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3일 금요일

<올림픽> 김용율 펜싱 감독 "다들 미쳤다더라"




(런던=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2012 런던올림픽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지휘하며 한국 펜싱의 전성기를 열어젖힌 김용율(49) 대표팀 총감독은 "다른 나라 선수·임원들이 다들 우리보고 '미쳤다'고 하더라"며 껄껄 웃었다.

김 감독은 3일(현지시간)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두 번째 금메달을 딴 직후 "금메달 1개를 목표로 런던에 왔는데 이 정도 성적이 나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날 금메달로 한국 펜싱은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수확, 역대 올림픽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또 지금까지 출전한 7개 종목 중 남자 사브르 개인전을 제외한 6개 종목에서 4강에 진출해 출전국 중 가장 고른 성적을 냈다.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한 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했던 펜싱이 2008년 베이징 대회 은메달 1개에 이어 이번 대회 '효자 종목'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김 감독의 지도력을 빼놓을 수 없다.

2009년 여자 사브르 전담 코치이자 대표팀 총감독으로 부임한 김 감독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2개 중 7개를 휩쓸어 종합 1위를 달성하는 등 한국 펜싱을 전성기로 이끌었다.

김 감독은 체격이 좋고 손기술에 능한 유럽 선수들과 경쟁하려면 남들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움직이는 발놀림이 중요하다는 '한국형 펜싱론'을 앞세워 선수들을 조련했다.

이를 가능케 하려면 강인한 체력이 필수다.

김 감독은 "우리는 선수촌 안에서도 훈련량이 많았다"면서 "지난 1년 동안 선수들이 거의 외출·외박을 나가지 못한 채 훈련에 매달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힘들어하고 불만이 많은 것은 알았지만 '기회는 있을 때 잡아야 한다. 인생이 바뀔 기회이니 올림픽까지만 열심히 하자'고 다독였다"고 했다.

자신도 아내에게 '한 달에 한 번은 집에 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구박을 들으며 훈련에 매달렸다는 김 감독은 이제 올림픽을 마치고 나면 선수들에게 휴가를 줘야겠다고 웃었다.

김 감독의 기억에 가장 깊이 남은 선수는 역시 김지연(24·익산시청)과 신아람(26·계룡시청)이다.

여자 선수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김지연을 두고 김 감독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제대회 64강에도 올라가지 못하던 선수가 우승을 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반대로 최악의 오심 사건으로 메달을 놓친 신아람은 '아픈 손가락'이다.

김 감독은 "아람이 때문에 다른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도 마음 한구석이 아프다"면서 "4일 열리는 여자 에페 단체전에서 꼭 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감독은 신아람의 사건으로 선수단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게 하려고 애를 썼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여기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 피스트 위에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맞서 싸우라'고 경기가 남은 선수들을 독려했다며 위기를 이겨낸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 감독은 "지금의 대표 선수들은 대부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활약할 선수들"이라며 전성기를 오래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좋은 성적을 내고 나니 벌써 다음 대회가 걱정되는 게 감독의 마음"이라며 "9월부터는 다시 훈련을 시작해야 한다"고 계획을 전했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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