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의 셀타 비고 행이 가장 기쁜 곳은 단연 KBS다. KBS 자회사인 스포츠 전문채널 KBS N Sports는 지난 6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경기를 2012~2013시즌부터 3시즌 연속 독점 생중계한다고 밝혔다.
사실 프리메라리가 독점 생중계를 두고 방송가에서는 다소 위험한 투자라는 지적도 많았다. 프리메라리가는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라는 세계적인 명문 구단을 소유한 세계 3대 빅리그 가운데 하나다. 특히 이 두 팀이 맞붙는 엘틀라시코는 시청률이 보장된 최고의 스포츠 빅 이벤트 가운데 하나다. 그렇지만 너무 강한 두 팀이 버티고 있는 리그인 탓에 엘클라시코를 제외한 다른 리그 경기는 그만큼 흥미가 떨어진다는 점은 분명 한계다. 게다가 프리메라리가에서 뛰는 태극전사도 없다.
방송가에서 최고로 인정받아온 리그는 단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다. 지난 시즌까지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뛴 박지성의 경기는 높은 시청률이 보장된 경기였다. 이번 시즌 박지성이 퀸즈 파크 레인저스로 팀을 옮겼고 지동원(선덜랜드)에 기성용(스완지 시티)까지 가세했다. 과거 박지성의 맨유 경기에 집중됐던 시청자들이 올해부터는 QPR, 스완지 시티, 선덜랜드, 맨유 경기 등으로 분산되면서 시청률도 더 오를 전망이다. 이런 까닭에 EPL 독점 중계 재계약 시점마다 국내 스포츠 전문 채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 왔다.
MBC스포츠 플러스는 잉글랜드 2부 리그인 2012~2013 잉글리시챔피언십을 중계한다. 비록 2부 리그지만 볼턴의 이청용과 카디프시티의 김보경이 뛰고 있어 고정적인 시청자 확보가 가능하다.
반면 프리메라리가는 엘클라시코를 제외하면 시청률 확보가 쉽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최근 열린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결승전 두 경기가 엘클라시코로 치러지면서 KBS N Sports는 기분 좋은 두 주를 보냈지만 리그 전체를 중계해야 하는 상황에선 고정적인 시청률 확보를 위한 뭔가가 절실했다. 이런 측면에선 세계 3대 리그를 단독 생중계함에도 2부 리그인 잉글리시챔피언십을 중계하는 MBC스포츠 플러스보다 불리했다.
이런 부분을 박주영이 한 번에 해결해줬다. 2012 런던 올림픽을 통해 군 문제를 해결하며 다시 국민들의 신망을 얻은 박주영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누비는 모습을 단독 생중계할 수 있게 된 것. 물론 그 경기를 볼 수 있는 시청자들 역시 행복하긴 매한가지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일요신문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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