. 한 감독은 "고위층에서 전력분석이 잘못됐다며 다시 작성하라고 했다더라. 우승은 몰라도 4강 전력은 충분하다는 게 고위층의 판단"이라고 털어놨다.
이 얘기를 한 감독으로부터 직접 들은 한 야구관계자는 "칼같이 냉철한 분석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구단에서 그런 반응을 보였다면, 할 말이 없었겠다"며 위로 아닌 위로를 했다. 하지만 한화는 당초 예상대로 시즌 초반부터 부진의 늪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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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이 너무 많아 침몰한 만년꼴찌
구단은 구단대로 할 말이 많다. 지난 겨울 상상을 초월하는 베팅으로 해외파 김태균과 박찬호, FA 송신영을 영입했다. 한화의 모 관계자는 "멤버 구성을 보면 삼성 부럽지 않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심지어 구단주가 참석한 구단 시무식에서 사장이 "우승을 바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야구는 투수와 4번타자만으로 성적을 낼 수 있는 종목이 아니다. 투자대비 저조한 결과가 나오자 이른바 내정간섭이 심해졌다. 뱉은 말은 있고, 야구팀에 관심이 지대한 구단주의 스타일을 고려하면 내정간섭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한 감독은 "올해 임기 3년째인데 사장 단장만 3분씩 모셨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부임하자마자 "팀 체질을 바꿔야 한다. 장기적으로 보고 팀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던 한 감독이다. 하지만 해마다 사장 단장이 교체되면, 단기 성적에 대한 압박이 있을 수밖에 없다.
◇시스템 부재, 어디서부터 잘못됐나
다른팀의 사례를 살펴보면, 야구단의 소위 '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김응룡 전 감독을 CEO로 추대한 삼성은 2005년부터 '구단의 현장 개입 불가'를 주창했다. 현임 김인 사장과 송삼봉 단장 역시 "야구는 현장에서 하는 것이고, 프런트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포터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삼성은 선동열 감독시절부터 구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리빌딩에 성공했다. 국내 최고수준의 트레이닝센터와 팜 시스템도 갖춰 선수 육성 시스템도 선진화 돼 있다. 덕분에 삼성은 2010년대 강팀으로 도약했다.
2000년대 후반 극강전력을 뽐낸 SK 역시 전임 김성근 감독이 온몸으로 프런트의 내정간섭을 방어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최강팀으로 군림하던 현대 역시 프런트와 현장의 철저한 역할분담이 단기간에 명문팀으로 올라선 원동력이 됐다. 야구를 모르는 프런트는 구단 경영과 선수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현장은 소위 '전문가'들에게 철저히 맡긴다는 구단 철학이 반영된 덕분이다. 한화가 만년꼴찌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결국은 시스템 문제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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